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인문학 - 조선 최고 지성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묻다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 성리학을 집대성한 위대한 학자', 성리학은 중국 송나라 주희에 의해서 창시되었다. 공자의 '인'에서 출발, 오랜 세월을 거쳐온 유학에 철학 사상이 가미된 게 성리학이라고 보면 된다. 고려말에 안향이 중국으로부터 가져온 성리학을 소개했다. 성리학의 시작은 중국이었지만, 오히려 중국보다 조선에서 학문, 사상,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정도로 학문적 깊이가 더해졌다. 그 중심에 율곡이 있었다. 

'현실의 한계 속에서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개혁 정치가', 율곡은 과거시험에 9번 수석 합격할 만큼 조선시대의 우수한 인재였다. 그런 그가 임금의 측근으로 수시로 상소를 고하며 임금에게 올바른 정치를 할 것을 권유했다. 중종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에 이어 인종, 명종까지 당시 정치적 상황이 공신 및 외척들이 득세하며 그 와중에 조광조같이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던 많은 선비들이 사화를 겪으면서 관직에서 쫓겨나는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율곡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임금에게 아부하지 않고 현실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바로잡으려고 했다. 그의 소신있는 발언이 힘을 얻지 못했지만, 그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은퇴 후에는 대장간을 차려 직접 생계를 꾸려 간 실천적 지성', 율곡은 성리학의 대가로 평생 글공부에 집중했던 선비였다. 그런데 한집에 모여살았던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고 공인들이 하던 대장간 일을 하기도 했다. 아직 실학이 대두되기 전이지만 그는 시대를 앞서 실사구시를 실천하려고 했다. 그가 관직에 있을 때 자신의 안위를 위해 재산을 축적했다면 은퇴한 후에도 넉넉한 재산으로 빈곤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율곡은 평생 청렴하게 살았다. 

율곡은 평생에 걸쳐 사람다움의 길에 대해 질문하고, 성찰하며, 실천하고자 했다. <율곡 인문학>은 그가 20세 때 쓴 <자경문>에서 밝힌 일곱 가지 주제를 각 장으로 나눠서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장부터 차례를 살펴보면 입지, 치언, 정심, 근독, 공부, 진성, 정의 순이다. 굳이 본문을 자세히 읽지 않고 차례에 나와 있는 사자성어와 뜻 풀이만 훑어도 율곡이 무엇을 교훈으로 삼아 실천하면서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최소 2회 읽을 것을 추천한다. 먼저 1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다음 2회는 차례에서 각자 새겨서 실천하고 싶은 장을 취사선택해서 읽는다. 그만큼 차례 구성이 색인의 기능을 겸하고 주제를 율곡의 원문에 충실하게 사자성어로 간략히 보여준다.

제 1장 입지는 먼저 뜻을 크게 가져라, 평생의 스승을 찾아라, 반드시 실천하라, 낡은 습관을 혁파하라다. 율곡은 뜻이 서지 않으면 3가지 폐단, 성현의 가르침을 믿지 못하고, 지혜와 용기가 없다고 했다. 율곡은 임금의 큰 뜻이 왕도를 실천하여 어진 정치를 펼치는 것이라며 선조에게도 상소를 올렸다. 율곡은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역할 모델이자 스승으로 퇴계 이황을 찾아갔다. 또한 율곡은 버려야 할 낡은 습관 여덟 가지를 들고 있다. 책 49쪽에 제시되어 있는 글은 현대인들도 새겨들을 만하다. 특히 일곱째, 부귀영화를 부러워하고 청빈을 싫어하며 거친 옷과 음식을 부끄럽게 여기는 기질에 대해서 독자들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제 2장 치언은 말을 삼가고 두려워하라, 말과 행동을 서로 같게 하라, 말의 도리를 살펴라, 군자의 말법을 익혀라다. 율곡이 관직에 있을 때 김효원의 동인 세력과 심의겸의 서인 세력간의 대립이 있었다. 붕당의 시작이다. 율곡은 신하들이 말을 다스리지 못해 동서간의 대립을 가져왔다고 했다. 결국 나라의 혼란에 이어,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맞이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제 3장 정심은 마음을 먼저 다스려라, 마음을 하나로 집중하라, 어지러이 흩어진 마음을 다잡아라, 여덟 가지 마음공부법을 익혀라다. 율곡은 어머니 사임당의 죽음 이후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취했다. 우선 욕심과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율곡이 <성학집요>에서 제왕이 반드시 갖춰야 할 마음공부로 제시한 것들 중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절제하는 것은 제왕 뿐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요구되는 것이다.

