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베스트 셀러 저자인 김난도 교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입니다. 그러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매년 내는 김난도 교수는 좋아합니다. 

물론, 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제가 양가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김난도 교수가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로써 책을 쓰는 책들은 좋습니다. 매년 제가 찾아볼 정도이고 책 내용도 쉽고 깔끔하고 재미도 있어서 매년 1월이 되면 찾아 읽습니다. 그러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청춘에 대한 훈계 어린 책들은 좋아하지도 읽어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소개할 책은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김난도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 2013'입니다


소비자학과  교수와 박사과정의 저자들이 쓴 트렌드 코리아 2013

트렌드코리아는 매년 말에 출간해서 다음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입니다. 
예측력이 좋아서 매년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이고 벌써 17쇄가 넘었습니다.  
이 책은 김난도 교수 혼자 쓴 책이 아닌 전미영, 이향은, 이준영, 김서영과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 책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회의와 논의 끝에 나온 내용이 가득하기에 책 내용도 좋고 읽기 쉬울 정도의 쉬운 언어들로 가득합니다. 
책을 펼치면 '트렌드 코리아 2012' 이라는 전년 도 책의 내용을 거론하면서 얼마나 예측이 맞았는지에 대한 복습이 나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2의 예측을 되돌아보다

2012년은 드래곤 볼이라는 키워드로 묶어서 진정성, 로가닉, 주목경제, 세대공감, 마이너, 자생,자발,자족, '차선이 최선이 되다' 와 위기관리와 2012년 신조어를 요목조목 정리합니다. 작년에 낸 책의 예측력을 평가하면서 이 책의 진가를 음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뭐! 한 편으로는 자화자찬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살짝 들긴 하지만 그런대로 예측들이 맞아 들어가는 부분이 많고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찾나 봅니다. 그중에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편은 참 공감이 가네요.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내용은 기업들이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좀 더 친근하고 편하게 다가가는 캐릭터 열풍을 소개합니다.


S-오일의 구도일이나 금호타이어의 눈사람 같은 캐릭터 그리고 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캐릭터로 형상화 하는 모습 등은 이 책의 예측력에 대한 신뢰를 높게 합니다. 다만, 개그콘서트의 코너를 소개하면서 우격다짐으로 맞다고 하는 모습 부분은 좀 인상이 써지긴 해도 대체적으로 예측력은 무척 좋네요

오히려 이 책에서 소개한 신조어를 언론이나 기업에서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마치, 무당이 미래를 예측하면 그런 방향으로 살아가는 모습과도 비슷한 모습도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3년이 예측한 2013년은 코브라 트위스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책을 낼 때 마다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합니다. 영어로 된 키워드를 선보인 후 그 키워드의 스펠링을 하나씩 떼서 예상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참으로 독특한 책 구성인데요

2007년에는 GOLDEN PIGS, 2008년 MICKEY MOUSE. 2009년 BIG CASH COW, 2010년 TIGEROMICS, 2011년 TWO RABBITS
2012년 DRAGON BALL라는 키워드를 선정합니다.

공통점을 아시겠나요? 모두 동물이 들어가는데 눈치 빠른 분은 아실 거예요 12간지의 동물에 꾸밈 단어를 넣어서 완성합니다.
2013년 올해의 키워드는 뱀의 해답게 COBRA TWIST라는 대표 키워드를 설정했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인 올해 코브라 트위스트라는 필살기로 명징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책은 드디어 출발 합니다. 
올해의 트
드는 '날 선 사람들의 도시', '난센스의 시대',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소유냐 향유냐', '나홀로 라운징', '미각의 제국', 시즌의 상실,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소진사회', '적절한 불편' 등을 트드로 삼고 있습니다

2013년은 큰 선거도 없고 그렇다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도 국내에서 큰 국제 행사도 없습니다.
활력이 될 만한 꺼리가 없는데 더 우울하게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3% 대로 초저성장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불안한 경제예측이 많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가 복지를 외친 만큼 복지에 대한 정부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만 세금을 더 걷지는 않겠다고 해서 불안한 모습도 있습니다. 불안과 불확설성의 2013년  '트
드 코리아 2013'는 이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반응을 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부류의 사람이고 올해는 극에 달하고 있네요.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정치는 포용보다는 배척만이 가득하고 지난 대선에서 세대 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더 벌어지고 있는지라 서로를 경계하고 믿음 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세상은 점점 더 무연화로 진행되면서 끈적끈적한 관계 보다는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범죄율은 인구 1000명당  범죄 피해율이 1998년 114명에서 2010년 35명으로 3분의 1로 줄어 들었지만 언론 매체와 빠르게 뉴스와 전파되다 보니 세상은 더 흉악해 진 듯한 착각 속에서 사람들은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기업의 실수에도 크게 반응하며 진상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하며 날 건드리지 말라고 으르렁거립니다. 또한, 편향된 자기 확신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자폐적인 성향도 보여집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경향도 보여집니다. 

