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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배가 고파요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36
마츠 레텐 글, 한나 바르톨린 그림,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악어는 배가 고파요
스웨덴과 덴마크의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나 독특한 이야기와 글로
읽는 사람에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인데요.
악어의 얼굴을 쓰다듬는 아주머니의 모습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악어의
모습이에요.
악어의 눈물은 거짓 눈물 혹은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정의되어져 있지요.
그 내용도 본문에 담겨있지만 맹목적인 사랑을 베풀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부각시키고 자신의 아이만을 위하는
부모의 어리석은 사랑도 담겨 있는 내용입니다.

악어를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는 아주머니가 있어요. 배고픈 악어를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악어(핀 헤르만)의 저녁거리를 사 오려고하자 악어는 눈물을 흘려요.
눈물의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악어의 눈물을 보고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근데,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 도시는 작은 악어한테 아주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거든."
아주머니의 생각은 다른 이들의 생각과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남들이 봤을 때 악어가 위험하지 도시가 악어에게 위험하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면
자동차들과 사람 그리고 매연에 의해 악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정육점을 향해 가는 길에 오리, 고양이, 개 그리고 정육점을 나서며
꼬마아이까지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아주머니 관점에서 보면 핀 헤르만에게 위험한
존재입니다.
오리는 꽥꽤 울면서 날개를 퍼덕거리며 고양이는 발톱이 길고
날카로워서 할퀼 수도 있고
개는 시끄럽게 짖기도 하고 다리를 물기도 하고
핀 헤르만이 사물을 하나씩 만나면서 처음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음을
눈치챘나요?
크기가 엄청 커졌어요. 그리고 재미난 단어가 나오는데요. 따닥!
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난 뒤
앞서 보였던 사물들이 감쪽같이 사라져요. 아이는 이 장면을 보면서
어디갔지? 하며 의구심을 갖다가
나중엔 핀 헤르만의 뱃속에 들어갔음을 눈치챘어요. 핀 헤르만의
몸집이 점점 커짐을 눈치챘거든요.

마침내 핀 헤르만은 오리, 고양이, 개, 남자아이, 코끼리, 모자
쓴 아저씨까지
모두 다 잡아 먹고 정육점에서 산 저녁거리까지 다 먹고 난 뒤 잠이
들어요.
"정말 멋진
하루였어"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아마 핀 헤르만이 여태껏 먹었던 것들중에서 오늘이야말로 최고로 많은
양을 먹어치운게 아닌가싶은데요.
마지막장은 양옆으로 펼쳐지는 책으로 핀 헤르만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어요.
앞선 동물들과 사람이 사라졌어도 아주머니는 여전히 핀 헤르만의
걱정뿐입니다.
남들이 어떻게되든 내 자식만 괜찮으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이 뿌리박혀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의 입장이 아닌 오직 나만의 나의 자식만의 입장만 고려해서
행동하는 아주머니로 인해
핀 헤르만이 지금의 모습이 되지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숨겨진 마지막 장에서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핀 헤르만의 뱃속에 들어간 사물과 사람이 안쓰럽다면 가위를 사용해
구해 주고
핀 헤르만이 안쓰럽다면 바늘과 실을 사용해 꿰매 주세요.
마치 옛이야기속에 등장한 늑대를 혼내주는 모습을
연상하게끔하네요.
마지막을 이렇게 남겨두면서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맡겨둡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