제 4장 근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라,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 불경한 생각을 버려라, 리더로서 근독의 본보기가 되어라다. 근독은 홀로 있을 때나 남이 볼 때나 똑같이 행동하라는 것이다. 율곡은 근독의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마음, 학문, 행실을 살피고 단속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낮잠과 게으름을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제 5장 공부는 배우고 또 배워라, 독서의 법도를 익혀라, 순서와 절차에 따라 독서하라, 널리 읽고 깊게 토론하라다. 율곡은 독서를 죽어야 멈출 수 있는 평생의 과업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 독서란 앎과 실천이 결합된 말이다. 율곡은 글을 읽는 까닭이 옳고 그름을 분별해서 일을 행할 때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율곡은 <성학집요>에서 올바른 독서와 궁리의 방법으로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의문을 가져야 하고, 책 읽기와 생각하기 역시 일정한 과정과 법칙에 따라야 하고, 단 한 구절을 읽더라도 그것을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헤아려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책을 읽는 것에 그친다면 머리 속 지식만 늘어나는 셈이다. 지행합일이 되지 않는다면 말로만 떠드는 지식인을 양산하는 것이다. 율곡은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제 6장 진성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라, 정성을 다해 실천하라, 사람을 정성껏 대하라,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라다. 율곡은 어머니 사임당을 여읜 후 성정이 괴팍하고 덕이 없는 새 어머니를 섬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식으로서의 효를 다했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 7장 정의는 의로움을 가까이하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라, 정의로운 길을 가라다. 율곡은 <동계거사>에서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살아감에 있어서 지켜야 할 내용으로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일에 치우치는 마음을 가져선 안되고, 한 집안에서 개인 재산을 두지 말고, 가족들끼리 서로 화목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율곡이 그의 저서에서 밝힌 내용은 그가 살았던 조선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인생을 살아가는 올바른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율곡인문학>을 읽는 내내 진작에 율곡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율곡의 가르침은 그가 평생을 두고 실천하고자 했기에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지 않는다. 

율곡이 쓴 여러 저서들은 한자로 쓰여져 있다. 그래서 원문을 읽기란 쉽지 않다. 저자 한정주는 율곡의 저서들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엄선해서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율곡인문학>을 읽고나니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연말을 맞이하여 마음을 차분히 독서에 집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마도 새해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할 수 있으리라.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484736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몇 년새 사람들이 부쩍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글쓰기를 주제로 한 강좌나 책이 넘쳐난다.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도 그 흔한 글쓰기 책들 중의 하나일거라는 생각에 선뜻 책을 집어들 수 없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책 겉표지 뒷장에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저자 강원국의 추천 글이 있는 게 아닌가? 강원국 작가가 책을 쓰겠다고 마음 먹고 처음 본 책이 '글쓰기 훈련소'라고 했다. 아! 대통령의 원고를 작성했던 분이 책쓰기의 참고서로 선택한 책이라면 굳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않아도 책의 충실도가 보장되리란 확신이 든다.

대한민국 최고 글쓰기 강사라는 수식어구가 붙은 임정섭 작가의 이력은 수식어구에 걸맞을 만큼 빼곡하다. 그는 초반에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다가 후반에 글쓰기를 지도하는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책의 제목과 일치하는 글쓰기 훈련소 소장을 맡고 있다.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이력이 신뢰할 만하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 있다해도 무용지물이다.

책 머리말 <글에도 품격이 필요하다. 문격 훈련이 요구되는 시대>에서 우리나라 글쓰기 교육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짧은 글을 예시로 들어가며 글쓰기의 문제점을 언급한다. 글쓰기 강사여서 머리말에서도 글쓰기에 참고가 되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프롤로그 <당신의 최고 경쟁력이 될 글쓰기를 위하여>에서 책의 구성을 눈여겨볼 만하다. 1부는 어른답지 못한 글쓰기 사례를, 2부는 아름다운 글쓰기 방법을, 3부는 직장인에 특화된 글쓰기 특강을 알려준다.

