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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읽기 혁명 - 왜 지금 언론개혁인가?
손석춘 지음 / 한겨레출판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신문을 포함한 매스미디어를 통한 언론은 인류사의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개인적 삶이 공동체적 삶으로 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에서 매스미디어의 등장은 혁명적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매스 미디어를 두고 공동체적 삶을 통한 진정한 삶의 해방에 대한 지평을 마련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회의와 언론의 개혁을 통해 그러한 회의를 극복해 보려는 의지에서 손석춘의 글은 쓰여졌다.
한겨레신문의 여론 매체부장으로 있는 손석춘은 송건호, 김중배, 리영희의 계보를 잇고 있는 진보적 언론인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의 글들은 철저한 대중 지향성을 보여주는데, 족벌.재벌언론의 폐해를 고발하고 신문사의 소유구조를 비판함으로써 편집권의 독립과 건전한 언론구조를 정착시키기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언론개혁의 주체가 언론 노동자들 자신이어야 함을 역설하고 수구적인 보수세력들의 반동적 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진다.
언론을 움직이는 것은 언론 수용자들이 아니라 정치권력과 자본이다. 이 명백한 부조리에 대해 우리 지식인들은 어떻게 대항하고 있는가! 대항은 커녕, 언론에 기생하면서 자신의 기득권에 안주하고 지적 헤게모니를 유지하는데 급급한 것이 오늘날 대다수 한국 지식인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완전히 저버릴 수 없는 것은 양심적이고 비판적인 지식인들의 힘겨운 투쟁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데에 있다. 그들의 투쟁이 지성보다는 의지와 감성에 치우치고 있다는 현실적 한계는 분명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판적 담론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없는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내고, 억압적 현실의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다부진 의지가 절실하다. 희망을 잃지말고 절대적 신념을 견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