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아니어서 미안해 - 이상교 창작 동화 햇살어린이 26
이상교 글, 유명희 그림 / 현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우리집에서는 고양이도 키워봤고 강아지도 키워봤다. 아버지가 동물을 좋아하신다. 덕분에 나도 동생도 동물을 좋아하지만 엄마는 그닥 좋아하지않으신다. 늘 뒷처리는 엄마 담당이었으니까. 고양이는 한 번, 강아지는 세네번쯤으로 기억한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까지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이사를 앞둔 몇일전에 강아지가 비명횡사를 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늘 날 반겨주던 녀석의 자취가 없었고 물어보니 목욕후에 바깥에서 놀다오라고 풀어놨더니

그새 쥐약을 먹었는지 입에 거품을 물고....

그 날 밤 나는 무척이나 울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 집에서 키우던 개가 처음 낳았던 새끼들이었고

그 중에서 가장 귀엽게 생긴 녀석을 키우기로하고 나머지는 분양을 했고 어미와 새끼 두 마리 다 키울 수 없다는 엄마의 말에

어미는 넓은 마당이 있는 곳에 보내고 새끼만을 키웠으니 그 정이 각별하다할 것 이다. 나뿐만아니라 아버지도 무척이나 이뻐하고

아버지를 가장 좋아했던 녀석의 죽음은 몇일을 슬픔속에 잠기게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집에서 어떠한 동물도 키우지않는다. 주택이 아니라 키우기가 힘든 것도 있고 죽음으로써 헤어짐이 더 두려워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울 집 아이는 다음에 우리가 다른 집으로 이사가면 그때 키우자고 한다. 그러면 자기도 어느 정도 컸으니까 엄마를 도와줄 수 있다고 말이다. 기특한 녀석...

 

 

 

강아지가 아니어서 미안해는 남편이 죽고 난 뒤 허전함을 달랠 이유로 데려 온 토끼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토끼의 시선에서 쓰여진 이야기이다. 자칭 똑똑한 토끼라 자부하는 녀석은 전형적인 토끼의 모습인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는 긴 편이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줌마, 상냥하고 이쁜 첫째 누나, 세침 데기같은 둘째 누나는 아버지가 죽기 전 강아지를 사 주시기로 약속한 말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토끼에게 강아지로써의 삶을 강요아닌 강요를 하고 있지만 깜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토끼도 집안 사정을 안 뒤로 어떻게든 강아지처럼 보이게끔 행동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정은 더 깊어지지만 자꾸만 커져버리는 몸집에 집에서 키우기는 곤란한 것 같다. 애완용 토끼인 줄 알았으나 점점 커져가는 토끼의 몸집에 우리를 몇 번이나 옮겨주고 결국은 초등학교 토끼장에서 깜동이는 친구들과 사귀며 좀 더 넓은 세상을 헤쳐나간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던터라 동화의 내용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토끼 깜동이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상처받은 사람들 특히, 마음의 상처나 허전함을 느낀 사람들은 사람에게서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반려동물에게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혼자 사는 삶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이기때문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지만 한권의 책을 다 읽고나면 나도 깜동이같은 토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모두들 할 것 같다.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만큼의 책임을 짊어져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