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공동체 -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나남신서 377
베네딕트 앤더슨 지음, 윤형숙 옮김 / 나남출판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까다롭게 읽은 책이다. 세계 정치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나에게 이 책의 내용들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나 민족주의에 대한 앤더슨의 참신한 생각들은 탁월했다. 민족주의가 근대의 산물이라고 하는 것은 굳이 그것을 '상상의 공동체'라 명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널리 인정되고 있는듯 하다.

민족주의가 유럽이 아닌 아메리카 대륙의 크레올에서 기원한다고 하는 주장은 모든 것이 유럽에서 시작된다는 유럽중심주의적 발상을 뒤집어 엎고 있다. 그리고 '구세주적 시간'(현재는 과거에 예언된 미래가 구현된 시간)에서 '동질적이고 공허한 시간'(시계와 달력에 의해서 측정되는 물리적 시간 안에서 동시에 존재하는 다른 사람들을 상상하는 시간)으로의 변화에서 민족주의의 출현을 찾는 방식도 참신하다. 또한 동질적이고 공허한 시간을 가장 잘 구현하는 것으로 소설과 신문을 들고 있는 것도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앤더슨은 '민족은 그 자신이 주권을 가진 것으로 상상되는 정치공동체'라고 정의 하고 있는데, 그 문화적 기원을 종교 공동체, 시간, 왕조의 영토에서 찾고 있다. 여기서 시간은 앞서 말한바와 같고, 종교 공동체란 조동일이 세계의 문명권을 나누면서 기준으로 삼았던 중세의 보편 종교를 의미한다.

민족을 상상하는데 있어 인쇄자본주의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민족을 상상하는 본질적인 토대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로운데, 이는 조동일의 관점과 유사하다.

이 외에도 관주도 민족주의에 관한 설명과 식민주의에 대한 설명도 주목해야 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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