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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
박상은 글.그림 / 현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사람들은 누구나 나는 누구일까? 라는 물음에 질문을 던집니다.
인류가 생겨나면서 모든 인간들의 보편적인 질문중의 하나일거라 생각됩니다.
내가 누구인지...어떤 존재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그리고 살아갈 것 인지..
혹,나는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아닌지...
아니랍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필요치않은 생명체는 없답니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결코 내가 원했던 방향이 아니더라도 생명 자체는 소중한 것이니까요.
현북스에서는 그림책 거장 앤서니 브라운과 손을 잡고 역량있는 그림책 작가를 발굴하는
앤서니 브라운 신인 작가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제2회 수상작으로 뽑힌 작품이 나는 누구일까? 랍니다.
앤서니브라운과 한나바르톨린은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야기와
과감한 컬러의 그림이 어우러진 멋진 작품입니다.
라는 추천의 글을 남기셨네요.
지난 번 소개해 드렸던 정글곰에 이어 두번째로 출간된 그림책이랍니다.

독특한 모양의 그림의 표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림만 봐서는 어떤 사물인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이 사물은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고 늘 우리와 함께 하는 것중의 하나랍니다.

까망이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해요.
그 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까망이 자신이에요.
두 페이지 가득 물고기,깃털,지렁이 등...이것은 자세히 보시면 물음표의 형상을 하고 있어요.
까망이 자신 속에 내재되어 있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쏟아 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어떤 존재인지 까망이는 모르고 있나봐요.
그리고 마음속에서 질문이 계속 생겨난다는 것을 모래밭에 있는 사물을 가지고 표현한 것 같아요.



고양이 발바닥은 폭신폭신 부드러워
얼룩말은 줄무늬가 진짜 근사해
나도 벌새처럼 아름다운 깃털이 있다면......
까망이는 친구들은 모두 자신만의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요.
고양이 발바닥에 누워보기도 하고 얼룩말의 무늬를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벌새처럼 깃털을 달아 날아보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은 까망이의 상상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랍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부러워한 적 있으시지요?
키가 좀 더 컸으면 좀 더 날씬했으면 공부를 좀 더 잘했으면 얼굴이 좀 더 이뻤으면
까망이가 딱 그 모습이랍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부러워해요.

하지만 까망이 자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어요.
까망이는 자신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어요.
가방을 메고 떠나는 까망이의 뒷 모습이 안쓰럽기까지하네요.
그러나,자신을 찾기 위한 까망이의 여행은 용기있는 행동이라 느껴집니다.
수학 문제처럼 확실한 답이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갈구하고 있더라도말이죠.
볼 수 있는 나무에게로
들을 수 있는 나비에게로
말할 수 있는 파도에게로
볼 수 있는 나무는 눈이 여러 개 달려있고
들을 수 있는 나비는 귀의 모양을 한 날개를 달고 있고
말할 수 있는 파도는 파도와 파도 사이에 입이 달려있어요.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살바도르 달리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된 초현실주의에 대한 애정이
그림속에 나타나 있다고 합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그림의 색채가 화려하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색을 자신있게 사용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이 세상을 다 돌아다녀보아도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좋은 점을 가졌는지 해답을 찾지 못한 까망이는
실망한 한가득 안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어요.
위의 그림들을 보고 눈치를 채셨나요?
까망이는 보물 상자의 열쇠 구멍이었답니다.
황금 열쇠를 물고 온 새가 말합니다.
"아무리 상자 안에 보물이 많아도,황금 열쇠가 있어도 네가 없으면 상자를 열 수 없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이 문장 하나로 다 표현되어져 있다고 봅니다.
작가는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특히,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너는 너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마음이 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네요.
장애라는 것이 신체의 장애뿐만 아니라 마음의 장애도 해당된다고 봅니다.

신체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 분명히 많을겁니다.
남과 다른 나를 인정하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 첫걸음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랍니다.
나르시즘이 뜻하는 나만을 위한 애착이 아닌 나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면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까망이는 이제 더 이상 작고 까만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가슴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였어요.
만약 까망이가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책 앞쪽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끝을 맺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가슴에 한아름 희망과 사랑 그리고 기쁨이 넘치는 까망이는 오색찬란한 빛깔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로
다시 태어난 것이랍니다.
까망이의 이야기를 둘러보면서 저 자신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네요.
오랜만에 서평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식있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더 많이 출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