<조직의 쓴맛> 제목만으로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어떤 조직에 있다가 배신을 해서 그
조직에서의 가차없는 쓴 맛을 보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둡고 무거운 내용의 이야기가 아닌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이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이제 어엿한 초등학생이 된 찬이는 유치원에서처럼 이쁜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데, 결과는 찬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할머니 선생님의 반이 되버린 것이다. 그 순간부터 찬이는 학교 가기가
싫어졌다. 더군다나 담임 선생님은 나이도 많고 흰머리도 많으며 늘 같은 색의 옷만 입는다. 아이들을 안아 주고 숙제도 안 내주고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해 알려 주며 화도 내지 않는다. 희한한 선생님이다.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은 그렇게 싫던 선생님이 이제는 다른 어느 선생님보다 더
좋다는 것이다.
어느 날, 친구의 약점을 가지고 놀리던 해준이는 선생님이 개발한 약인
조직의 쓴맛을 맛보게 된다. 입 안에서 다 녹기 전에 절대 뱉으면 안 되는 건데, 이 맛을 궁금해 한 또 다른 녀석들이
호기심으로 일을 꾸미게 된다.
선생님 몰래 약을 훔쳐 맛을 보곤 그 날 배탈이 나게 된다. 배탈의
원인은 다른 것에 있었지만 선생님께 불만을 가진 엄마들이 급기야 학교로 찾아 오고 선생님을 다그치는데, 갑자기 쓰러진 선생님. 혹여 장난이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선생님에게 깊은 정이 든 아이들은
새삼 선생님의 사랑과 빈 자리가 크게만 느껴진다. 2학기에 다시 보자던 선생님. 아이들은 방학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것 같다.
초등 교과서 개정으로 체험 위주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는데, 책 속
선생님은 그 부분을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다.
학습적인 것보다는 인성을 나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며 자연에서 배우고
깨우치도록 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이런 분을 선생님으로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