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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날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9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평점 :

옛날에는 이불 하나하나 홑청을 뜯어서
하나씩 방망이질 혹은 손으로 비벼서 빨아 말리고 다시 인두로 다림질을 하고
요즘은 이렇게 빨래하는 집 찾아보기가 드물지요.
가끔씩 tv에서 보면 시골에서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요즘은 가정에서는 세탁기로 세탁을 하지요.
우리집은 세탁기를 제 중학교 3학년때 처음 구입했었어요.
그 전까지는 엄마가 손빨래를 하셨고
이불 홑청 뜯어서 빠시고 다시 바느질하시는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세탁기가 처음 들어오던 날
엄마가 일을 하러 가시고 학교 다녀오고 난 뒤 기사 아저씨가 오셔서 저에게 설명을 해 주시는데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그 시절의 세탁기는 지금처럼 다양한 세탁 코스가 있던 것이 아니라
헹굼과 탈수가 따로 따로 되는 2개의 통이 있던 시절이라..한 두번 하시면서 기계조작을 쉽게 이해하셨어요.
빨래하는 날은 예전 직접 손으로 빨래를 하고 다듬이질을 하고 인두로 다리고
다시 바느질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향수를 자극하고 옛것을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랍니다.

이불 홑청을 벗겨내면 날개가 달린것처럼 동생과 잡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도 우리 아이는 엄마가 이불을 털려고 하면....
그 속으로 들어가 장난치기 바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탁기가 없던 시절이라...일일이 손으로 빨고 비비고 큰 세탁물같은 경우에는 방망이질을 이용해서
다시 찌든 때를 벗겨냅니다.
그리고 햇빛에 말려요.
햇빛을 받은 빨래는 보송보송하면서 까슬함이 느껴져요.
햇빛에 말린 빨래를 풀함지에 넣고 다시 풀을 먹여요.
그래야,때도 덜 타고 구김도 덜 생긴데요.

풀을 먹인 빨래를 이슬이 스며들 수 있도록 장독대에 다시 말려요.
저녁 이슬을 머금은 빨래는 다시 꼽꼽해져요.
이제 온 가족이 저녁을 먹은 후 저녁 이슬을 먹어 꼽꼽해진 빨래를 발로 밟아줘요.
잘 밟을수록 이슬이 고르게 스미고,그래야 빨래의 숨이 탁 죽어 구김살이 없어진대요.
할머니와 마주앉아서 엄마와 함께 다듬이질을 해요.
두들길수록 빨래가 반질반질해져요.
다듬이질의 소리는 리듬감이 느껴져서 그런가...듣고 있으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와요.
우리 집에는 다듬이질을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가 하셨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다듬이질이 끝나면 뜯어서 빨래한 옷들을 다시 꿰매어 아이들에게 입혀요.
엄마의 정성이 들어가서 아이들이 입는 옷들은 마치 새로 지은 옷처럼
매무새가 단정하고 예쁘지요.
엄마가 바느질하는 사이...아이들도 엄마의 바느질을 따라해요.
지금 우리 아이도 그렇답니다.
손바느질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가...엄마의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느질함의 이것저것 만져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혼도 났다가
다시 몰래 만지고 혼자 바느질하는 흉내도 내어보곤해요.
옛것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다보니...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단어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도 보여요.
그런 단어들은 친절하게 권말에 알기 쉽게 설명까지 곁들여놓으셨네요.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에요.

빨래는 무엇으로 해요?
세탁기...
맞아,지금은 세탁기가 모든 빨래를 다 해 주지만 예전에는 세탁기가 없었어..그래서 손으로 빨래를 하거나
방망이를 두들겨서 빨래를 했단다...
이렇게 이렇게 방망이로 빨래하네....

왜 빨래를 빨랫줄에 안 널어?
빨랫줄이 아닌 장독대 위에 널려져 있는 빨래들을 보며 물어요.
이건 말이지...
빨래에 저녁 이슬을 머금게 하기 위해서 빨랫줄에 널어두면 많이 머금지 못하지만
이렇게 넓게 펼쳐두면 많이 머금을 수 있어서 그래...

이건 뭐야?
이건 다듬이질이야...
방망이를 들고 빨래위를 톡톡톡 두드리는거야...
천을 부드럽게 하고 천을 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야..


바느질하는 모습도 살펴보고...
화롯불에 달구어진 인두를 이용해서 옷의 구김을 펴는 다림질도 살펴봐요....



오늘날 사용하는 다리미와 옛날에 사용했던 인두를 가베로 만들어봤어요...
다리미와 인두는 4가베, 5가베와 쌓기나무를 이용해서 든솔이와 같이 만들어봤어요.
다리미를 이용해서도 해 보고
인두를 이용해서도 해 보아요..인두안에 나름대로 불씨를 넣고 있어요..손으로 넣으니 뜨겁다고..앗 뜨거!하면서도
모양잡아서 잘 넣고 있네요...
빨래하는 날은 우리의 생활모습이 담겨져 있는 책이라 향수를 불러일으키네요.
어릴적 할머니와 살았던 이들은 할머니의 추억을 떠올릴수도 있겠고
시골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라 그 생각도 떠오를 수 있겠네요.
빨래하는 순서를 살펴보면 하나하나 삶의 지혜가 느껴지는 부분들이 보여요.
빨래라는 것이 쉬운 것같이 보여도 일련의 시간과 수고가 뛰따르게 되네요.
지금 현대화된 사회원이 보면 굳이 저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해야하나 싶지만
깨끗하게 빨아진 옷들을 입을 때의 피부에 느껴지는 감촉,느낌
그속에서 엄마의 가족에 사랑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