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김영민 지음 / 민음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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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문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다. 그것은 윤리적인 의식때문 만이 아니라 우리 인문학의 자기 정체성을 묻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인문정신의 글쓰기는 지금의 글쓰기 풍토를 반성하는데서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민의 논리는 단순화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서구 근대의 사유방식을 비판하면서 삶의 다양한 층위로서의 복잡성에 주목한다. 복잡성은 본질주의나 로고스 환원주의를 거부하는 상대주의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탈근대주으자들의 해체전략을 닮아 있는데, 상대주의적인 관점과 주변부에의 관심을 두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논리가 포스트모던한 논리와 상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것 같다. 만일 저자의 논리가 포스트모던의 상대주의와 큰 차별성이 없는 것이라면 포스트더니즘이 가진 한계를 답습할 수 밖에 없으리라. 저자의 고민도 어떻게 포스트모더니즘의 논리와 차별화된 자기논리를 정립하는가에 있을 것이다. 그 논의의 정당성을 따지는 문제는 가벼운 일이 아닌만큼 저자의 또다른 글들을 숙독해보아야 하겠지만 글쓰기의 반성적 성찰을 따지는 그의 문제제기만큼은 '일리'가 있다. 많은 배움을 얻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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