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이라는 주체가 동양이라는 객체를 표상하는 학문적 전통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 되었다. 사이드는 방대한 자료의 분석을 통해 이슬람을 중심으로한 동양이 서양에 의해 정의 되어져야 할 부재로서 기능해온 연대기를 주의깊게 보여준다. 그의 어조는 절제되어 있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미국 학자로서(더군다나 그의 조국에서 정치활동까지 한 인물이지만) 그는 결코 분노에 찬 감정으로 서양의 불온한 태도를 비난하거나 하지 않는다. 책의 끝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오리엔탈리즘에대한 극복이 옥시덴탈리즘(서양주의)이 될 수없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저술 될 수 있었던 것은 편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학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시이드가 행한 분석은 이슬람이라는 지역에대한 서구의 재구성과 왜곡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 작업은 충분히 그 보편성을 인정 받을 수 있을것 같다. 영국과 프랑스 중심의 오리엔탈리즘이 최근에는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오리엔탈리즘이 제국주의의 논리로 병합되어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제국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이자 그에 앞서 제국의 시각을 갖도록 조장한것이 바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서구의 동양에대한 사유방식인 것이다. 이는 서구의 지배를 경험했던 제3세계 국가 모두에게 해당되는 귀납적 논리로 환원될 수 있다. 우리가 즐기고 있는 문화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는 무엇인가? 우리 학문의 지형학이 얼마나 심각한 종속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아는가? 출세주의와 결부된 영어와 인터넷에대한 터무니없는 기대들은 신자유주의로의 세계단일화라는 무서운 결과가 가져올 위험성을 알고 있기는한 것인가? 얼마전에 방한했던 프랑스의 진보적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는 이렇게 말한다. 신자유주의에 의한 미국 중심으로의 세계 재편은 문화의 자율성을 위협하고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불러 올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