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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근대어문일체 형성과정
김채수 엮음 / 보고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 언문일치의 형성은 일본의 언문일치를 경험하면서 촉발되었고 일본 역시 서구의 언문일치를 경험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이 책에는 세 논자의 논문과 함께 일본에서의 언문일치 논의들을 번역한 글들이 부록으로 덧붙어 있다. 이들의 논의의 핵심은 언문일치가 근대화 혹은 문명화의 논리와 등가를 이룬다는데 있다. 그리고 언문일치를 형성함에 있어 신문과 소설의 역할에 주목한다. 중세 보편으로서의 한자가 권력의 위계와 서열을 표상하는 장치의 일종이었다면 민족어에 대한 자각은 그러한 서열화의 구분을 해체함으로써 '국민'을 창조하려는 논리와 맞닿아 있는 것다
언문일치의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단정의 표현과 시제의 표현이라는 담화체 문장을 통해 그것이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민권운동과 그 영향에서 쓰여진 정치소설과 대신문, 소신문의 기사 그리고 최초의 사실주의 소설인 후타바테이 시메이의 <부운>과 이후의 자연주의 소설들에 의해 언문일치가 완성되어 갔다. 한국에 있어서는 이광수와 김동인의 영향 그리고 한성주보와 독립신문과 같은 신문기사의 영향이 언문일치를 완성시켜나가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이 언문일치의 과정에서 한문을 배제해 나가는 쪽으로 진행되어 나갔다면 일본은 한문을 혼용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이는 일본어는 음소를 통해 표현된다는 특징에서 비롯된 차이일 것이다.
자유민권운동의 확산과 근대적 독자의 성립을 위해 언문일치가 기여한 의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