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소설의 이해
신형기 지음 / 실천문학사 / 1996년 10월
평점 :
품절


'공산주의 인간학'의 분석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북한의 소설들을 꼼꼼하게 읽고 그것을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북한의 소설이란 것이 당과 수령을 중심에 둔 교조적이고 유형적이라는 점, 그리고 그 성격이 신화적이라는 점 등을 비판한다. 루카치식으로 말한다면 자아와 세계의 결렬이야말로 소설 장르의 본질인데 북한의 소설은 '무갈등'을 특성으로 하는 낙관적유토피아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특이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북한문학의 정통성을 보장하고 있는 '항일혁명문학'을 저자는 북한 내부의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동구권의 몰락과 미 제국주의의 흥기)와의 갈등이 고조될 때 그 내부적 결집의 논리로써 설명하고 있다. 북한소설 속에서의 지식인의 위상 변화라든가, 새 세대 공산주의자들의 형상화, 그리고 과학적 환상을 다룬 소설에 이르기까지 북한소설의 핵심적인 테마들을 탁월하게 분석하고 있다.

90년대 이후부터 남녀의 애정문제나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와 도시선망의 세태들이 북한의 소설 속에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저자는 이런 변화들을 북한의 사회적 변화와 조심스레 연관지어 본다.

이 책에서는 북한문학의 한계와 문제점들을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는데, 그런 비판이 정치적 의도 없는 타당한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문학을 성찰하는 한 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문학의 작품들이 남한에서도 활발하게 소개되어 남한 비평가들과 연구자들의 본격적인 평가와 논의 또한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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