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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He's Just Not That Into You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자들은 그렇게 알고 있죠.  초등학교때 고무줄 놀이를 할때 괜히 와서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거나 아이스께끼를 하고 도망가면
쟤가 날 정말 싫어 하나? 라고 의아해 하고 있으면 연애에 달관한듯한  표정을 짓는 친구가 와서 한마디 거들죠.
저게 바로 남자들의 사랑 표현방식이야. 너에게 애정이 있나보다. 지켜보라니까!!
그리고 그런 치근덕거림과 얇은 괴롬힘을 애정표시로 아는 여자분들  참 많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남자들의 그런 행동이 맞다고도 할수 있지만 틀리다고도 말 할수 있습니다.
고무줄을 끊는 행동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구박하고  놀리고 하는 행동이 애정표현 방식이라고 할수도 있죠. (제가 그런편이였어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고무줄 끊는 녀석들이 모두 애정표시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정말로 미워하는 놈도 있으니까요
단정 지을수 없는 행동이죠. 그러나  애정을 확인할수는 있습니다. 힘든일이 생기거나 슬퍼서 울고 있을때(고무줄 끊어서 울고 있는 것 말고) 살며시 다가와서 쭈뼛거리는 녀석은 애정표현으로 고무줄을 끊는 것이죠.


요즘 나쁜남자들이 인기가 많죠. 우락부락하고 여자에게 막대하고 터프하고  카리스마 있고  여자들이 욕을 하면서도 그 강력한 힘에 어쩔줄 몰라하죠. 개그콘서트에서는 이걸 소재로 코너도 하나 만들었더군요. 그런데요. 여자들이 착각하는게 있어요. 그런 남자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덕지덕지붙어서 그 카리스마 뜯어먹는 맛은 있어도  같이 결혼을 할 사람은 아닙니다. 단기연애코스에 동승하는 애인으로써는  모르겠지만 장기여행을 떠나야 하는 결혼상대는 아닙니다.  그런 놈들은 매력적인 나쁜남자가 아닌 나쁜남자이기 때문입니다. 여자앞에서  물건을 깨고  손지검을 하고  안하무인격으로 길거리에서 빽!! 하고  소리를 지르고  여자손을 막무가내로 잡고  끌고 가는 모습들  이런 남자들은  나쁜남자입니다.  그게 매력적이라구요?  젊었을때는 열정의 다른 표현방식같아 화끈하고 좋아 보일지는 모르죠.  그건 DNA에  강한 수컷의 2세를 가질려는 본능일수도 있죠.  하지만  한순간은 모르겠지만 평생을 이런 남자 그것도 자신이 나쁘다는것을 모르는 남자랑은  빨리 헤어지는게 좋습니다.


어제 미팅한 남자와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졌는데 이 남자가 이 잘난 나를 (뭐 하나 빠지지도 않고 대기업에 다니는 감히 나를)
 1주일이 지나도 남자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혹은 이런식으로 주변에서 부축이죠.
니가 너무 잘나가니까 부담스러워 하나보다. 얘!  그러면 여자들은 맞장구를 치죠.  그런가?  내가 너무 잘나가서 잘나서 그런가 하구요.  날 좋아하지만 감히 나에게 연락을 할 정도로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남자는 당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매력도 못느낀거에요.   여자들은  연애에 이상한 환상을 만들죠.   남자들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너 슈퍼모델이다.  너 최고다. 라고 빈말로 말해도  그게 진짜인줄 알거나   나중에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주면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이요.  그렇지만  그런 남자들에게서는 거의 전화가 오지 않습니다. 그냥  난 니가 별로야!! 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렇게 김구라식으로 대놓고 말하기 뭐하니까
자연스럽게 헤어지고 연락을 안하는 것이죠.   좀 직설적이지만 남자들은  그 여자가 맘에 들면 어떻게든  연락을 합니다.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어도  흥신소를 찾아가서라도  연락처를 알아내서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말하는 플라토닉 러브보다는 에로스가 유일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구요.    남자가 여자를 만나서 잠자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면  그 관계는 계속 그런식의  친구관계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합니다. 여자들이 먼저 애인관계로 만들려고 해도  그 여자에게서 생기지 않는 성욕이 갑자기 생기기 힘들죠.  그러니 이런 관계는  계속 친구사이로 지내거나 헤어지는게 낫습니다. 괜히 헛물키지 마시구요.

