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온 손님 ㅣ 모든요일그림책 8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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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보다 나도 힘든데 누굴 돕냐는 말을 더 많이 듣는 요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며 교훈을 주는 그림책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

동화 작가 박혜선, 그림책 작가 이수연 두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끌어안아 우리로 하여금 현실과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넓고 평화로워 보이는 토끼 마을. '똑똑똑, 문을 열었어요.' 문을 열 때마다 하나 둘 늘어나는 방문객.
반복되는 장면과 늘어가는 등장인물이 재미있다. 그리고 친절한 토끼에게서 시선이 옮겨가는 곳은 점점 무섭게 느껴지는 방문객의 모습.

결국 어른 토끼들은 화가 나기 시작하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방문객을 쫓아내자 결의한다.
지금의 사회와 나 자신을 보듯 분열된 토끼 마을. 나도 먹고살기 힘든데 누굴 돕냐고, 아니 어쩌면 그들 때문에 내가 더 힘든 것 아니냐며.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너희는 우리의 손님이라고. 싸움이 끝나고, 집을 찾을 때까지 함께 하자고.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춤추고 노래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늙은 토끼가 말한다.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도 손님이었다고. 그 옛날 누군가 따뜻하게 맞아 주어 지금의 우리 토끼 마을이 있는 거라고... 마을에 온 손님을 따뜻하게 대해 줘야 한다고.

우리는 늘 누군가의 타인이고 손님이다. 타국에서 차별을 겪고 힘들었다 말하는 우리가, 내 집이라 생각하는 곳에서는 그 차별의 행동을 타인에게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누군가의 상실과 힘듦이 언젠가는 내 일이 될 것이고 어쩌면 이미 같은 일로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는데.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당연한 듯 말하면서 막상 내 동네, 내 학교, 내 사회의 일이 되면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마치 걱정하는 양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을 읽다 보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는 정말 동화 속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 주는데, 나는 어른 토끼들처럼 갖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친절한 유아 그림책을 읽으며 촌철살인 당한 기분. 나부터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면 될 일이었다.

우리는 팬데믹과 전쟁, 자연재해를 연이어 겪으며 다정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다정함과 친절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는 이 퍽퍽한 세상에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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