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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욕구 ㅣ 바깥바람 12
폴 디엘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2월
평점 :
사랑의 욕구 (사랑, 존중, 권위 그리고 교육)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이고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이론을 접한 저자 폴 디엘이 1950~60년대 발표한 4개의 글과 그의 동료이자 아내인 잔 디엘의 사례 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저자는 발달 과정에 있어 사랑(애정 및 존중)의 욕구가 중요하고 이것이 발달의 근본 추진력으로 보았다.
"애정이 교육적이고 발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고유한 욕구들을 받아주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면서, 엄마로부터 아이에게로 평온하고 지속적인 느낌을 주며 흘러야 한다" p.32
아이에게 적절한 애정이 교육적이고 발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픈 마음에 과한 애정(아이들의 욕구를 거부하지 못하는)을 주고 있을 수 있고, 이것이 아이들에게 왜곡된 정신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실 이 책은 지속적으로 자녀로서의 어린 시절의 나와 엄마로서의 나를 계속 들여다보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부모로서의 죄책감이 심해질 무렵,
"본질적으로 말해서 잘못은 부모-성인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잘못은 인간 본성에 있다." p.147
이 문장이 다행히도 다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가정, 사회환경이 파괴적인 영향을 끼쳐 아이의 정신을 왜곡시킬 수 있지만, 이 환경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아이의 내부 본성이 이에 호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폴 디엘은 왜곡된 정신형성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육'을 들었다. 교육은 아이의 행동을 사회 인습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약동을 삶의 방향에 맞춰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교육의 최종 목표는 나와 너의 경계가 분명하고 타인과 타당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조화로운 인격체를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입장에서 볼때, 죄책감은 덜어주는 동시에 좋은 교육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