서두가 무척 길었네요.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이런  남자가 여자들에게 전해주는 충고모음집 같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섹스앤더 시티의 스토리 컨설턴트이자 섹스앤더 시티의 작가군중 유일한 청일남인 그렉 버렌트가  쓴 여자들의 남자에 대한
환상을 확 깨준   동명의 책이  원작입니다. 책은  그렉에게 남자문제로 질문을 한 수많은 익명의 여자들에게  그렉이  김구라식으로  간단 명료  화끈하게  대답해 주는 책인데요. 책 대부분의 대답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영화로 만들었는데요. 이 영화는 책에 없는 가상의 인물들을 만들고  5쌍의 얼킨 커플들을 배치하면서
각각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 줍니다.


여기 두명의 남자가 있어요.  왼쪽의 남자는  유부남인데요 아직 애는 없어요. 부인이 섹스를 좀 거부하는 편이구요.
이 유부남은 범생이처럼 지냈는데  어느날 아라따운 아가씨가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나중엔 그녀를 받아들이죠.
그리고 결혼안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죠.  결혼하면  다른여자와의 가능성을 다 버려야 한다고 신세 한탄을 합니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벤 애플렉)는 7년동안 애인과 동거를 하지만 결혼만은 싫어해요.  다른 여자를 사귈기회를 놓칠까봐서 그런다구요? 아니에요. 이 사람은 평생 한여자만 사랑할 지고지순한 사람입니다. 다만 결혼이라는 구속과 계약이 싫었던 것이죠.


이렇듯  출연하는 유명배우 9명이 펼치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입니다.
이전 로맨틱코메디에서 보여주는  처음에 쌀쌀맞은 관계인  두 청춘남녀가  여러가지 에피소드들로 엮이고 우연이 포개지다가 우연이 운명으로 바뀌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허리우드 로맨틱코메디 물은 아닙니다. 더구나 옴니버스 영화도 아니구요.

9명의 캐릭터들이 연애를 하면서 생기는 사소한것부터 중요한 것까지의 과정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동거만 7년한 커플, 결혼했으나 섹스를 잘 하지 않는 커플,  한여자와 뜨뜨미지근한 관계로 친구와 애인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애인사이로 지내자라고 말하는 커플,  유부남을 좋아하는 여자,  매번 연애에 소질이 없어서 번번히 퇴짜를 맞는 여자,  연애닷컴같은  미팅사이트에 등록하고 기웃거리는 여자등  수많은  유형의 사랑방정식을  풀어놓고   풀어 갑니다.

뭐 이해 못하는 이야기도 있긴 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이 영화는 남자인 저도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여자분들의 반응이 더 좋은 영화입니다.


영 화는 결코 달콤한 이야기만 내놓고  근사한 프로포즈가 대부분인 영화와 많이 다릅니다.  영화자체가 여자들을 위한 카운셀러같다고 할까요.  남자관계에 있어서  남자는 이런 동물이니까  환상에서 벗어나고 빨리 정신차라고 너 자신을 추스리고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라고 볼기짝을 철썩 때려주는 할아버지의 매서운 손길같은 영화입니다.





유부남과 사랑이 왜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해답도 이 영화에서 들을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클럽 매니저로 나오는 저스틴 롱이 열연한 이 캐릭터가  책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저자인 그렉 버렌트의 분신으로 나옵니다. 이 남자는 연애경험이 많아서  귀여운 아가씨에게 충고를 해주죠. 연애만 16년간 해온 연애의 달인이라고 할까요?

연애에서는 100전 100승일것 같은 이 저스틴 롱의 단점은 일반화의 오류에 빠졌던 것이죠.
대부분 연애박사라고 자칭타칭하는 분들 보면 연애에 대한 직접,간접적인 경험을  마치 연애의 모든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이건 이럴것이다 라고 다른 사람드에게 카운셀러를 해주잖아요.  그 경험이라고 해봐야 100개에서 많아야 1천여개겠죠. 그걸 일반화 시킬수는 있지만 그 범주에 들어가지 않은 사랑도 많거든요. 세상 모든 사랑이  연애박사들의 경험에 다 들어갈수 없잖아요.
이 영화의 원작소설과  이 영화의 맹점이 바로 그거에요.  너무나 확고한 충고는 시원시원해서 좋은데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 사랑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무조건 잠자리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90%가 넘는 남자들은 원하죠.(이것도 정확한 수치는 아니예요. 야심만만에서 만명의 남자에게 물어봐주었으면 좋겠지만요. 방송용이 아니라서 못할것 같기도 하네요)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연애달인인 이 클럽매니저 저스틴 롱도  1패를 당합니다.  자신이 술술 외쳤던 사랑방정식에 자신을 대입하니  어벙벙해지고  해결책과 정답을 내지 못합니다. 중이 자기머리 못깍는 모습이고   관객에게 말합니다.