1부 <글쓰기 훈련 1단계 오답노트>에는?
1장 <7유형의 실패한 글에서 배운다>에서 어른답지 못한 글쓰기의 사례들을 유형별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써내려간 글을 찬찬히 살펴보면 거기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문제를 알았으니 어떻게 고쳐야 할까?

2부 <글쓰기 훈련 2단계 이론학습에는>?
2장 <태도 학습 : 9개의 마음만 기억하자>에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지녀야할 마음자세를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용기, 끈기, 간결, 단정, 명쾌, 공평, 자신, 책임, 소박, 품위. 실상 굳이 글쓰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3장 <기술 학습 : 8단계 요령이면 준비 완료>에서 글을 쓰는 일련의 순서를 알려준다. 장르 선택하기, 목표 설정하기, 포인트 찾기, 핵심부터 적기, 근거 제시하기, 편집하며 서술하기, 냉정히 퇴고하기, 결말에 힘 싣기 순이다. 순번을 매겨서 나열하니 글쓰는 과정이 길고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계를 따지지 않은 채 순번대로 글을 쓰고 있다.

3부 <글쓰기 훈련 3단계 : 실전처럼 연습하자>는?
4장 <구성 연습 : 8걸음에 끝난다>에서 개요, 과제 분석, 문제 파악, 문제 분석, 글 확장, 임팩트, 의미 부여, 설득하기를 유념하면서 글을 쓸 것을 주문한다.

5장 <장르 연습 : 9장르만 파악하면 진정한 프로가 된다>에서 직장인이 주로 작성하는 9가지 형식의 글을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알려준다. 직장인들은 어떤 글을 쓸까? 기본 보고서, 공지문, 기안문, 설명문, 이메일, 보도자료, 현황 보고서, 문제 해결(추진, 검토) 보고서, 기획서가 있다.

4부 <글쓰기 훈련 4단계 : 글 잘 쓰는 어른에게 특별한 습관이 있다>는?
6장 <글을 잘 쓰기 위한 8가지 습관>에서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천 8가지를 추천한다. 요약, 필사, 어휘 공부, 다작, 몰입, 1일 1상, 봉사 활동, 명문 탐닉까지.

에필로그 <쓸수록 자유롭다>에서 독자들에게 글을 쓰는 행위도 연습을 거듭 하다보면 글쓰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누구든 타고난 재능은 있기 마련이다. 글쓰는 재능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꾸준히 연습하면서 단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언젠가 평균 이상의 글쓰기 솜씨를 가질 수 있다.

부록 <직장인을 위한 실전 기획서 사례>가 있다. 직장인이라면 당장 참고할 수 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왠지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단 선입견이 있다.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는 그런 편견을 불식시켜 준다. 우리가 흔히 대하는 문장을 예시로 들어서 고쳐 쓴 좋은 문장과 비교함으로써 독자가 판단하게끔 한다. 글쓰기의 선생님이라서 탁월하다.

그동안 한두 번 글을 잘 쓰고 싶단 생각이 든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뒤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차례에서 찾아서 다시 읽어보면서 글쓰기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316216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을 거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 영어를 향한 완전 정복의 꿈을 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 꿈은 중도에 좌절되고, 한국인으로서 어순과 문법이 다른 영어에 능숙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핑계로 적당히 위안 삼는다.

여기에 반기를 든 이가 있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를 쓴 저자 신왕국이 그 장본인이다. 저자는 "영화 딱 한 편만 넘어서면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과연 저자가 호언장담한 대로 이루어질지 책을 살펴보기로 하자.

1장 <시골 고교 자퇴생, 영어를 정복하다>에서는 저자가 영어의 '영'자도 모를 정도로 영어에 무지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를 함으로써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던 학생이었음을 알려준다.

영화를 보면서 혼자 영어 공부를 하기로 정한다. 그때 선택한 영화가 애니메이션 '라푼젤'이다. 그리고 '타이타닉', '어거스트 러쉬'를 차례대로 보았다. 대사 하나하나를 씹어먹듯 반복해 한 편의 영화가 통째로 내 것이 되도록 했다. 내친 김에 필리핀 어학연수를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에 이른다. 그는 영어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다.

2장 <영어 귀가 확 뚫리는 영화 씹어먹기 공부법>에서는 복싱과 다이어트하듯이 공부하라고 한다. 먼저 영어 듣기부터 해서 귀가 뚫려야 한다며 한국어와는 다른 영어 소리의 특징을 발음, 강세, 리듬로 꼽았다.