생각해보면, SNS의 발달로 낯선 누군가를 감시하는 시선들이 분명 예전 보다 많아졌습니다. 솔직히 요즘에 많이 뜨는 지하철 진상들은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있었습니다. 그냥 별! 진상들이 다 있네 하고 넘어가도 될 것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고발합니다. 

날 선 사회에서는 중앙 감시탑이 네트워크의 그물망으로 대체됨으로써 이웃과 내가 서로를 감시하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감시'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의마하게 됐다

<트드 코리아 2013 194 페이지 중 일부 발췌>

책은 이렇게 하나의 시대의 트드를 보여주고 그걸 분석하고 기업인들에게 먹기 좋게 설명해 줍니다. 이 트드 코리아 2013은 일반 학생들 보다는 기업인 특히 마케팅 쪽 분들이 많이 읽는데요. 트드를 놓치면 시대에 뒤쳐지기 때문에 이 책을 많이 읽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런 확실한 열혈 독자층을 위해서 하나의 트드를 보여주고 그걸 시사점 이라는 마무리 문단에서 준비 사항을 적어 놓습니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에서는 SNS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여론 형성 특히 부정적인 여론을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약간의 위험이 따르더라도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기업이 먼저 제공해서 정보의 개관성을 높이는 전략이 유용할 것이라고 충고 하고 있습니다. 

공감이 가네요. 악의적인 혹은 부정적인 제품 리뷰가 올라오면 그걸 억지로 막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게 체험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이리저리 만져보고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블르그나 트위터 혹은 페이스북에 올리게 하면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흐려지거나 정말 제품이 좋으면 부정적인 리뷰나 의견은 소수의 의견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이런 체험 매장에 아주 인색한데요. 
미래는 정보를 제어하기 힘든 시대가 될 것이기에 좀 더 개방적인 방식으로 소비자와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동양 어머니나 아버지 식으로 매질을 하면서 엄하게 키우는 방식을 타이거 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타이거 맘 보다는 햇볕 정책 같은 따스함의 스칸디맘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스칸디맘은 북유럽이 부모 처럼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늘리는 등의 정서적으로 푸근하고 자상한 육아법으로 타이버 맘과 대비되는 육아법입니다.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실용성의 북유럽 가구 처럼 북유럽 교육방식까지 따라하는 엄마들이 스칸디맘입니다. 

정서적이고 친환경적이면 실용적이며 효율적이고 평등성을 강조하는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아닌 북유럽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워낙 이 한국이 미국식과 일본식과 군대식 문화가 많아서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방향성은 분명 보일 것 입니다. 문제는 유치원 전 까지는 북유럽 스타일로 키울 수는 있어도 유치원 들어가면 한국식이 될텐데요. 이 부분이 궁금하네요

다음 트드인 '소유야 향유냐'에서는 소유 보다는 서비스와 제품을 공유하는 렌탈리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트랜드에 밀린 IT기기나 가젯들은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넷북 같은 경우 아이패드에 밀려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제품들을 보면  장난감 처럼 몇 개월 쓰다 흥미 없어 지는 제품들은 차라리 랜탈해서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홀로 라운징

사진작가 Samantha Tio 의 Table For One

요즘 20대 들은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쇼핑하기를 잘합니다. 그 모습이 이상한 것은 아니고 혼자가 더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또한, 여러 사람과 함께 있어도 무리 속의 한 점이 아닌 오롯한 나를 대우하고 대접받기도 원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죠. 

가족은 핵가족을 넘어 원자화되어가고 있고 풍부한 디지털 인맥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 편하게 자신의 고민을 눈을 서로 바라보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관계는 활발하면서 실생활의 인간관계는 유령 대하듯 하는 고스트족에 대한 내용이 이 챕터에서 나옵니다.

실용적 지식은 차고 넘치지만 삶을 윤택하게 하는 지혜는 찾기 힘든 시대에 이 책은 혼자 지내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1인 가구가 연간 지출하는 돈이 50조 원에 이른다는데요 이런 혼자 지내고 자신에 대해서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들을 잡으라고 조언 합니다.

"홀로 함께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이중적인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함께하고 싶은 욕구'와 '홀로 있으려는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라운징을 즐기는 인구가 급속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트드 코리아 2013 288페이지 일부 발췌>

이후 미각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내용과 힐링이라고 하는 해독의 트드를 지나 자신을 번아웃 시키는 소진 사회를 지나갑니다.


