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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이상교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그림책 43
빈집
한때는 북적이며 사람사는 맛을
풍기던 집은 이제 아무도 찾지않는 집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아이의
낙서로인해 벽이 더럽혀져도 그저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했던 집이
이제 고요함과 적막함이 존재하는
애물단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상교님의 시에 한병호님의 그림이
어우러져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그림책이랍니다.

할머니, 아기, 장롱, 항아리, 강아지 집
다 데리고, 가지고
이사를 가면서
집은 그냥 두고 가더란다.
오막살이여도 내 집이어서
제일 좋은 우리 집이라고
자랑삼을 땐 언제이고,
.
.
.
.
.

모두 다 떠나고 집만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한때는 오막살이지만 제 집을
가지게 되어서 얼마나 기쁘냐고 마음속으로도 얼굴에 나타난 표정으로도
기쁨을 표현했을터인데, 이제는
산골에 있는 집이 아닌 좀 더 복잡하고 넓은 곳의 집으로 이사를 가기위해
그토록 자랑하던 집만 남겨둔채
모든 가족은 떠나버렸습니다.
혼자 남은 집의 모습은 참으로
처량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채색으로 그려진 집은 외로워보입니다.
언제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얘들아,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
.
.
.
.
.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집이 없이
떠돌던 길고양이들이 하나둘 자리잡습니다.
비록 사람의 온기가 아니더라도
생물의 온기가 있음으로써 집은 환해집니다. 더불어, 들깨, 엉컹퀴, 도깨비바늘까지
색색깔의 물을 들이며 사람들이
살았던 때보다 더 화려하고 멋지게 비상합니다.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동물과 식물과 함께 있을 때 집은 더 행복해보입니다.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자고 말하던 아이는 이 책을 보고나서는 이사가지 말자고 합니다.
왜냐고
물으니,
우리가 이사하면 우리집은 안
데리고 가는거잖아.
우리책도 식탁도 냉장고도 다
가지고 가는데 집만 못 가지고 가잖아.
그럼, 우리집에 다른 사람이 이사를 또 오잖아.
그래도 우리집은 우리집이잖아.
책속의 집처럼 혼자 놔두고
가버리는 상황이 아이에게는 충격아닌 충격이었나봐요.
집을 혼자 놔두는 것이 싫어서
이제 더 이상 이사가자는 말을 안할거래요.
책표지의 검은 부분이 무섭다고
하더니...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검은색부분이 나타낸 것은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집의
슬픔이라고 이야기해주니 이해하는 것 같아요.


아이가 떠나기싫어하는 집을
그려보아요. 우리집은 4층 건물이라 4층 높이로 그리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창문은 더
커집니다. 이건 아이의 상상이랍니다.
그리고 우리 집 근처에는 구름이
많이 있다고 하네요. 자기는 구름을 잘 못 그려서 이렇게 삐죽삐죽하게 그린다고 해요.
그러고는 동글동글 뭉게구름도
그려요.
그리고 우리집주변에는 무엇이
있을까라고 물으니 논이 있다고해요.
그래서 넓은 논을 그렸어요.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을 시보다 더
자주 읽고 접하고 좋아한답니다.
이야기가 있는 책은 작가의 의도나
생각을 파악하는게 쉽게 되지만 시는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는게 그대로 나타나지않아
자꾸만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하기때문에 귀찮다는 핑계로 자주 접하지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지면 아이도 저도 함께 읽어나가면서 이야기가 있는 책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나 느낌을 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이 곳에서 살다가 이사를
가면 또 다른 이들이 이사를 오고 그러면서 비어있음이 메워지는데
한적한 시골에서는 아무도 살지않는
빈집이 꽤 존재하는 것 같아요.
작가또한 산기슭 아래의 빈집을
발견하고 풀들이 떼를 지어 빈집 안으로 놀러 가는 듯한 모습을 보고
한 발자욱 집안으로 발을 내민
순간 들깻잎 냄새와 개망초와 엉겅퀴, 명아주, 도깨비바늘, 도꼬마리를 보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을 이들이
지키고 있었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에 영감을 얻어 빈집이라는 시가 완성되었지요.
사람이 살지않아 비어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동물과 식물이 함께해서 더욱 더 생명을 얻은 집의 모습에서
저도 아이도 집이 더 행복해하는
모습이라는 결론을 얻었답니다.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