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테우리 - 현기영 동화집 천천히 읽는 책 3
현기영 지음 / 현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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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테우리는 제주 4.3의 비극을 겪은 해녀와 초원의 테우리(목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기영님의 단편 소설 <거룩한 생애>와 <마지막 테우리>를 어린 독자를 위해 쉽고 부드럽게 고쳐 쓴 이야기이다.

현북스에서 마지막 테우리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은 테우리 할아버지가 출간되어 이미 만나본 터라

이번 이야기는 낯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이야기는 해녀와 테우리 그리고 현기영님의 부인인 양정자님이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글로 구성되어져 있다.

해녀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따라 물길을 하게 된 간난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제주도에는 "소로 못 나면 여자로 난다' 라는 속담이 있나보다. 어린 몸으로 물길을 하게 되면서 어머니와 어린 동생 뒷바라지까지

하며 아버지가 진 빚으로 팔아버린 밭을 다시 사게 되면서 시집을 가게 된다. 그것도 자기보다 여덟 살이나 어린 신랑에게말이다.

시집을 가서도 간난이의 생활은 그리 녹록치않았다. 말 농장을 하는 시아버지는 보름에 한 번 오면 이틀정도 있다가 가 버리시고

어린 신랑은 늘 글공부만 하고 시어머니는 간난이의 모든 행동에 구박만 하고 하지만 시아버지가 죽고 난 뒤 시어머니마저 몸저 누워버리고 지극한 병간호를 통해 시어머니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남편은 관공서에 취직하는 것보다 야학당의 선생님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이것은 이후의 비극의 시초가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테우리는 테우리 할아버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인데요. 이 또한 제주 4.3 항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마지막 테우리로써 남의 소를 키우고 있는 고순만 할아버지는 4.3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아직도 가지고 생활하고 있어요.

깜빡 잠이 들어버린 후에 토벌대에게 잡혀 이웃 사람들이 머물고 있던 굴이 아닌 다른 굴을 알려줬는데,

그 굴에 늙은 노인부부와 손자가 있었을 줄이야.. 할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그들은 총살을 당하게 되고...

할아버지의 삶은 그들에게 속죄하며 살아가는 인생이 되었어요. 이제 남은 단 한 사람 친구인 현태문 할아버지의 집에 당도한 순간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음을 알게 된답니다.

 

 

 

제주 4.3 항쟁이라고 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없었지만 제주도에서 태어난 현기영님은 유신 시대에 4.3 문제에 대해 자각을

갖게 되었고 이미 없어진 자료이지만 고향을 찾아가거나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그 때의 사건들을 연구 취재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작가님이 쓴 <순이 삼촌>은 금서가 되고 2000년대에 들어서야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되어 기념관, 평화공원도 마련하게 되었다고한다.

제주도라는 섬의 특성상 육지와 떨어져 있어서 특유의 공동체 정신이 강했던 섬이라 한국전쟁이후 외세 없는 남북 조국 통일이 아닌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에 더욱 더 거세게 저항을 하게 되었고 4월 3일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다. 아들대신에 부모가 죽어가고 무고한 아녀자와 아이들까지 빨갱이라는 이름을 붙여 몰살을 했던 것이다. 다른 민족이 아닌 중앙 정부의 지시아래 이루어진 이때의 비극으로

제주 인구 27만의 9분의 1인 3만 명 가까운 인명이 희생당했는데, 그 중에 청년들의 2분의 1, 어린아이들의 10분의 1이 학살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손자에게 들려주는 양영자님의 편지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중에서 뼈아프고 부끄러운 사건중의 하나인 것 같다. 국가차원으로 공식 사과가 되고 그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않았음을

지금의 우리 그리고 미래의 아이들이 꼭 생각했으면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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