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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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페인트>로 큰 사랑을 받아온 이희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소금 아이>

엄마의 방임을 겪던 이수는 엄마가 새로 만난 남자와 함께 남자의 고향인 우솔읍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그런 엄마마저 남자와 함께 비극적인 사건으로 잃게되고 엄마와 재혼했던 남자의 어머니인, 남들의 시선으로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와 가족이 되어 작은 섬인 솔도에서 살아가게 된다.

입을 닫는 것이 현명한 일임을 어렸을때부터 깨달아 조용한 아이가 되어버린, 살아가면서 슬퍼하거나 서운한 감정을 가지기보다 모든 일에 무감각해지는 편이 훨씬 낫다는 사실을 터득하게 된 이수의 모습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또 다른 등장인물인 세아, 부모의 이혼으로 방치되어 가족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란, 혼자 남은 선인장이 되어 점점 더 뾰족하고 단단한 가시를 가지게 된 세아, 괜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 최대한 단순하고 가볍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가족 따위는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속만 뒤틀리는 쓰레기통 속 오물과 같다는 세아의 모습도 너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남들의 시선으로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인 할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치유해가는 이수의 모습과, 외롭고 아픈 아이들인 이수와 세아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주며 서로를 믿어주고 서로의 아픈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주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정말 큰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

사람에게 상처받아 외롭고 아픈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것도 사람이다. 그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어졌다.

-파도가 섬 귀퉁이를 깎아 내도, 모래가 되어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뿐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 서서히 부서져 내릴 뿐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미풍에도 잔잔한 바다가 깨어나듯, 인간의 마음속에 침잠한 것들은 조금만 건드려도 쉽게 부유한다. 애써 외면했던 기억과 상처를 아프게 불러들인다.

-섬은 가장 밝고 화창할 때 사람들이 찾는다. 그러나 오래 머무는 이는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잠시 만났다가도 머지않아 등을 보인다. 상대가 눈 덮인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다면 더더욱 빨리. 하지만 때로는, 무채색인 겨울의 섬을 찾듯, 헐벗은 사람 곁에 머무는 이도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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