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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14
박완서 글, 조원희 그림 / 현북스 / 2015년 9월
평점 :

박완서
동화 <손>
손은 우리 몸에서 다양한 일을
합니다. 제일 중요한 식사 시간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잡는 일부터
이렇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일, 얼굴을 만지거나 손을 잡는 일 등
손이 하는 일은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일일이 하나씩 꼽아보니 너무나도 많아 어떤 것부터 글로 적어야할지
모를 정도네요.
박완서 동화 손은 이러한 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손이 아이의 눈으로 비췄을 때 어떤 느낌인지 그리고 그 손이 해왔던 일들을 하나씩 더듬어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의 시선으로 이끌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외출을 하던 어느 날 아이와 엄마가 내가 타고 있던 좌석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보통 나이드신 분들은 귀여운
아이들이 타면 으레 아이의 모습에 눈길을 주기 마련인 것 같아요.
할머니도 아이의 모습을 훑어보게
되었어요.
하지만, 아이의 할머니의 주름진
손이 신기했는지, 할머니의 모습보다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을 더 유심히 쳐다봤답니다.
주름진 손은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손의 핏줄이 튀어나온 것은 나이가 들면 아픈 곳이 많아 주사를 자주 맞게 되어 이리 불쑥 튀어나온거라고......

할머니의 손에 끼여진 파란색 반지가
유난히 눈에 띕니다. 아이도 마찬가지로 파란색의 반지에 눈길을 줍니다.
이 반지는 할머니가 손녀를 안았을
때의 감촉과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추억의 물건인 듯 합니다.
문방구앞에 있는 뽑기게임속의
반지처럼 아이들 눈에는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옆에 앉은 아이또한 할머니의 반지에 관심을 갖고
할머니는 반지를 끼어볼 수 있도록
내미는 순간.......

아이엄마는 급하게 아이의 손을
붙잡고 일어섭니다. 아직 정거장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말이죠.
할머니와 반지를 쥔 할머니의 두
손가락, 그리고 아이의 모습에서 당황한 모습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아마도 아이의 엄마는 낯선 할머니와
아이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못마땅했나봅니다.
그저 지나는 길에 잠깐동안이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할머니와 아이에게는 잠깐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엄마는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모르는 할머니와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게 하고 싶어하는 게 아이 엄마의 마음인가봅니다.
아이 엄마의 사정을 알지만, 또
뭐라할 수 없는게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입니다.
아이가 묻습니다. "이 엄마는 왜
이리 급하게 내려? 혹시 정거장을 지나친 거야? "
아이의 시선으로도 할머니와 아이의
대화를 더 듣고 싶어하는 눈치입니다. 저 또한 할머니와 아이의 다음 대화가 기다려지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