적절한 불편


한국 기업들의 서비스나 A/S는 세계 최고일 것입니다.
고객 불만을 바로바로 처리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친절함에 익숙해지다 보면 친절함에 내성이 생기는데요.
내성이 생기면 조금만 불친절해도 쓴소리를 하거나 화를 냅니다

이 책은 역발상을 소개합니다. 애플처럼 A/S도 친절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이 워낙 좋다 보니 끌리게 하는 쉽게 설명하자면 남녀 간의 밀땅을 이용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나 소비자와 밀땅을 하면 안 되고 우선 제품이 매력적이어야 하는 전제조건을 달면서 일부러라도 불친절하게 하면 소비자들이 매니아로 변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명 음식점은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찾게 되는데요. 이런 도도함이 새로운 매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공감도 가지만 사람마다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절대로 줄서서 먹는 음식점을 찾아가지 않습니다. 음식에 대한 시간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저의 경우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줄서서 음식을 먹는 곳을 일부러 찾아 갑니다.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약간만 맛 있어도 자신의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라도 하는 듯 음식에 대한 만족을 쉽게 합니다. 무조건 친절하지 말고 고객과의 밀땅을 하라는 내용은 참 좋네요.

밀땅 잘하는 기업이 바로 애플이죠. 도도한 여자를 남자들이 따르고 나쁜 남자를 여자들이 따르는 것처럼요


책은 쉽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때로는 이런 신조어도 있었어? 이거 너무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신조어 아니야? 라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적인 아쉬움도 있긴 해도 전체적으로 책 내용은 좋습니다. 

코브라 트위스트는 레슬링의 필살기입니다.
올해에도 많은 고난과 역경이 밀려 오고 작년 보다 더한 경제적인 위기와 북핵위기 등 대외적인 위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럴 때 멋진 코브라 트위스트로 그 역경을 졸라서 질식 시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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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 당신의 두뇌를 믿지 마라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제 나이 마흔을 넘어가니 삶에 대한 느낌이 또 사뭇 다릅니다. 단지 숫자 하나 바뀐 것뿐인데 30대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모르겠습니다. 나이의 첫 숫자가 4가 붙어서 그런 건지 정말 제가 삶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인지 자꾸만 세상 삶을 다 아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얘들이 다 그렇지.. 원래 세상사가 다 그래요. 원래 그런 세상이에요. 이런 무미건조한 도인 같은 말만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건사고에도 호들갑 떨지 않습니다. 아이가 처음 눈을 보고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는 모습에 같이 좋아하지 않고 처음은 다 그래~~라고 하듯 어떠한 자극도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흔을 불혹의 나이라고 하나봐요. 마흔을 넘기면 많은 것이 변합니다. 먼저 남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사뭇 달라 보입니다. 청년이라는 단어보다는 중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고 잘 어울리는 옷이 된듯합니다. 그리고 신체적인 노화가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늘어가는 주름살에 나오는 뱃살. 특히 여자분들은 더 많이 느껴지실 거예요. 

그리고 뇌 속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하나의 개똥철학이 또아리를 틀고 새로운 생각을 주입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철학을 꾹 움켜쥐고 있죠. 그리고 기억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10,20대 때에는 쉽게 외워지던 전화번호와 핸드폰 번호도 스마트폰에서 검색해서 찾아봐야 하거나 메모를 해야 합니다. 조금만 긴 말을 하면 그걸 단박에 외우지 못해서 쩔쩔매기도 합니다.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웠는지 깜박깜박합니다. 팔팔한 20대들은 빠릿빠릿하고 한번 말하면 까먹지 않는데 마흔은 깜박깜박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말 세상 사람 말처럼 나이 들수록 기억력이 쇠퇴할까요?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은 마흔 언저리에 있는 분들을 위한 기억법에 대한 책입니다. 아니 마흔을 넘어가는 중년과 노년들을 위한 기억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아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기억의 상기력을 담은 책이기에 모든 연령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와다 히데키'로 아주 유명한 저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국내에서도 그의 책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약의 기술', '감정 정리의 기술', '기적의 노트 공부법'등의 인기작품들이 있습니다. 1960년에 오사카에서 태어나서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의 책들은 대부분 우리의 심리나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 저자는 저와 비슷한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꼭 의학이 아닌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박식함을 이용해서 엄청나게 많은 책을 쓰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쓰는지 책을 쓰면서 공부를 한다고 고백도 하던데요. 참 재미있네요. 저도 그러거든요. 어떤 주제에 대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 그 주제에 대한 공부를 합니다. 어차피 정보는 인터넷에 무궁무진하고 영어는 잘 못하지만 영어자료와 관련서적을 좀 읽어보면 어떤 주제에 대한 개념은 물론 지식까지 단박에 쌓을 수 있고 준 전문가 수준까지 어느 정도는 올라가게 됩니다.  저자도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고 있고 그 지식을 책이라는 아웃풋으로 세상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은 얇습니다. 200페이지 밖에 되지 않아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나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습니다. 내용도 무척 쉽고 활자도 커서 금방 후루룩 들이킬 수 있습니다. 또한 어투도 저자의 경험을 잘 녹여내고 쉬운 언어로 쓰였기 거부감도 없습니다

깊이는 솔직히 깊지 않습니다만 저자는 독자에게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껍고 어려운 책은 다 읽고 덮고나면 뭘 읽었는지 무슨 말을 책에서 했는지 1주일만 지나도 다 까먹는 게 현실인데요. 이 책은 적어도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합니다. 아주 주제가 강렬하네요


주제는 간단합니다.  마흔을 위한 기억력 증진법은 입력이 아닌 출력을 관장하는 상기력이다

기억은 기명력 강화 →→ 유지력 강화 →→ 상기력 강화 3단계로 나뉘어집니다.
쉽게 말하면 입력 →→ 보존 →→ 인출이죠.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한 다는 것은 어떤 정보를 입력하고 그걸 뇌에 저장했다가 그 정보를 필요할 때 꺼내는 것입니다. 

