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삼촌을 위하여

나무삼촌을 위하여 ㅣ 햇살어린이 42
박형권 지음 / 현북스 / 2016년 12월

아버지가 경영하시던 서점이 문을 닫으면서 민호네는 아버지의 고향으로 내려왔다. 아버지만 빼고 말이다. 한창 섬개발을 둘러 싸고 개발 반대측 주민과 개발 찬성 측 주민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것, 셋방 산다는 것, 아버지가 없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이 민호를 따돌리는 꼬투리가 되어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민호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학교에서 나무삼촌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였다. 노인처럼 쭈글쭈글한 피부를 가진 아이였다. 아이의 겉모습에 편견을 가지면 옹졸하는 생각이었지만 아이들이 그 아이를 놀릴 때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런 아이가 민호에게 말을 건넨다. 자기처럼 사공두미에 살고 이름은 동수, 아버지는 선장 일을 한단다.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민호와 동수는 금세 친해진다. 동수는 전신성 경피증을 앓고 있었다. 그로 인해 면역 체계가 망가졌고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지 모른다고 했다.

집 안의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넣은 빵을 동생 민혜와 나눠 먹고 잠들었다가 민호와 민혜는 응급실에 실려 가고 서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덕에 책을 좋아하던 민호는 헌 책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던 책을 발견하고 그 책 속의 보물 지도까지 손에 넣는다. 동수와 함께 보물을 찾아나선 민호는 그들을 미행하는 낯선 인물을 피해 사공두미의 세 가지 보물을 찾아낸다.

사공두미의 보물은 흔히 생각하는 금은보화가 아닌 풍란, 붉은 박쥐, 매화마름이었다. 멸종위기종의 군락지로 서생지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의 도움으로 섬을 개발하는 쪽보다 지키자는 쪽의 의견이 더 많아졌다. 처음부터 욕심이 없었던 아이들은 세 가지 보물을 알게 되고 마을이 안정이 되자 여느 섬 아이들처럼 낚시를 갔다.

하지만, 쏟아진 비를 피하던 중 동수는 비를 맞고 자신의 병을 이기지 못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민호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남겼는데, 마치 심심하면 전화를 건다는 동수의 마지막 말처럼 사공두미의 진짜 보물을 발견하여 위기에 처한 민호에게 도움을 준다.

아마 민호가 자라 어른이 되어도 동수의 우정은 도다른 세상에서 응원이 이어질 듯 싶다. 본문에 등장하는 사공두미는 아마 실제 마산 현재 창원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인 사궁두미를 배경으로 한 듯 하다. 이것은 오직 나의 생각이다.

<웃음 공장>,<메타세쿼이아 숲으로> 등을 현북스에서 출간한 박형권 작가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작가는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을 글 속에 잘 녹아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