3장 <잘근잘근 집요하게, '영화 씹어먹기'의 3단계>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나온다.
발음, 강세, 리듬 이해하며 듣기 -> 영화 대사 딱 한 개만 확실히 씹어먹기 -> 매일매일 꼬박꼬박, 영화 전체 씹어먹기 순으로 반복한다.

플러스 팁으로 영어 입이 완벽하게 트이는 스토리텔링법으로 말하기 훈련을 언급한다. 영어로 된 스토리를 듣는다. -> 스토리에 대한 한국어 질문을 듣고 영어로 짧게 대답한다. -> 스토리에 대한 영어 질문을 듣고 완전한 문장의 형태로 된 영어로 대답한다.

4장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에서 한국인들이 지닌 영어 공부에 관한 편견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그것은 편견에 불과할 뿐이라고 조목조목 알려준다.
일단 문법을 익혀야 한다?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한다?
영어 어순을 익혀야 한다?
영어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영어 울렁증을 버려야 한다?
무작정 계속 듣다 보면 된다?
영어 발음을 알아야 한다?
이미 배울 시기를 놓쳤다?
위 의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라고 설득력있게 대답하고 있다.

5장 <방황하던 노답 인생, 영어로 구원받다>에서 고교를 자퇴한 상황에서 마침내 UC버클리에 편입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영어가 큰 선물이었음을 확신한다. 영어가 그의 밑바닥과도 같았던 인생을 바꾸었다. 생각해 보라! 대한민국에서 고교 자퇴생이 미국 UC버클리에 편입해서 대학생이 되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저자는 '영화 씹어먹기' 3단계를 언급하면서 자신이 본 영화의 대사를 예문으로 활용해서 제시했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 부록처럼 실제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례나 지침을 수록했다.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결국 영어를 붙잡고 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반복하는 수 밖에. 이 과정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공부해서 성공한 사례를 참고해서 그대로 따라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나도 학창시절 문법과 단어, 독해 위주로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우연히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그가 영어로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해서 얼버무렸던 적이 있었다. 저자가 실천했던 방법대로 영화 한 편을 정해서 '영화 씹어먹기'를 시작해야겠다. 이미 배울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니니깐.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271598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의 투쟁 1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손화수 옮김 / 한길사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하루에도 수십 권의 책들이 출간되지만, 책의 제목이 일치하기란 쉽지 않다. 출판사에서 신간을 출간하기에 앞서 작가와 협의해서 그럴싸한 책의 제목을 붙일 것이다. 그런데 '나의 투쟁'이란 제목은 낯설지 않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가 옥중에서 쓴 '나의 투쟁'이 있다. 그런데 동일한 제목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낸 노르웨이 출신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가 지은 '나의 투쟁'이 있다.

책의 겉표지 앞장 전면에 작가의 얼굴 흑백 사진이 있다. 작가의 얼굴에 눈길이 간다. 듬성듬성한 흰머리, 이마에 굴곡진 깊은 주름, 정돈되지 않은 눈썹과 아무렇게나 무성하게 자란 턱수염이 작가의 고단한 인생을 드러내고 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의 삶이 남긴 흔적을 짐작하겠다. 그야말로 녹록치 않다. 왼쪽에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 브라게상을 필두로 전세계에서 수여하는 각종 상들을 수상했다는 이력이 책의 명성을 뒷바침해 준다.

책의 겉표지 뒷장에 "나는 완전히 다르게 쓰기 시작했다. 일종의 고백처럼.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는 모든 비밀을 말했다."는 작가의 말이 책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로서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이력을 살펴볼까? 그가 작가로서의 자신에게 다짐하는 말이다. 글을 쓰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매일 글을 쓰고, 담배를 피운다.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욕구를 가끔 느낀다. 이 욕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을 씀으로써 세상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글을 씀으로써 좌절한다.'

그는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에서 문학과 예술을 전공했던 경험이 그의 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키웠나 보다. 작가로서의 간절함과 축적된 경험이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들었다. '나의 투쟁'은 그의 자화상 같은 소설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6권을 출간했다.

차례는 1, 2, 옮긴이의 말로 구성이 단조롭다. 달랑 2부만 있다. 굳이 책의 구성에 대해 지적을 하자면 소단원으로 세분화하고 제목을 달아줬더라면 어땠을까? 짐작컨데 독자의 입장에서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겠다.