이 3단계 기억중에 마흔을 위한 기억법은 마지막 기억의 인출단계인 '상기력'에 초점을 맞추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그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기억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글너데 정말 40대가 10.20대들 보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일까요?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0대들은 기억할 것들이 많지 않습니다. 끽해야 학교 교과서 정도죠. 물론 그게 10대들에게 큰 고통의 원흉이지만 교과서 말고는 기억할게 많지 않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다른 스트레스는 없고요.  하지만 40대는 다릅니다.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줘야하고 아내와 고민도 해야하고 온통 스트레스 투성이입니다. 이러다 보니 기억력 향상에 힘쓸 시간도 없죠. 만약 40대가 중고등학생 처럼 시험을 위한 학습을 시작하면 모르긴 몰라도 더 잘할걸요. 물론 40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현실의 지식과 잘 접붙이고 융합하고 섞고 가지고 놀 줄 아는 혜안이 있는 40대라면 지금의 10,20대 보다 더 빠르게 많은 것을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지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섞을 줄 모르면 즉 머리가 굳어 있는 40대는 중고등학생보다 못할 것입니다. 

저자는 단호하게 40,50대의 기억력 저하는 나이 탓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중년들은 입력된 지식의 양보다 상기할 수 있는 양이 더 중요해집니다. 입력은 30대 까지 계속 해 왔기 때문이 이제 그만 입력해도 되고 또 새로운 지식의 입력이란게 그전에 지식과 중복되는 것도 많고 패턴이 비슷해서 그게 그것인 지식도 태반이라서 지식의 입력을 줄이는 대신에 출력 즉 기억을 상기해서 끄집어내는 능력을 키우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게요. 이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쓰고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백날 도서실에서 입력만 줄창 해봐야 그걸 시험장에서 끄집어 내지 못하면 말짱 꽝이죠. 참 아둔한 공부법입니다.

정보를 입력하고 그걸 출력하는 공부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공부 못 하는 학생들의 특징이 입력만 들입다 하고 출력 체크는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은 이 출력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어떻게 기억을 출력하느냐

그 핵심 키워드는 상기력입니다. 
기억을 잘 상기해봐! 상기라는 끄나풀을 잡아빼면 기억의 샘이 터지면서 정보들이 줄줄줄 나오죠. 
예전에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게 하나의 권력이었고 그 정보량으로 돈 벌이를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다못해 용산 용팔이도 가격정보 꽉 쥐고 있는 가격 정보의 권력으로  고객에게 칼 춤을 추웠죠.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더 이상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자랑할 수도 권력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시대에 있어서 기억법이란 기존의 인터넷에 널려 있는 정보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출력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고등학생처럼 단순암기가 아닌 에피소드 형식으로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외웁니다. 어려운 단어는 노래를 부르면서 쉬운 연상단어로 링크해서 외우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자는 그런 방법 말고 그 어려운 단어의 주변 지식을 익히다 보면 그 어려운 단어도 쉽게 익혀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단어의 뒷 이야기나 어떻게 해서 그 단어가 생겼는지 찾아보고 노력하면 쉽게 익혀진다는 것이죠.

뭐 그러려면 외우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겠지만 기억을 상기하기도 쉽고 오래 기억됩니다. 이 말도 공감합니다. 제가 10대 때는 인터넷도 없고 관련 지식을 볼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위키백과나 인터넷 검색으로 통해서 주변 지식까지 다 알게 됩니다. 그러면 외울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단어가 외워지고  그 단어의 주변 지식까지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기억법 팁을 적고 있는데 이 중 몇개만 적어보겠습니다.


기억법1 : 테마에 따라 새로운 정보를 인풋하면서 문장으로 만들어 암기한다
기억법4 : 기억하고 싶은 내용에 관해서는 납득할 때까지 묻고 찾아본다
기억법5 :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
기억법10 : 감각 기관이나 신체 활동도 포함하여 세트로 기억한다
기억법13 : 입력의 비율을 낮추고 출력의 비율을 높인다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책은 짧은 챕터에 하나의 주제에 대한 쉬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 36 챕터를 소개할께요

36. 나이가 들어도 머리가 굳어지지 않는 두가지 이유

이 챕터에서는 머리가 굳어지지 않게 할려면 이분할 사고 말고 자신의 인생 경험에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섞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통은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되면 그걸 내 경험에 맞춰서 지난 기억속에서 비슷한 기억을 끄집어 냅니다. 예전에 큰 고통을 견딘 후 달콤한 결과에 기뻐하던 내 모습을 섞으면 누가 외우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 '고통은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남 앞에서 술술 말하게 됩니다. 

