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코모리 요우이치 외 지음, 이규수 옮김 / 삼인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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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진보적인 지식인 18명을 필진으로 하여 일본 내셔날리즘을 비판적으로 해부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으로 대표되는 극우주의자들의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그러한 반동적 이데올로기로부터 배제된 타자들의 복원을 지향하는 것이 편집의 기본 방향을 이루고 있다. 일본 극우들의 논리인 '자유주의 사관'의 문제점을 여러 방면의 전공자들을 통해 다각도로 비판한다. 특히 카토 노리히로의 <패전후론>이 가진 이분법적 논리의 기만성을 지적하고 있는 비판들은 일본의 전후 콤플렉스가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엿보게 한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의 구름> 속에 내재해 있는 국가주의 논리를 파헤치고, 이와 같은 논리를 재생산하는 극우주의자들의 편향적 논리를 비판하는 것도 흥미롭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본 군국주의가 저지른 범죄들에 대한 책임이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자신의 병폐를 치유하는 한 방도라는 지적도 참신하다.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 초민족주의와 해체주의를 방법론으로 하여 일본 극우들의 국가주의 논리를 분석한 이 글들은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이론적 모색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작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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