책의 1부 시작은 죽음을 언급하고 있다. 죽음은 심장 박동이 정지되는 것을 뜻한다. 의사는 그것으로 사망진단을 내린다. 생명을 지닌 인간이 죽어가는 그 순간 신체의 내부기관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시작부터 사람들이 꺼려하는 음울한 죽음에 관해서 다루고 있을까? 그리고 아버지에 관한 기억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에게 과연 죽음과 아버지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1부는 작가의 현재에서 출발하고 있다. 1인칭 시점에서 죽음과 아버지를 언급하다가 어느 새 과거의 한 때였던 저자의 학창시절로 깊숙히 들어가 있다.

작가는 책 53쪽에서 그의 일상을 투쟁이라고 표현했다. '비록 영웅적인 투쟁이라 할 수 없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치워도 치워도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는 방, 눈을 뜨고 있는 한 한도 끝도 없이 뒤를 따라다니며 돌봐주어야 하는 아이들 등 내 힘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어떤 지배적인 것들에 맞서는 투쟁인 것이다.' 그렇다. 우리네 주어진 하루하루의 일상이 나와 나 아닌 것의 투쟁임에 다름없다.

작가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방학 때 간호학교에서 계속 공부하기 위해 어머니는 열 살 터울의 형 윙베가 있는  베르겐으로 떠난다. 그때부터 칼 오베는 지역 중학교 교사였던 아버지 혼자 있는 집과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을 오가면서 생활한다. 학교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에서 술, 담배를 하면서 짜릿한 일탈을 경험하거나, 이제 막 사랑에 눈뜬 사춘기 소년의 설레이는 마음을 겪으면서 작가는 몸도 마음도 성숙해간다.

2부는 아버지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어머니와 이혼하고 재혼했지만 결국 혼자 남게 된 아버지는 할머니집에 들어와서 산다. 이때부터 술에 절어서 망가진 아버지는 식탁 의자에 꼬꾸라져 죽은 채 발견된다. 스웨덴에서 지내고 있던 작가는 공항에서 형과 만나 노르웨이의 할머니집으로 간다. 치매기가 있는 앙상한 할머니만 남은 집은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하다.

작가는 형과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는 금요일 전까지 집안팎을 정리하고 대청소를 한다. 먼지투성이에 청소하지 않아서 폐허가 되다시피한 집안 곳곳을 묘사한 모습은 끔찍하지만 실제 있을 수 있는 현실의 상황이다.

거동이 불편하고 대소변이 원활하지 않은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노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해 볼만하다.

작가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한 번도 작가를 다정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작가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 수시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

작가는 문학 뿐만 아니라 예술을 공부한 소양이 책의 곳곳에 드러난다. 책 342쪽에서 노르웨이 출신 화가 뭉크의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라.

'뭉크는 장엄하고 야생적인 산, 거대하고 격렬한 바다, 거칠고 난폭한 나무와 숲 아래 조그맣고 미미하게 자리하고 있던 인간의 가치를 격상시켰다. 뭉크의 그림을 보면, 주변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인간이 화폭의 중심이 되었고 산과 바다, 나무와 숲은 인간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여기서 인간적이라는 것은 인간이 행하는 움직임과 그들의 눈에 보이는 삶이 아니라, 인간의 느낌과 내면적 삶을 의미한다.'

작가의 자화상이자 자서전과도 같은 이야기는 작가만의 경험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끝까지 책을 들고 있다. 1권을 읽었지만 이어질 이야기 6권까지의 '나의 투쟁'도 궁금하다.

문득 내 삶이 지루하고 부질없다 느껴질 때면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가 쓴 '나의 투쟁' 시리즈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삶은 나 자신의 치열한 투쟁이라는 사실에 현재 건강하게 살아있는 나 자신을 격려할 수 있으리라.

http://blog.naver.com/geowins1/2211228318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 ㅣ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박단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에서 출간한 한 권으로 읽는 세계의 모든 것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에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프랑스가 추가되었다.

세계지도를 펼쳐서 프랑스를 찾아보자. 프랑스는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에 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다. 지리적으로 상당히 원거리에 있는 프랑스이건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당수가 느끼는 프랑스에 관한 이미지는 친근하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을 찾아가려면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책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가 있기에 가능하다.

