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과 민중언어 창비신서 88
미하일 바흐친 지음, 전승희 외 옮김 / 창비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 힘겹게 읽은 책이다. 예전에 문학과 지성에서 나온 '바흐친의 문학이론'이라는 논문집을 읽고 바흐친의 문학적 단편들을 접하면서 바흐친의 진보적이고 선진적인 이론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요즘들어 소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로소 읽게 된 책이었다.

'서사시와 장편소설', '소설 속의 담론', ' 소설 속의 시간과 크로노토프의 형식'이렇게 세편의 글이 실려있는데 나를 괴롭혔던 부분은 마지막의 글이었다. 바흐친은 소설언어의 다성적 성격에 주목하면서 이런 다성적 언어들의 이질성이 서로 대화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교향화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소설의 다성적 성격은 민속적 시간과 고대적 모형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한다. 바흐친은 또한 라블레를 이러한 소설언어의 성격을 가장 잘 구사했다고 보면서 그의 소설속에서의 웃음과 반권이적이고 비공식적인 언어의 가치전복적인 힘에 주목한다.

나를 괴롭혔던 '소설 속의 시간과 크로노토프'에서는 소설 속의 시간과 공간을 통해 소설의 장르를 구분하고, 작품외적 공간과 작품내적 공간의 경계지움과 이 경계의 침투를 통한 현실계와 상상계의 상호접촉을 이야기한다.

언어의 속된 측면에서 점잖은 권위적언어를 뒤집느는 힘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바흐친의 공은 혁명적이다. 바흐친은 나에게 더 많은 의혹과 질문을 남겼다. 또 얼마나 괴로워해야 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