또 한가지 머리가 굳지 않게 하는 방법은 유연한 사고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해결법만 가지지 말고 다양한 해결법을 생각하고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생존능력이 뛰어나고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머리가 좋다기 보다는 예전에 읽었던 책이나 경험을 잘 끄집어내는 사람들 입니다.

예전에 제가 이런 방법으로 해결한 적이 있는데요! 식으로 남들이 모르는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을 잘 기억하고 끄집어내는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은 끈임없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대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머리가 굳어질 틈이 없습니다. 


상기력을 활용하여 성과를 내는 포인트 중 하나는 새로운 개념, 지식, 현상, 법칙을 접했을 때 그때까지의 자신의 경험을 덧붙이는 것이다. 덧붙여 기억하고 그것을 아웃풋한다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166페이지 중 일부 발췌

저자는 상기력과 기억의 출력을 단련하기 위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라는 팁도 알려주었습니다

평소에 경험한 것, 보고 들은 것, 떠올린 것, 생각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억해두워야 한다. 이것을 실처하는 데 블로그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트위터는 추천하지 않는다. 140자라는 제한이 브레이크를 걸기 때문이다.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167페이지 중 일부 발췌

그래서 그런가요! 
제가 블로그를 지난 6년 간 운영하면서 크게 느낀건데 운영하기 전 보다 기억력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블로그라는 기억의 출력물을 담는 곳이 있고 매일 같이 여러가지 기억과 정보를 지지고 볶고 섞어서 새로운 글을 쓰다보니 기억력 증진은 물론 글쓰는 실력도 많이 는 것 같습니다. 뭐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해서 가끔 헛소리도 쓰긴 하지만 예전의 글 보다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기억의 출력물로써 블로그는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뭐 일기도 하나의 기억 출력물이지만 블로그는 일기를 넘어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좋죠.

그래서 저는 나이들수록 일부러라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운영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은 140 제한이 없고 좀 더 긴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죠. 하지만 생각을 섞고 하나의 개념을 넣기에는 페이스북도 좀 작은 느낌입니다. 천상 블로그가 가장 알맞습니다. 머리속 기억과 생각을 끄집어내서 내는 훈련에는 블로그가 최고로 좋습니다.

'마흔을 위한 기억수업'은 마흔이라는 중년들의 굳어가는 머리를 각성해주는 책입니다. 깊이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게 단점이자 장점인 책입니다. 출퇴근 길에 가볍게 읽으면서도 명징한 주제전달이 좋은 책입니다.  기억의 출력단게에서 버벅 거리는 중년들을 위한 책입니다.

어~~ 그 뭐였더라 어~~ 그거그거.. 그래 맞어 그거.  니가 말하니까 생각나네~ 라고 하는 중년의 차장님 부장님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기억을 못하는 게 아니무니다.  기억을 뇌에서 끄집어내지 못할뿌니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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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션 - 우리의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합리적인 인간이아닌 현실적인 감정이 지배하는 인간의 소비심리를 꿰뚫어 놓은 책 이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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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꼭 써야 할까? - 십대를 위한 폭력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3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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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의 목솔와 그 치료법을 잘 담은 아주 읽기 쉬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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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 - 김정준 전 SK 와이번스 전력분석코치가 말하는
김정준.최희진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2002년는 스포츠의 해 라고 할 정도로 여름에는 축구로 가을에는 야구 때문에 열병을 앓았습니다. 실제로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친구들과 신림동 호프집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 MBC청룡 부터 팬이였던 LG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와 결승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LG트윈스는 겨우 4강에 털걸이로 들어서 가을야구를 치루었습니다. 3,4위전, 2,3위전이라는 혈투에 가까운 경기를 치루었고 투수력은 바닥이 났습니다. 

투수 이상훈은 매일 같이 나오다시피 해서 저러다 선수 망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 정도였습니다. 반면 삼성는 느긋하게 LG트윈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연패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는 결승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피가 철철 나면서도 3승 2패를 하는 모습에 역시 '김성근'이다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6차전이 있던 그 날 또 감기로 드러누워서 눈만 내놓고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즈 경기를 봤습니다. LG트윈스의 승리가 굳어지자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이승엽의 3점 홈런 그리고 마해영의 홈런으로 정말 뭐에 홀린듯한 일이 일어났고 그렇게 2002년 뜨거운 해는 사르라들었습니다