사랑은 예외의 사랑도 있다구요. 이런 장치를 통해   감독은  사랑의 일반화의 오류에 대한 면죄부를  써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할려는 것은  극히 소수인 예외적인  사랑이야기는 로맨티코메디같은 영화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고 대부분은
이렇다라고 시원스럽게 말해줍니다. 대부분의 여자분들이 내 사랑은 예외적인 사랑이야라고 생각하잖아요. 그 환상을 이 영화는
정신차려 니가 무슨 영화속 여자주인공이냐. 니 사랑이 특별한것은 알겠지만 예외적인 모습은 아니야. 니가 스스로 예외적인 사랑이라고 소설쓰고 있는거지라는 따끔함이 매콤쌉싸름한이  좋은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남자들도 여자분들의 사랑방식을 잘 모르지만 여자들도 남자들의 사랑방식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화성에서온 남자 금성에서온 여자라고 하잖아요. 삶의 방식도 사고방식도 사랑방식도 너무나 달라요. 그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알아감으로써  사랑싸움을 줄일것 입니다. 이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사랑의 환상에 빠지고 남자라는 동물을 잘 모르는 수많은 연애초보의 여자분들에게 연애의 보양식이 될것입니다.  이 영화보고 사랑싸움할  커플들도 참 많을 것 같네요.  싸우면서  알아가는 과정도  사랑이라는 큰 열매의 달콤함의 당도를 높여 줄것입니다.


아 출연 배우들에 대해서 안썼는데  위의 포스터에서 나오는 쟁쟁한 배우들이 다 나오구요. 스칼렛 요한슨이 그렇게 글래머인줄 첨 알았네요. 항상 밀라 요보비치와 헤깔려서 흑.  그리고  제니퍼 애니스톤이 참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그리고 벤 애플랙 오랜만에 봐서 좋았습니다.  벤 애플랙 같은 남자 만나면  여자라고 자존심세운다고 전화기다리지 말구요. 먼저 전화하세요.  가끔 남자에게 전화 못한다는  이상한 병에 걸린 여자들 만났는데요.   다 헛소리죠.  다 맘에 없으니까 전화 먼저 못하는 것이죠.   여자가 전화먼저한다고
싸게 보인다는 생각을  여자나 남자나  모두 접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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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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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생각나네요.  10월에 입대한후 11월과 12월 정말 정신없었던 훈련병시절  휴일의 얇은 휴식시간에 창밖을 보면서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양의 편지를 썼었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친구에게,  지금도 친구들은 그 이야기를 합니다.
이 자식은  군대때 편지 보내면  무슨 에세이집을 하나 보더더라구요.   제가 왜 그렇게 장문의 다량의 편지를 달빛아래서 썼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저는  충격속에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중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유입니다.  제 행동 하나하나가 제약을 받고  내 삶이  완벽하게 수동적으로 변한  그 충격에   난파된 배에서 구조신호를 보내듯  여기저기에  구해달라는 소리를 편지에 적어서 보냈습니다. 자유를 완벽하게 뺏긴자만이 자유의 소중함을 알수 있습니다.


  삶에서 어느 단어하나 혹은  사물하나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너무나 흔하고 당연해서 누구도 크게 생각
하지 않았던 아주 기본적인 언제나 그 자리에 우리가 손내밀면 있는 것이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진다면요.  더구나 그게 너무나 무섭고 더럽고 추악한것이 사라진다면요.


