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 2008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주영선 지음 / 문학수첩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불편한 진실에 관한 담론.
 

겉으로 보기엔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마을인 위현리에는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것일까?

 

농촌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그리고 젊지만 타지 사람인 보건진료소장의 이야기다.

자주 접하진 못했지만 농촌과 노인층이 소설의 이야기꺼리로 나올때는 그 아름다운 풍경과, 그네들의 넉넉함과 마음의 여유를 이야기하는 내용의 책들이 더 많이 있지 싶다.

하지만 정반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아웃]이라는 책은 참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p.125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그 위화감에 서로 헐뜯는다.

아무리 아름다운 정경을 지닌 마을이라도 한달만 살아보면 얼마나 험악한 정서가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능력있고 돈 있는 사람들은 결코 시골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더 악스러워 지는 위현리의 노인들은 그 작은 동네 안에서 그들만의 권력다툼을 한다.

타인을 자신의 마음껏 부려먹고자 온갖 계략을 짜고 편 만들기를 하고 , 자신이 가진 '국가유공자'라는 타이틀을 자신의 보호수단 혹은 자신이 상대에게 어깃장을 놓는데 아주 유용하고 정당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그리고 적절한 합리성을 요구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그들의 늙음을 수단으로 해서 슬쩍 피해가는 ..저 바닥까지 치고 있는 그들의 감정의 적나라함이 너무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예전에 지방의 소도시에 있는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친구의 우스갯소리를 들은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 이야기가 기득권자의 투정처럼 들렸었다.

"겨울에 김장철이 되면 면사무소에 있는 여자직원들은 김장하러 가야해..마을 부녀회 아줌마들 눈치를 얼마나 보게 되는데.."하는 등등의 이야기들..

그땐 들으면서도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적당히 사람들과 어울리고 ,적당히 그네들이 필요한 것을 주고,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받으면 문제는 없으리라.

하지만 누군가를 억지스럽게 자신에게 굽히게 하고 , 입안의 혀처럼 만들려고 하는 상황은..

특히나 이 소설에서처럼  자신이 좀 더 나이가 많으니까 , 그 고장의 토박이니까 , 내가 상대보다 더 대접받는건 무조건 당연하니까 하는 식의 다툼아닌 다툼은 상대가 응해주지 않으면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결국 마을의 노인들을 상대로 대항한 젊은 보건진료소장은 더 외딴마을로 파견  된다.

그 물러남이 스스로의 의지였다기 보다는 결국엔 노인들의 위력에 위해 물러나게 된것 처럼 보인다.

 

읽으면서 노인들의 그 추함에 ..아니 그보다 밑바닥까지 훤히 보이고 있는 인간들의 추악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과연 이끝은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마무리가 참 아쉬웠다. 젊고 새로운 세력은 결국 늙고 오래된 세력을 꺽지 못했고..

공무원이라는 그녀의 직업적 한계라는 설정때문이였을까?

그녀는 참 나약했고..노인들은 강했다.

너무도 강한 인간의 욕심과 추악함 ..그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라는 작가의 메세지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