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5남매 - 한국동화걸작선 햇살어린이 17
마해송 외 지음, 김혜란 그림 / 현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표된 우리 동화 가운데 한국아동문학의 정수라고 할 만한 작품

13편을 골라 엮은 책이 병아리 5남매입니다.

장편이 아닌 13편의 단편 동화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정환, 윤석중, 주요섭, 이원수 등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도 있고

전쟁으로 인해 월북된 작가들의 작품또한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동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대한민국이 어렵게 보낸 시절이라 그 시대의 생활상이나 배경이 잘 나타나있답니다.

굳이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책속에 녹아들것 같아요.

시대적으로 사용되었던 말들은 ( )를 통해 해석이 되어있어 문맥의 흐름이 끊어지지는 않는답니다.

 

 

 

 

 

 

 

 

 

13편의 동화중에서 방정환님의 만년 셔츠를 읽고 마음 한구석이 뭉클함을 느꼈답니다.

 

고등보통학교(일제 강점기의 중등학교) 1년급 을반 창남이는 반 중에 제일 인기 좋은 쾌활한 소년이었다.

모자가 다 해져도 새것을 사 쓰지 않고, 양복바지가 해져서 궁둥이에 조각을 붙이고 다니는 것으로 보면

집안이 구차한 것도 같지만 그렇다고 단 한 번이라도 근심하는 빛이 있거나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눈치도 없었다.

매서운 겨울 학교에 오다가 구두가 다 떨어져 새끼를 얻어서 고쳐 신었다가 다시 손수건과 대님짝으로 싸매어 신고

오면서도 태평한 아이, 안에 입을 셔츠조차 없어 만년 셔츠(맨살의 몸)을 입었다며 의기양양한 아이, 동네에 불이 나

집에 있던 옷들과 자기가 입고 있는 교복바지까지 이웃에게 드리고 앞이 안 보이는 어머니를 위해 셔츠와 양말을 서슴없이 내준 창남이의 이야기를 통해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며 항상 밝음을 유지한 창남이가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기특해 보여서 동화속 아이들과 체육선생님처럼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병아리 5남매는 병아리의 시선으로 그려진 동화랍니다. 알에서 병아리가 깨어나서 일생을 살아가며 병아리 5남매가 겪은 이야기들이 덤덤하게 그려집니다.

초등학교 교문앞을 지나때면 상자속에서 삐악삐악 울던 병아리들. 몇마리 혹은 한마리를 사 들고 집에 와서 키우며 쑥쑥 자라길 바라지만 그 속을 알 수 없는 병아리들은 시름시름 앓아가고 누구네 병아리는 닭이 되었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어린시절 병아리의 기억은 거기까지가 전부랍니다.

동화속의 병아리 5남매또한 병아리시절에 팔려가기도 하고 수탉이 되었을 때는 남의 집 식탁에 올려지기도 하고

작가의 마지막 구절에서는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궁리해 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작가의 재치가 느껴지는 부분이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더군요.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채만식의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는 부분으로 보았던 내용이

본문 전체가 실려있으니 아이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기회인것 같아요.

특히,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는 전래동화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지금의 문장이나 글구성과 이전 글구성과의 차이점을 비교확인할 수 있어 저에게도 각별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시대적 배경을 떠나서 이야기 자체가 술술 넘어간다고 해야할까요?

막힘없이 넘어가는 통에 책을 붙잡고 앉아있는 동안 한권을 다 읽어버렸답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이야기들이 엮여져있어 각각의 사연을 하나씩 짚어보며 읽어내려가는 재미도 솔솔했답니다.

 

 

 

이야기 13편, 작가도 13명, 그 속엔 우리네 삶이 녹아져있고 배고픈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가득합니다.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책을 통해 혹은 그 시절의 노래, 드라마, 영화를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꿈꾸며 보게 되지요. 이 책이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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