팀 전력은 절대 4강을 갈 수 없지만 이 만신창이의 팀을 이끌고 4강에 들어서 결승까지 간 모든 공은 단 한사람 김성근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 김응룡은 "무슨 야구의 신과 경기를 한 것 같다"는 말을 했고  그 이후에 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으로 굳어집니다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허접한 팀을 2위까지 올려놓은 장본인인 김성근감독을 LG트윈스는 그 다음해 재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왜 저런짓을 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 일구회라는 노년층의 LG팬클럽 때문이라는 소리도 있고 프런트와의 불협화음 때문이라는 소리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LG트윈스를 강한 팀으로 만든 결과물만 놓고 보고 그런 강한 LG트윈스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아무리 백번 양보해도 김성근을 내친 LG트윈스 프런트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화가 났습니다. 이런 머저리 같은 LG트윈스 프런트가 있는한 이 팀 응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실제로 2003년 부터 2010년 까지 LG트윈스 경기 보지 않았습니다. 아예 관심을 끊었습니다. 가끔 김재박이나 이순철이 부임해서 맨날 꼴쥐나 하고 있다는 소리에 흐뭇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렇지 그래야지 김성근 버릴때 이럴줄 알았다" 제 분노는 계속 되었고 LG트윈스가 꼴쥐트윈스가 되는 모습에 오히려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 분노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멍청한 LG트윈스 프런트는 올해도 작년에도 아니 앞으로도 계속 헛방망이질을 할게 분명합니다. 



아들 김정준이 바라본 아버지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즈 이야기

책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즈'은 김성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에 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더군요
히딩크 관련 책이 2002년 쏟아졌듯  하위권 팀을 다음해에 우승을 하고 그것도 4년동안 3번이나 우승을 시킨 이 '야신'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적인 이야기이고 거대한 성공담이기에 많은 책들이 그 성공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김성근 감독을 가장 옆에서 많이 지켜본 아들이자 SK의 '전력분석원'인 김정준의 시선이 담긴 책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SK와이번즈로 돌아왔다고 해도 사실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시 LG트윈스로 오는 것도 아닌 인기 없는 인천팀 감독으로 부임하던 말던 저에겐 큰 관심꺼리가 아니였습니다

인천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번 총선 선거율에서 드러났듯 인천분들은 애향심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팔도에서 온 분들이 모두 섞여 살다보니 특별한 애향심도 없고 대부분 사람들이 서울사람으로 안다고 하는 소리도 있던데요. 아무튼 이 애향심이 없다는 증거는 프로야구에서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팀 중에 인기 있던 팀이 있었나요?

태평양과 현대가 있긴 했지만 크게 인기가 있는 팀은 아니였습니다. 

SK와이번즈는 2007년 일본에더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수석코치를 SK와이번스의 감독과 코치를 임명을 합니다. 그리고 그해  두산 베어즈를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 뒤 4연승을 기억을 이루면서 창단 8년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합니다.  이 우승은 참 말이 많았습니다. 절대 우승전력이 아닌 팀인데 한국씨리즈에서 우승하는 모습

역시 '야신'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우승이었고 놀랍게도 2008년에도 또 다시 두산 베어즈를 격파하며 한국씨리즈 2연패를 하게 됩니다. 제가 이때 부터 김성근 감독이 눈에 다시 들어 왔습니다. 야신이 왔구나. 그리고 2009년 기아가 쓴 드라마에 밀려 준우승을 하고 2010년 다시 우승을 합니다. 그리고 2011년 SK 와이번즈 프런트와의 갈등으로 야신은 SK와이번즈를 떠나게 됩니다. 

이 책은 SK와이번즈에 아버지인 김성근 감독과 함께 뛰어든 전략분석가인 아들 김정준이 지난 5년간(2007~2011)의 이야기를 복기하듯 다루고 있는 책 입니다

이 책은 김성근이라는 비주류 인생의 전기를 담은 책은 아닙니다. 선택과 집중인지는 모르겠지만 SK와이번즈의 3번의 우승의 이야기와 졸렬한 팀을 어떻게 조련해서 거대한 팀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그 조련과정과 감독 김성근의 고뇌등과 한 동안 회자되었던 김광현의 147구라는 벌투에 대한 뒷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책 입니다

책 구성은 시간의 연대기순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7년으로 갔다가 2011년으로 갔다가 중구난방입니다. 시간은 중구난방이지만 주제는 명징합니다.  시간을 점프컷 하듯 뛰어다니는 이유는 김성근이 있던 SK와이번즈와 김성근이 떠난 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된 이만수표 SK와이번즈의 비교평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뭐 팔이 안으로 굽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이만수 감독이 SK와이번즈 맞자마자 성난 SK와이번즈 팬들은 그라운드에 불을 지르고 항의를 하고 플랜카드로 슬픔을 달랬고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SK와이번즈는 연전연패를 하게 됩니다. 책은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이만수식의 느슨한 자율야구의 헛점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따져 묻습니다. 반대로 김성근식 야구의 꼼꼼함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 하나도 허투루 던지면 안된다는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예찬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올해가 지나면 그 예찬이 맞는지 아니면  그 방식도 좋지만 이만수식 자율야구도 좋다로 결론이 날지는 시즌이 끝나면 판결이 날 것 입니다. 