만약 프랑스란 국가에서 무엇이 연상되는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떨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프랑스 대혁명을 떠올릴 것이다. 1789년 프랑스는 왕 루이 16세가 통치하고 있었고 엄연한 신분제 사회였다. 그런데 시민들이 자유, 평등, 우애를 표방하면서 과감하게 들고 일어났다. 현재의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공화정이 있기까지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우뚝 솟은 에펠탑은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해서 세웠고, 개선문과 더불어 파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책의 겉표지에 프랑스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우측 하단에 파리의 에펠탑이 스케치되어 있다. 그리고 중앙에 피켓을 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사진이 있다. 프랑스 대혁명부터 유럽 연합까지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시민들의 나라, 프랑스에 대한 호감이 호기심으로 바뀐다.

책의 저자 박단은 프랑스 파리 1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통합유럽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프랑스에서 실제 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에 프랑스 현지인들 못지않게 프랑스를 잘 파악하고 있다.

책의 차례에 앞서 책의 좌,우 지면을 할애해서 프랑스 지도가 행정구역별로 표시되어 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끼고 있는 육각형 모양의 땅덩어리는 프랑스인들이 축복받은 땅에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찍이 이 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조상들 덕분이라고 해야 하려나?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본문이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 역사, 지리, 정치.경제, 문화, 한불 관계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철저히 해부해서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한 사람이지만 마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기술한 내용을 정교하게 역어놓은 것 같다.

01 <사회> '시험대에 오른 자유.평등.우애'는?
프랑스가 사회적 공화국을 표방하고 있으며, 기회의 평등, 연대를 의미하는 솔리다리테, 관용의 정신을 의미하는 톨레랑스가 프랑스 국민성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슬람 신도인 여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히잡을 벗는 것을 거부해서 퇴학당하는 이른바 히잡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한 때 뜨거운 감자였던 사건으로 과연 현재의 프랑스가 프랑스 대혁명의 가치에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02 <역사> '절대군주의 나라에서 시민의 나라로'는?
영국과의 백 년 전쟁으로 프랑스는 국민의식이 싹텄고, 태양왕으로 일컫는 루이 14세는 강력한 절대군주로 군림했다. 하지만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프랑스 대혁명의 혼란한 사회의 틈을 노리고 나폴레옹이 영웅으로 등장한다. 공화정이 아닌 제정 군주가 된 나폴레옹이지만, 러시아 원정 전쟁에서 패한 뒤 섬에 유배된다.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프랑스는 정치적 안정을 이루지 못했다.

03 <지리> '열린 국경, 공존하며 살아오다'는?
프랑스 지도에서 알 수 있듯 프랑스는 축복받은 나라이다. 파리에서 시작된 프랑스가 지금의 국토를 확보하기까지 수많은 시련이 있었다. 알퐁스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에서 알자스로렌 지역을 둘러싼 독일과의 전쟁을 엿볼 수 있다.

04 <정치.경제> '제국주의 국가의 오늘'는?
프랑스는 독일과 더불어 유럽 통합의 주역이다.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독일이 일으킨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지내야 했던 프랑스는 전쟁 없는 유럽을 꿈꾸면서 유럽 통합을 이루어냈다. 프랑스도 여느 강대국이 그랬듯이 과거 제국주의 국가로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

05 <문화> '프랑스인이 인생을 즐기는 법'은?
대한민국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언젠가 프랑스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흡인 요인으로 프랑스의 문화가 있을 것이다. 여가, 박물관, 음식 등 다양하다.

06 <한불 관계> '생각보다 가까운 친구'는?
유럽의 많은 국가들 중에서 프랑스만큼 우리나라와 밀접한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는 나라가 있을까? 프랑스는 조선에 최초로 카톨릭을 전해 주었고, 병인양요를 일으키며 강화도를 침략해서 조선왕실의괘를 약탈해 갔다. 해방 이후 경제와 문화 분야로 프랑스와의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책의 군데군데 적절하게 사진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은 프랑스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친절한 안내판이다. 18세기 세계사를 뒤흔든 시민혁명, 프랑스 대혁명 위주의 프랑스 역사를 프랑스의 모든 것인양 알고 있었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를 읽으면 시, 공간을 초월해서 프랑스에서 거주하는 듯한 즐거운 착각에 빠져든다. 프랑스의 현재를 이만큼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은 단언컨데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가 유일하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172563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