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대화
유인비 지음 / 흠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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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인비님은 지적장애를 가진 남동생과 3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했다. 현재 특수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이 에세이는 장애 형제를 둔 비장애 형제의 솔직한 이야기로, 장애인 가족으로서의 이야기, 특수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이다.

저자의 '평범한 대화'에 끼이지 못하던 경험을 보며 공감했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친구들의 동생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대화, 동생들의 학업이나 연애, 취업, 결혼에 대한 '평범한 대화' 그러나 저자는 미소를 지으며 듣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대화, 나도 부모님에 대한 대화주제가 나오면 당혹감에 그저 끄덕거리며 듣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경험들이 많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두 가지 영역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고, 사람이 어떻게 다양한 영역에서 모두 평범할 수 있냐고, 그러니 평범함 앞에서 우쭐할 것도, 스스로를 가엽게 여길 것도 없다고.

장애인의 실종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복지관에 가지 못하고 있던 장애 청년이 엄마와 잠시 한적한 곳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실종되었는데 끝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보며 나는 당시 그 뉴스기사와 댓글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돌봄이 힘들어서 일부러 계획된 실종이 아닌지, 조사해보아야 한다는 의심스럽다는 댓글들.. 제발 당사자가 아니라면 함부로 내뱉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중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우리는 모두 평범한 존재라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은 소수이겠지만, 동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차별이나 혐오를 지나, 동정과 연민을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동등하게 바라보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분명히 안쓰럽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들을 연민의 대상이 아닌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아야겠다.

-나만 겪는 낯선 경험이라 생각하면 한없이 두렵고 막막하지만,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면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당신이 아프고 힘든 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다. 그저 사고를 만났을 뿐이고, 적당한 때에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상처와 흉터는 꿋꿋하게 살아 낸 것에 대한 증표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흉터나 소방관의 흉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살았음에 흉터를 마주하며 위안을 얻기로 했다.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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