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불교 공부 노트
지지엔즈 지음, 김진무.류화송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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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강조되는 '이고득락 (모든 축생(畜生)이 삼악도(三惡道)에서 벗어나 고통을 버리고 기쁨을 얻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뜻으로 쓰는 불교의 진언)

離 : 떠날 리(이) 苦 : 괴로울 고 得 : 얻을 득 樂 : 즐거울 락

: 모든 축생이 삼악도에서 벗어나 고통을 버리고 기쁨을 얻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는 의미인데 저자는 여기에 더해 깨달음의 ‘실천’도 비중있게 다룬다. (두산백과)

​사찰에는 법당 앞이나 일주문 왼쪽에 범종각(梵鐘閣)이 보이는데, 새벽과 저녁 예불에 앞서 종을 친다. 종을 칠 때는 언제나 지옥을 없애는 뜻을 담은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의 종송(鐘誦)을 한다. 특히 새벽 종송 때는 항상 지옥도(地獄道)·아귀도(餓鬼道)·축생도(畜生道)·수라방생도(修羅傍生道)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이 "이 종소리 듣고 고통을 여의어 기쁨을 얻을지어다(聞此鐘聲離苦得樂)"는 이고득락의 후렴 진언으로 끝을 맺는다.

​이고득락은 모든 축생이 6개의 지옥, 이 가운데서도 특히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한 지옥도·아귀도·축생도의 삼악도(三惡道)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외는 중요한 진언이다. 불교의 49재(齋) 의식 가운데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인 영산재(靈山齋) 역시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다 함께 불법을 깨달아 고통이 없는 기쁨의 세계에 이르기를 발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생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고통을 없애 주고 즐거움을 준다는 '발고여락(拔苦與樂)'도 같은 뜻이다.

불교를 배우는 것은 사실 새로운 관점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관점을 배우는 것과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은 다르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은 이전에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새로운 관점을 배울 때는 반드시 기존의 관점을 아예 제거해야 한다. 이런 학습 과정은 일종의 지식 전체에 대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에서 낡은 배를 완전히 뜯어내고 새 배를 만드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기존의 낡은 관점을 아예 제거해야 하는 이러한 일 자체가 가장 어려운 단계이다. 이 어려움 또한 집착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철학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정말로 옛것을 제거하고 새것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고, 본래의 지식 기반이 이미 제거되어 아무런 지식 기반이 없는데 어떻게 새로운 지식이 기존의 낡은 지식보다 더 진상(眞相)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이점에 대하여 불교는 대체로 진짜로 새로운 관점을 파악한다면, 저절로 이것을 진실로 생각하게 될 수 있다고 본다. 진상을 발견하는 이러한 인식 과정을 ‘지혜의 직관(直觀)을 통한 깨달음’이라고 한다. 마치 탐정이 안개처럼 뒤섞인 실마리 속에서 갑자기 하나로 꿰뚫는 일관된 생각을 보았을 때, 영감이 번쩍이고 안개가 걷히며 세상의 모든 것을 간파하여 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한없이 기뻐하는 것과 같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불교를 읽고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상태를 ‘도를 깨우쳤다[悟道]’라고 한다. 하지만 도를 깨우쳤다는 것은 너무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그 단계 역시 다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리석음을 보고 어리석음을 없애라]

철학과 불교, 표면적으로 보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고 고리타분하여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가 불교 입문자를 대상으로 책을 썼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를 현 시국에 맞에 풀어 서술 하였고 그런 선입견을 돌파하고 나면 어느새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변화를 갖는다. 불교는 그런 것 같다. 고통 속에서 헤매는 중생을 구제하는 일, 우선 우리가 불교의 깨달음을 배우려는 의지가 첫번째 순서다. 시작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 것 처럼, 출판사 덕분에 마음수업을 다방면으로 깨닫고 있는데 읽는 도중에는 큰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다 읽고 나면 분명 나는 바뀌어 있는 나지막한 수업을 받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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