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 도발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생각노트
조진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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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디자인이란 수많은 제약을 극복하면서 비로소 그곳에서만 실현가능한 매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매번 다른 제약 조건과 대지가 가진 잠재적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공간, 구조,형태,재료 등 건축을 구사하는 여러 측면에서 미지의 끝자락까지 고민을 끌고 나가는 것이 바로 건축이다. 


결국 창조는 역경 속에서 태어나는 법이다.



건축 초반에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으나 의도대로 실현되지 않는 법이다. 간혹 예외가 있어 의도에 가까운 완성이 일시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용자와 관리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면서 원래의 명료함은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라고 하였다.



도시의 기능을 단순히 기능적으로 구분하고 영역화 해오던 것으로 부터 탈피하여 고유한 영역들 사이의 규정짓기 모호한 틈새 공간이나 가능성에 비해 저이용되는 주변 영역의 새로운 잠재성에 주목할 때이다. 나날이 포화되어 더이상 틈이 없을 것 같은 도시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대양한 가능성의 여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생각이 막히면 가르다이아에 간다

알제리의 수도에서 남쪽으로 사하라사막의 오아시스에 위치한 가르다이아는 독특한 형태의 집락을 형성한다. 종교적인 박해를 피해 남아프리카의 지중해 해안으로 옮겨와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일거에 만든 이른바 요새 도시이다. 실로 한 폭의 입체주의 회화를 보는 듯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이마을은 198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1930년대 알제의 도시설꼐에 관여하던 현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도 가르다이야에 매료되어 수차례 방문한 기록이 있다. 그곳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오아시스 도시의 독특한 건축형태, 관개농업, 교통체계 등에 대해 여러 메모와 스케치를 남겼다. 그는 주변에 꽤 자주 " 생각이 막히면 가르디아에 가보라"고 했다고 하니 이 곳은 수많은 건축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원천이었을 것이다. 사진을 보니....생각이 막힐 때 가고 싶을만한 곳이 맞는것 같다.



우리나라 건축법에 보면 건축이란 건축물을 신축,증축,개축,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건축법 1조는 건축은 문화의 표현이다. 건축적 창조성, 건물의 품격, 주변 환경과의 조화, 자연적 경관, 도시환경 및 건축 유산의 존중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라고 한다. 새로움을 통해 과거를 포용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혁신적인 발상 자체가 건축에 있어서 프랑스의 고유한 전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주거공간인 성냥갑을 탈피한 이색적인 장소들에 우리는 열광하게 되었다. 이처럼 균짏화에서 벗어난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아져야 우리 삶은 풍요로워지고 도시는 활력을 띨 것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이 현실화되는 미래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우리 삶을 담는 도구로써 건축물의 한계는 특정장소에 기반한 고정된 구조물이라는 것이며 자동차의 한계는 협소한 공간적 제약과 운전자의 행위적 제약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의 새로운 기술도약에 힘입어 이러한 이분법적 제약과 구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건축물과 모빌리티, 나아가 모빌리티간의 상호결합을 통해 우리삶의 방식이 확장된다.우리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거리와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운 유목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도시에서도 도로나 철도위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지어 활용하고 있다. 교통정체를 심화시키지 않으면서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아우토반 위의 대형아파트나 도쿄 미나토구에 주상복합건물이 그러하다. 도시 공동화가 진행되던 일대의 대규모 복합건물이 들어서면서 인구유입이 크게 늘어났다. 오사카의 16층 규모게이트 타워 빌딩 또한 건물 5층을 고속도로가 관통하도록 설계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옥상에서 감상하는 영화, 채석장에서 바라보는 전망

몇해전 뉴욕과 런던 도심 일대 건물 옥상에서 목욕과 영화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목욕탕 극장 행사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드립니다라는 호오로 방치되었던 건물 옥상을 시민에게 개방해 밤하늘의 별과 도시 야경을 배경으로 영화와 음요를 즐기는 것이었다. 예술가들은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통해 매력적인 이벤트를 만들고 그것을 향유하는 주체또한 한계가 없다. 우리는 사라진 마당의 기능을 옥상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삭막한 도시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내는 하늘마당이 될 수 있다. 옥상의 적극적인 개방과 활용은 시민의 일상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적 측면에서 태양광과 빗물을 저장하고 텃밭으로 시걍을 생산하는 부수적인 가능성도 지닌다.

왜 낙원상가를 부수지 않고 재생했을까? 재생을 위한 설계의 핵심을 원칙없음이었다. 그러나 당초 6개월이었던 사업이 주민의 목소리르 경청하며 듣다보니 1년을 넘어갔으며 고정된 원칙이나 선입견을 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대안을 만들게 되었다. 결국 핵심의 가치에 도달하여 사적영역을 그대로 둔 채 단순히 껍데기만 포장하는 방식을 피해 낙원상가가 수직도시이므로 입체적인 도시재생의 방법을 택하였다. 그것이 단순히 낙후된 것을 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쓰이지 않은 유휴공간의 가치를 발견해입체화하는 것이었다. 20년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안 라카통과 장 필립 바살은 기존 건물을 부수지 않는 원칙으로 주목을 받았다. 건축은 드러내놓고 표현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하고 유용해야 하며 그 속에서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조용히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낙원상가는 철거의 대상이었으나 비록 아름답거나 편하지 않을지라도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제약을 해결하고 다시 도시와 우리 삶에 열리도록 하는 것이 건축이 가진 힘이다. 












시대를 담은 공간, 앞선 생각을 답은 건축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 시간이 완성한 건축, 바이엔코르프 백화점

- 볌죄소굴이 된 고급아파트와 세게 최고층의 수직형 빈민가

- 족보 없는 건측ㅇ,; 위대함, 모라이

- 최고의 관광도시가 된 쇠락한 탄광도시 빌바오

- 관광지가 된 우드랜드 공동묘지

- 오사카의 상진, 도시의 큰 나무 프로젝트가 놓친 것

- 콘서트홀, 수영장, 공원이 들어선 지하세계

- 옥상 목욕탕에서 즐기는 영화 한 편

- 물이 새는 좋은 건축, 윙스프레드 주택

- 건축가가 독창성 넘치는 건축을 설득하는 법

- 영화 메트로폴리스가 상상한 100년 후 미래도시

- 그리스도 대성당을 둘러싼 70년간의 헤프닝

- 불필요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킴벨미술관

- 사방이 뻥 뚫린 주차장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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