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국어책에서 만났던 수필가로 각인된 피천득 선생님
이 분의 수필집을 간직하고 있고
아직도 기억나는 수필 중의 하나는 인연이다.
한국문학사 수필 장르의 선구자로 알려진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중에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대목을 가려 뽑아 이 수필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원문의
정신과 문체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와 문장을 다듬었다고
한다.
사실 수필 그림책은 아직 낯설다. 현북스에서 출간된 동시 그림책은 몇 년간
접해봤기에 그 생소함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었지만 수필 그림책이라 하면 어떤 방식으로 구성했는지 사뭇
궁금했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그림책과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이 좋아하고 꼭 되고 싶었던 장난감 가게의 주인으로써의 포부와
그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이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중에 크면 장난감 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소년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물건들이 아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장난감만을 팔고 싶어 하는 그런 곳.
혹여 손님이 오지 않더라도 가게에
있는 장난감으로도 즐거움을 대신할 수 있는 곳.
아이는 부모와 혹은 조부모와 함께 가게에 오기도
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손님들로 북적거리며 많이 판 장난감으로 부자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한다.
돈을 많이 벌면 장난감 가게 옆에 장난감 병원까지 차릴 예정이다.
혹여 고장
나거나 부러진 장난감을 가져오면 고쳐준 대가로 조금의 돈만 받을 생각이라고
한다.

장난감 가게 주인을 꿈꾼 이유는 자신이 무서움을 잘 타서 머리맡에다
용감한 장난감 병정들을
늘여놓았고 자신이 잠든 사이에 그들이 자신을 지켜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알던 어느 미국인은 철도회사 사장을 그만두고 자기 집 마당에다 기차, 철교, 터널까지
만들어
이웃 아이들과 즐겁게 기차놀이를 했다고 한다.
장난감 가게를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갖다 놓을 생각이라고 한다.
첫 장면에서
장난감 가게를 지켜보던 아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장난감 가게 주인과
기차놀이를 하며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끝을
맺는다.
수필 그림책이라고 해서 뭔가 대단하고 이제껏
봐왔던 것과 조금은 다른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전혀 결코 다르지 않았다. 일반 그림책과 다름이 없으며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가 전해져서 책을 읽는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끌어올 수 있는 매력이 충분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