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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오래 전에 읽고, 최근에 다시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
이른바 초베스트셀러라고까지 불리워진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연금술사>가 그 것이다.
<연금술사>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영적 구도서로 평가 받았다.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훈장을 비롯하여 유럽 각국의 상을 휩쓸었으며 2005년 베텔스만 그룹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에게 주는 'Direct Group International' 상의 최초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그러면 과연 연금술이란 무엇일까?
연금술(Alchemy)은 근대 과학 이전 단계의 과학과 철학적인 시도로 이루어졌으며 화학, 금속학, 물리학, 기호학, 약학, 점성술, 신비주의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값싼 철이나 납 등의 금속으로 금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일컫는데, 그 근거는 원소 변환설에 두고있다.
연금술은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중국, 고대 그리스, 로마, 이슬람 문명권, 유럽 등지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시행되어 왔지만 과학이라기 보다는 미신이나 마술에 가까운 것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특정 원소들에게 특정 에너지를 투사하면 원자의 핵이 변형되어 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으나, 실제 성공률이 매우 저조하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 방법으로 금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연금술의 어원을 통해 살펴보면, 그 의미는 '이집트 사람에게 주는 신의 창조물' 또는 '만듦의 학문'을 뜻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위의 연금술을 말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연금술은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꿰뚫어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길이며, 마침내 인간 각자의 참된 운명, 자아의 신화를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지, 금속에서 금만을 구하려고하는 자, 오로지 보물에만 집착할 뿐 자아의 신화를 몸소 살아내려고 하지 않는 자들을 일컬어서 실패한 연금술사라고 부른다. 반면에 성공한 연금술사들은 한결같이 '자아의 신화'를 끝까지 살아낸 사람들이었다. 인내하는 사람만이, 끈기있게 연구하는 사람만이 '위대한 업'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절대적인 영적 세계를 물질과 맞닿게 하는 연금술은 만물과 소통하는 우주의 언어이다.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부터 산티아고는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만물의 정기와 호흡하게 된다. 표지(標識)란 신과 접촉하는 개인적인 방법이며 이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저마다의 직관력을 개발하고 그러려면 실수를 범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주인공인 평범했던 양치기 산티아고는 마음의 속삭임에 귀를 열고 자신의 보물을 찾기위해 길을 떠난다. 마침내 보물을 찾기까지의 험난한 그의 여정은 고로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연금술의 과정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신비와 감동을 더하고 있다.
그는 힘겨운 여정을 통해 만물과 대화하는 '하나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고 종국에는 영혼의 연금술사로 거듭나게된다는 이야기다.
"사람이 어느 한 가지 일을 소망할 때, 천지간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네.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게. 그대가 여행길에서 발견한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때 그대의 보물은 발견되는 걸세." 라고 연금술사는 말한다.
성경에서 인용한 구절들과 용어들도 눈에 띈다. 이를테면, 샬렘의 왕, 우림과 툼밈, 마르다와 마리아의 일화, 백부장 이야기 등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환타지 영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왜 그를 일컬어서 사람들은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부르는지 알 수가 있게 해주는 책이다.
몇 번씩이나 읽어도 좋을 책이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귀중한 보물을 찾기 위해 멀고 험난한 여행을 떠났으나, 정작 자신이 찾던 보물은 여행을 떠나기 직전의 장소에서 발견하게 된다.그러나 그 모든 여정은 결단코 불필요한 여정이 아니었다.
어쩌면.....
산티아고에게 가장 귀중한 보물은 사막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 파티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