포르투칼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가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시력의 부재를 통해,  눈이 먼 세상사람들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했다면 이 신작 죽음의 중지에서는  죽음의 부재를 통해 죽음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집니다. (첨엔 진지하다가 마지막엔 위트가 있어요)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는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것을 (갑자기 뜬금없이 아무 설명도 없이)  결여, 부재를 통해 삶을 통찰하는 재주를 가진 작가입니다. 포르투칼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 몇년전 TV에서 도서소개 프로그램에서  한 패널이  재미도 있구 생각거리도 주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가 쓴 눈먼자들의 도시를  극찬을 하더군요.  보통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쓴 책은 별 재미가 없어요. 제가 몇년전에  터키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책을  노벨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사 봤다가  한 1/3 읽다가 덮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극찬하는 모습에 혹했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말에 눈먼자들의 도시를 구매하기를 미루었고 결국 못 읽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영화를 보고  한동안 충격에 빠져 지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두렵고 무섭고 내 벌거벗은 모습을 들킨것 같아  당혹스럽고 창피했습니다.
세상 모든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눈이 먼다는 가정으로 이 영화는 시작되었고  결국 추악한 인간의 본모습을 그려냅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눈먼자들의 도시와 눈뜬자들의 도시를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신작 죽음의 중지를 4일동안에 걸쳐서 읽었습니다

책 내용은?


먼저 이책을 읽기전에 조언 몇마디를 해야 하겠네요.
이 책은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도 그랬듯이) 책 전체에  느낌표나  물음표 큰,작은따옴표가 없습니다.  책안에 문장부호는  단 두개
쉼표와 마침표뿐입니다.  따라서 주제 사라마구책을 읽을때는  읽는 연습이 좀 필요합니다.  글 자체가  만연체라서  한 문장이 호흡이 깁니다. 까닥 잘못하다간   이전 마침표나 쉼표까지 올라가 다시 읽어야 합니다.  거기에 문장부호가 딱 두개 ,(쉼표)와 .(마침표)뿐입니다.  솔직히 이 주제 사라마구의 글을 첨 접하면  읽기가 너무 힘듭니다. 진도도 잘 나가지 않구요.   좀 괴롭죠.

하지만  이 특이한 문장체에 익숙해지면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서두가 좀 길었나요?   이제 본격적으로  죽음의 중지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죽음의 중지를 처음 들었을때.  중지 [中止] 가 가운데 손가락인줄 알았습니다. 죽음의 가운데 손가락?  저만 이런 생각을 했나요?  뭐 하여튼 책 제목을 잘못 이해하는 오류를 범했네요.  


이 책의 내용을 대충 거론하자면     책 첫페이지엔 이런 말이 써 있습니다.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앗다.
어느날 갑자기 새해가 되자 소설속에 나오는 나라(포르투칼로 생각이 듭니다)에서  갑자기 죽음이 사라졌습니다. 교통사고를 나서 사지가 찢겨도  그 상태로 살아있습니다.   오늘,내일 하던 노인분도  그런 혼미스러운 삶을 계속 연장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이 죽음의 부재에 당황스러워 하던 사람들과  이웃나라들의 시기가 들려옵니다. 포르투칼이 영생의 국가가 된것입니다.
이웃국가들은 시기하고 질투하지만  그 질투와 시기는 사라집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죠.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것 죽음이 사라지자  아이러니 하게도 종교인들이 싫어합니다.  죽음이 있기에  믿음을 증폭시키고 믿게 할 구실을 만들었던 종교인들이 당혹헤 하고 반겨하지 않습니다. 장의사들은 또 어떤가요.   그러나 신기한게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가면 죽음은 되살아나서  죽기로 예정된 사람은 바로 죽습니다. 말도 안된다구요.  이 책은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해석할려고 하면  낭패스러운 표정만 짓다가 책을 덮습니다.  이해는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읽다보면 그런 질문을 했던 모습까지 사라집니다.

책은  2/3까지 죽음이 사라진 세상을 그립니다.  그리고 갑자기 죽음이 의안화 됩니다.  형이상학적인 죽음이 형이하학으로 뜬금없이 나옵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어떻게 그럴수가? 라는 뜨악한 표정 짓지 마세요. 중요한것은 죽음이라는 큰 주제입니다.
마지막 부분은 말하지 않을께요.  작가의  죽음에 대한 관념이 묻어나기에  독자의 책읽는 재미를 죽일수 없죠.


