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기 사상운동의 두 가지로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로 구분하는 것은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중에서도 민족주의 우파 계열의 논리에 큰 영향을 끼친 '사회진화론'을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에서의 사회진화론은 <생존 경쟁론>, <유기체론>, <진화론>의 세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다위니즘을 사회철학으로 정립시킨 스펜서는 경쟁을 긍정하는 자본주의 논리를 합리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서구에서의 사회진화론은 인종주의와 결합하여 백인우월주의를 긍정하는 논리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에서 사회진화론은 개화, 근대화, 문명화의 논리로써 우승열패, 적자생존의 세계적 흐름인 제국주의 시대의 대응 논리로써 받아들여졌다. 이때 국가와 인종이 생존경쟁의 기본 단위로 설정되었으며, 문명화의 방법으로 도입된 것은 '모방', 특히 교육과 식산을 중심으로 한 서구 열강의 모방이었다. 진화의 방법은 생존경쟁에 의한 자연도태와 선택에 의한 인위도태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는 갈톤의 우생학에 영향받은 인위도태론에 큰 영향을 받았다. 또 대한제국기의 한국사회는 자유주의 조류와 국가주의 조류 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는 국가유기체론의 입장에서 개인주의의 가치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경쟁의 주체를 대한제국기에는 국가로 설정했으며 병합 후에는 민족 구성원 각 개인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진화의 주체 역시 대한제국기에는 소영웅을 병합후에는 중추계급으로 설정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경쟁의 주체를 민족이냐 국가냐로 구분해 전자의 경우 병합후 진화를 위해 계속 노력을 해 나간 민권론 계열의 해외 독립운동파를 지목할 수 있다면 후자의 경우는 병합후 패배주의로 흘러 친일의 길로 나아간 국권론 계열로 지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한국 사회진화론의 특징은 '인위도태론'과 '국가주의'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