김성근 야구가 재미없다고? LG트윈스 팬 되어봐!  이기는게 재미지

이 책은 아버지 야구 즉 김성근식 지키는 야구에 대한 비판에 대한 항변도 담겨 있습니다.
김성근 야구하면 데이터야구를 바탕으로 하는 수비야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구나 축구나 1점 내놓고 수비를 강화해서 이기는 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팀이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이죠

1골 넣고 카테나치오인지 뭔지로 수비를 강회시켜서 1골을 지키는 전술을 짭니다. 이 수비축구는 재미없는게 사실입니다. 브라질 축구 같이 공격력을 극대화 시켜서 골을 먹더라도 더 많은 골로 이기는 축구가 더 화려해보입니다. 하지만 수비도 꼼꼼하게 보면 재미 있습니다. 톱니 바퀴 처럼 물 흐르듯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머신이 움직이는 매커니즘을 느낍니다.

김성근 야구는 벌떼 마운드 운영을 바탕으로 하는 수비야구입니다. 박진만 같은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가 에러를 하면 그날 새벽 까지 펑고 500개씩 쳐대면서 에러를 다시는 하지 않게 혼구녕을 내줍니다. 이게 바로 김성근 야구입니다.  2007년 우승의 비결도 '난고'캠프에서의 지옥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SK야구는 이렇게 수비 야구를 하다보니 많은 점수를 내지 않고 지키는 야구로 이길때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타팀 팬들은 SK야구를 손가락질 하죠.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밝히는 내용을 보면 삼성 라이온즈 처럼 투수자원이 넘치는 것도 그렇다고 뚱산이라는 두산 베어즈의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진 크린업 트리오나 홈런타자가 있는 팀이 아닙니다. 제가 SK와이번즈에 놀랬던 것은 생전 첨 들어 보는 선수들의 이름들이 대거 보이기에 저 선수들은 어디 있다 왔길래 저렇게 잘하나? 하고 들여다 봤더니 2군에서 올라오거나 다른 팀에서 트레이드 되거나 기존의 선수들으 포텐이 터진 경우가 다반사더군요. 

이렇게 인적 자원이 미천한 팀이 할 수 있는 것은 연습과 훈련 그리고 유지적으로 돌아가는 수비와 벌떼 마운드 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SK 와이번즈 야구가 밉긴 합니다. 하지만  미워도 이기는 야구가 좋지 LG트윈스 보세요 9년 연속 4강도 못가는 팀을 응원하다보면  초반에 2점만 내줘도 오늘도 졌구나 하고 채널 돌려 버립니다. 

반면 SK와이번즈는 알게 모르게 그 붉은 유니폼만 보면 겁이 납니다. 유명선수들도 아닌데 저 팀은 왜 저리 잘하지 실수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항상 자기들 이름값 이상으로 해주는 모습에 감탄사가 나옵니다. 

이게 다 김성근 감독이 그려낸 풍경이죠



야신이지만 프로야구 구단들이 꺼려하는 김성근 감독

이 책에서는  SK와이번즈의 프런트와 김성근 감독과의 불화와 아웅다웅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김성근 감독이 SK와이번즈를 떠날때 1,2군 일본인 코치와 그가 데리고 있는 코치들이 동시에 나가는 모습을 보고 김성근 사단이 따로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야신인 김성근을 왜 SK와이번즈 프런트라는 단장과 사장은 싫어 했을까요?
프로야구 구단은 프런트와 선수단으로 나누어집니다. 선수단은 야구선수들과 선수들을 대변하고 관리하는 매니저 같은 감독이 수장으로 있습니다.  반면 프런트는 이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수익도 내고 모기업 이미지도 좋게 하고 홍보하고 선수와 계약하고 트레이드를 하는 프런트가 있습니다. 

SK와이번즈 프런트는 김성근 야구가 인기가 없고 오히려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승을 하면 기업이미지가 좋아져야 하는데 너무 잘하고 매번 이기고 이겨도 수비야구로 이기니 상대 팀 팬들이 상당히 싫어하는 팀이 됩니다. 실제로 야구에 관심 없었던 2009년에 공포의 외인구단을 드라마화한  '2009 외인구단'을 즐겨 보고 있는데 누군가 그러더군요

"왜 하필 욕먹는 팀 와이번즈 유니폼 입고 나와서 그래 시청률 최악인거 SK와이번즈 유니폼 때문이야"
라는 소리에 왜 SK와이번즈가 욕을 먹지 했습니다. 알고 봤더니 팀 특유의 색깔과 몇번의 스캔들이 있었더군요. 선배에게 욕을 하고 몇번의 아웅다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승부에 너무 집착하는 듯한 김성근 감독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 당시 윤길현의 욕설파문 후일담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의 오해와 김성근감독의 진심을 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SK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 된 지금은 공공의 적이 된 LG트윈스의 '박현준'선수가 로진백을 잔뜩 묻히고 후~~ 하고 가루를 불어내는 동작을 가지고 김성근 감독이 어필을 했습니다. 그 모습에 LG트윈스 팬들은 광분을 하면서 쪼잔하다느니 별 욕을 다 하더군요.  하지만 전 달랐습니다. 저 모습이 쪼잔스럽긴 해도 저렇게 맥을 끊어 놓는 것도 감독의 역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룰을 어기지 않는 한에서 고도의 심리싸움인 야구에서  계산된 행동속에 상대 투수의 맨탈 붕괴는 아니더라도 맨탈에 스크래치를 내는 것도 프로다운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이건 제 소견입니다

