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학 - 지식의 초점 6-003 (구) 문지 스펙트럼 3
박성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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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유시민의 100분토론'을 보니 노무현과 하순봉 의원이 출연해서 열띤 논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날의 토론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노무현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한 나의 반응의 이면엔 복잡한 수사적 메카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저자는 수사학의 개념(공시적 수사학)과 역사(통시적 수사학)을 분석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명쾌한 문체와 요약적 진술이 수사학 개론서로서의 가치를 더높여준다.

수사학의 개념을 정리하는 부분에서는 수사학을 크게 정감적 호소(파토스, 로고스)와 이성적 논증(로고스)의 측면으로 분류하고, 수사학의 기술적 요소로를 다섯가지 나누어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수사학의 역사는 고대수사학-고전 수사학-현대수사학에 이르기 까지의 과정을 고찰하며서 실천적 기술에서 제도적 학문으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하면서 수사학의 역사를 '줄어든 수사학'으로 보는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고대 희랍에서의 설득을 위한 언어의 기술에서부터 오늘날의 시학과 소통이론에 이르기까지 수사학은 중요한 기술 혹은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사학에 대한 연구가 그다지 활발하지 못하고 학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듯한데, 그것은 언로의 민주적 소통이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던 우리 역사의 질곡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사학의 정치성은 이런 의미에서 민주적인 언어 소통의 실천논리로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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