익숙해질수 없는 마침표. 죽음

나에게 죽음이란 너에게 죽음이란 인류에게 죽음이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어요?  인간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진실을 알게된 나이 이후에 죽음은 항상 우리곁에 머무릅니다.
우리가 밥을 먹을때도  친구와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추억을 나눌때도  술먹고 맛이 가서 꼭지가 돌아서  헤롱거릴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달콤한 시간에 젖어서  이순간을 영원히~~ 라고 마음속으로 읇조릴때도    죽음은  가만히 우리곁에 앉아서 우리 눈을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너무나 행복한 순간 이대로 죽었으면 ~~~  저뿐 아닐거예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요
그런 이야기가 있죠. 한국사람들은 죽음을 너무 쉽게 입에서 내뱉는다고.   야!! 그거 죽음이네.  죽인다. 죽여주는데
미국에 사는 교포분들이 너 죽여버릴거야를 영어로 말해다가   미국경찰에  체포되었던 이야기들  미국인들과 우리 한국인들이 바라보는 죽음은 똑같지만  그 무게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로  체포되었다는 이야기.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수많은 식자들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죽음을 직접 몇번 느끼면서 죽음에 친숙해 집니다.  저도 나이들어서 몇번의 장례식을 통해서  죽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렵고 떨리고 무섭기만 한 죽음이 친숙하지는 않지만 거북함을 많이 줄일수 있엇습니다.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결코 익숙해질수가 없습니다.    인생에서 단 한번 오기에 (두번,세번 온다면 사람이 아니겠죠0
항상 두렵고  무섭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물음과 상황을 잘 묘사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죽음이 사라진 7개월간 일어나는 모습을  덤덤하게 그려내면서  결코 죽음의 부재가  좋은게 아니라고 독자에게 말해줍니다.

형이하학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죽음이  자신의 실험아닌 실험을 통해  가장 죽음다운 죽음을 인간들에게 선물해줍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인 급사를 배재시키는 것이죠.  교통사고로 급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정리하고  유언을 남기지 못하는  매정한 모습을 제거하고  1주일전에 편지로 죽음을 알려줍니다.
어떠세요?  죽음이 어느날 당신에게 1주일후에 당신이 죽는다고 자주빛 서류에 쓰여진 편지를 보낸다면요.
오늘 지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니 자긴 깔끔하게 그냥 확 죽는게 낫지 1주일이라는 죽음이 예고된 시간을 가진다면  추잡스럽고
그 1주일이 고통스러울 것이라구요.   저도 생각해 봤습니다. 어느날  제 책상위에 자주빛 서류가 있었을때  그 생의 남은 1주일을 어떻게 보낼까 하구요.   한 이틀은 눈물만 흘리다가  하나씩 정리를 하겠죠. 그러나 급사는 정말 끔직할것 같아요. 너무 허무하잖아요.
정리할 시간도 안주고 매정하기도 하고 나의 존재의 크기를 아는 기회가 되기도 하구요.


이 죽음의 중지는 죽음을 중지시켰다가 예고죽음제를 실시했다가 하는 죽음의 여신인 아트로포스의 운명의 장난질을
너무 어둡지 않게  재미있고 그러나 가볍지 않게 그립니다.  그리고  영생이 과연 좋기만 한걸까?  죽음이 없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까?
라는 큰 쉼표같은 물음표(책에 없는 문장부호인)를 독자에게 던집니다.

책은  쉬운 책은 아닙니다. 쉽게 읽혀지는 책도 아닙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해 너무 바쁘게 살아서 생각하지 못했던  현대인들에게
이봐!!  너무 살려고만 아둥바둥 되는건 아니야?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삶에 힘든 어깨에 친구의 손길처럼 살짝 올립니다.
그렇다고 죽음예찬론서는 아닙니다.  삶의 일부로써 인식,인지하고  거부하지는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경쾌한 장송곡 같은 소설 그게 바로 죽음의 중지인듯 합니다.
이 맑은 하늘아래서 웃으면서 장송곡을 한번 불러보는 느낌을 얻었던 책입니다. 

책은 처음과 끝의 문장이 똑같습니다.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앗다.  그리고 긴 물음표를 던집니다. 정말 당신은 이세상에서 죽음이 사라지고 인류 모두가 영생하는 모습을 원하는가요? 라구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도 아름다울수 있다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고 있는 하루하루네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가 생각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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