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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문학 100년
유종호 외 지음 / 민음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바흐친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나 힘겹고 지루해서 집어든 책이었다. <현대 한국문학 100년>이라는 큰 제목 밑에 '20세기 한국 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소제목을 붙익고 있는 이 책은 대산문화 재단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의 논문과 토론문을 한데 모은 것이다. 제목이 시사하듯 한국문학의 지난 100년을 정리하는 자리인지라 그 양도 방대하다.(760쪽) 물론 100년이라는 시간을 논함에 있어 그 양은 너무도 적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의 뛰어난 학자들에 의해 총 8개의 주제로 심포지엄이 진행되는데, 하나의 주제에 두편의 발표문과 그에따른 두편의 토론문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짜여져 있다.
문학의 앞날을 준비하기위해 지난 세기의 흔적들을 들추어보고 그것을 다시금 정리하고 성찰해보는 것은 뜻있는 일이 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난 세기의 문학을 거시적인 틀 속에서 조망해 볼 수 있다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과거에대한 단수한 정리차원이 아니라 지난 100년의 문학을 비판적으로 되돌아 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 책의 미덕은 추가될 수 있다.
많은 논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것은 해박한 문학사적 인식으로 근대소설 형성기의 사적인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는 조남현 교수의 '한국 근대소설 형성과정과 작가의 초상'과, 2.30년대 계급문학론에서 6.7.80년데에 이르기까지의 진보적 문학흐름을 개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제세하고 있는 김병익의 '산업화 시대의 문학과 진보적 이데올로기', 김지하의 예를들어 민족문학론의 저변에 깔린 민족-민중문학의 파시즘적 성격을 고발한 김철 교수의 '민족-민중 문학과 파시즘', 이론적 개념적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적 관계를 창작의 실천적 작업속에서 상생적 관계로 탈바꿈시키자고 주장하는 최원식 교수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회통' 그리고 시를 중심으로 문학사 기술의 모순들을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는 유종호 교수의 '문학사와 가치평가'와 같은 논문들이다. 이들의 글은 뚜렷한 문제제기와 합당한 근거 제시를 통해 문학의 앞날을 위한 가치있는 조언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깊이있는 문제들은 앞으로 더많이 생각하고 논의함으로써 미래의 문학이 일으킬 수 있는 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