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잡았어 I Got It - 데이비드 위즈너
난 잡을 수 있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부모의 끊임없는 격려? 믿음?
무한한 실패에서 깨닫는 힘?
힘들고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수 있는 힘은 자존감이다.
스스로를 믿고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아이는 바라본다.
주저주저 무리의 곁을 맴돈다.
친하지 않아서인지, 붙임성이 없어서인지, 실력이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망설인다.
인원이 부족해서인지,
아이의 맘을 조금이라도 알아봐 줬는지 무리는 아이를 끼워준다.
포지션을 지정받고 신이 나서 달려간다.
야구광은 아니지만 중견수(?) 정도로 보인다. 뒤에 외야수들이 서 있는 것으로 봐서.
상대팀 타자가 힘차게 받아친 공이 아이 쪽으로 날아온다.
쉽게 잡을 수 있는 듯한데 그만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 버린다.
상대팀은 좋아하고 같은 팀원들은 속상해하기도 창피해하기도 한다.
또다시 기회가 왔다. 공은 아이 쪽으로 날아오고 이번에는 정말 잘 잡을 수 있을 듯한데,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 기둥이 앞을 가로막아 놓치고 만다.
이쯤 되면 야구장에 웬 걸림돌이 이렇게 많지 싶은 게 이상하다.
아이가 걸려 넘어진 건 실은 아이의 불안이다.
놓칠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불안감이 장애물을 만들어 냈다.
실재하는 장애물은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불안이 가져오는 장애물은 더 피하기가 어렵다.
이제 날아오는 공은 열기구만큼이나 커졌다. 불안이 자신감을 잡아먹고 간이 콩알만 해 진 형국이다.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 버릴 만도 한데,
다시 용기를 끄집어 내어 도전한다. 멋진 녀석^^
그리고 결국은 해낸다.
내가 잡았어!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아이의 얼굴은 밝다.
웃고 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밝은 미래가 보인다.
즐기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아이의 성장이 보인다.
함께 즐기고 있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기고 지고, 상관없이 그저 함께 달려나가는 이 순간이 좋다.
처음부터 아이 곁에서 응원하듯 함께 하던 새들도 힘차게 날아오른다.
지켜봐 주고 응원하고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는 새들은 불안과 반대에 있는 용기의 상징이지 않을까.
타자가 친 공이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가 수비수의 글러브에 잡히기까지는 실은 길어야 10초를 넘기지 못한다.
정식 야구장이 아닌 동네 아이들이 뛰어놀 듯하는 운동장이라면 더 좁을 테고.
그 짧은 찰나의 순간.
불안하고 두렵고 무섭지만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아이에겐 100초보다 더 길지도 모른다.
어쩌면 순수한 아이라서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용기로 도전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실패해도 게임에 져도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중요한 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니까.
친구들과 어울려 뒹굴고 깨지고 땀 흘리고 웃고 즐기는 게 소중한 거니까.
인종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문제 될 건 없으니까.
모두가 그저 함께 야구를 하고 싶은 아이들이니까.
이 글은 시공주니어에서 제공한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