이런이유로 SK와이번즈 프런트는 '막걸리 같은 팀'을 원한다면서 전격적으로 김성근 감독을 내칩니다. 그리고 그 김성근 감독이 절대로 필요로 하는 LG트윈스도 그를 잡지 않고 고양 원더스 감독이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리 재미없게 이겨도  재미있게 지는 팀 보다는 낫다라고요.  
맞습니다. 이기는게 재미죠. 물론 재미있게 이기고 우승도 하면 좋겠죠. 그렇지만 SK와이번즈는 삼성 라이온즈 같이 막강한 하드웨어를 갖춘 팀이 아닌 근성과 끈기 노력으로 이루어진 팀이고 자기들의 능력 이상을 발휘해야 하는 팀이기에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책을 하면 새벽까지 펑고를 하고 연습을 하고 벌타를 치는등의 노력을 끊이 없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LG트윈스 팬 되어보세요. 재미고 뭐고 다 떠나서 좀 이기자고요. 이깁시다 네. 4강 가자고요 좀. 


'야신'보다는 '잠자리 눈깔'이라는 별명을 더 좋아하는 꼼꼼함의 달인 김성근


김성근 감독 본인은 '잠자리 눈깔'이라는 별명을 더 좋아합니다. 잠자리의 큰 눈처럼 이리저리 앞뒤로 다 볼 수 있다는건데요. 김성근 감독의 꼼꼼함을 이 책 가득하게 담겨 있습니다. 올해 우승을 하면서 내년을 걱정하고  상대의 수를 미리미리 다 연구를 하고 기존의 선수들중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있는 선수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고 결국은 큰 선수로 길러내는 육성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김성근 감독이 지난 4년 SK와이번즈를 3번을 우승시킬때 거대한 트레이드나 다른 팀의 유명 선수를 데리고 와서 우승한게 아닙니다. 기존의 원석들을 깍고 공을 들이고 정성껏 끼워서 대형선수로 키워냈습니다. 이 책을 쓴 공동저자인 아들 김정준은 자신이 직접 목도한 생생한 지난 5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 후반에는 2010년 우승 당시의 상대팀 전략 분석에 대한 글을 소개합니다. 이 상대팀 전략 분석을 읽다보면 머리가 혼미해 집니다

이 정도 까지 분석하고 하는건가? 아~~ 이래서 이 팀이 우승을 3번이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LG트윈스는 작년에 9회말 동점주자가 루상에 나갔는데  감독과 타격코치 수비코치가 다 다른 의견을 내는 모습을 보면서 주루코치인 유지현이 어이없어 하던 표정을 보여주었는데요. 자꾸 LG트윈스와 비교해서  죄송하지만만 정말 LG트윈스가 필요로 하는 감독이 바로 김성근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야구 스타일이 인기 없는 스타일일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타팀 팬들의 질투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김성근 감독의 LG트윈스 시절을 듣고 싶었지만 오로지 SK와이번즈 이야기만 담겨 있습니다. 스치듯 살짝 살짝 다루지만 지난 2007~2011까지의 이야기만 담겨 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후다닥 읽었습니다. 이리저리 시간 점프를 하다보니 정신사나운 모습이 있긴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야구의 뚝심과 야구철학을 잘 들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위기가 오기전에 위기에 미리 대처하는 선견지명

마치 오목을 둘때 3개가 되면 막기 시작하는게 아닌 두개만 연결되어도 막는 모습 처럼 위기가 오기전에 미리미리 그 불씨를 밟아서 꺼 버리고 상대팀이 따라갈 수 있다는 희망조차 주지 않는 모습들과 함께  선수를 키워내고 관리하는 매니저 김성근의 모습을 엿들을 수 있습니다

프로는 이기는게 목적입니다. 룰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그런 이기는 야구를 하는 야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위드블로그에서 제공 받아서 읽었는데 놀랍게도  감독님 싸인이 들어 있네요

가보는 아니더라도 소중하게 보관하겠습니다. 그런데 글씨도 정말 잘 쓰십니다.
LG트윈스 감독으로 돌아오시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재일교포라는 비주류에서 학연 지연 연고 없이 오로지 야구와 데이터로만 승부하는 그 뚝심과 야구 철학을 응원합니다. 

선을 그으면 거기가 한계가 되지만

선을 긋지 않으면 한계도 없다

생각의 차이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다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즈 중 269페이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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