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기 문학비평 연구
송희복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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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문학비평사는 정치논리의 강한 영향 아래에서 전개되어 왔다. 그것은 격동기라 할만한 우리의 근현대사의 부침에 문학이 반응해온 결과이다.

이 책은 을유 해방에서부터 6.25전쟁까지의 5년을 '해방기'로 설정하여, 그 기간의 비평적 현상을 좌우익의 정치논리와의 연관을 고려하여 설명하고 있다. '해방기'는 '권력 구심의 부재, 역사 의식의 무중력, 문화적 진공'이라는 문학외적 제도의 관점을 추수한 김윤식의 '해방공간'이라는 용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용어이다.

해방기의 문학비평은 좌익의 선점으로 출발하여 우익의 승리로 마감된다.(남한의 관점) 해방공간의 정치적 위상은 좌익 계열에서 박헌영의 조선공산당 재건파가 여운형의 조선인민당과 백남운의 남조선신민당을 통합해가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박헌영의 8월테제(현정세와 우리의 임무)로 표명되는 인민민주의 민족통일전선의 결과 였지만, 이는 결국 좌우익의 통일을 실패하고 좌익만의 통합에 그친다. 임화의 주도하에 창립된 조선문학가동맹은 바로 그러한 정치적 정황과 대응하고 있다. 이 때 이같은 통합에 불만을 가졌던 인사들은 월북하는데, 이들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후 월북한 임화등의 남로당계 좌파를 숙청하는 주역이 된다.

조선청년문학가협회를 중심으로한 우파는 순수문학을 내세우면서 좌파의 이념지향과 정치적 도식주의를 공격한다. 이들 우파의 대표적 논객은 김동리와 조연현이다. 결국 이들은 객관적 정세로 인해 좌파에 대해 승리를 거두지만 이것은 쟁취한 승리가 아니라 주어진 승리였다는데서 불완전한 것이었다. 이 불완전함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우익 문학의 승리와 남북전쟁으로 말미암아 이땅의 문학은 반공이데올로기에 입각한 보수적 문학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다. 4.19는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는듯 한데(창비의 기념저작) 48년 단일 정부의 수립과 함께 내재화 되었던 진보주의 문학을 소샹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문학비평사의 전개는 이같은 적대적 대타관계의 긴장 속에서 전개되었고, 그로인해 우리의 문학은 그 긴장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진정한 민족문학의 건설은 바로 이 과도한 긴장을 완하시키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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