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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없이 신앙인으로 살기
방영미 지음 / 북랩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종교의 역할은 막대하다. 그럼에도 목이 마른지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각자 세를 확장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기업들의 사업 확장 욕심과도 비슷하다.
문제는 종교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의 폐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종파가 아니거나 자기영역이 아니면 사탄으로 매도하거나 사이비로 단정 짓는 비이성적이고 반종교적인 행위를 종교지도자들이 앞장서 행한다, 사이비나 사탄으로 규정지을만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충분한 근거도 없다. 자기기준에서 아니면 아닌 거다.
기독교를 왜 개독이라고 공공연히 표현할까? 지극히 이기적이고, 권위적이며, 편협적이고 독선적이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목사와 기타 종교인들이 그렇다. 종교를 업고 혹세무민하며 권력을 탐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종교가 타락하고 목사나 스님들의 부도덕과 불의, 지극히 세속적인 행위에 신자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
「종교 장사치들을 욕하기 전에 나는 그들에게 의지하고 있지 않은지, 그들의 권위를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세상을 더욱 불공정하게 만드는 종교권력을 방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방영미 작가가 『종교 없이 신앙인으로 살기』(2019, 2 북랩)에서 한 말이다,
저자는 사회학을 전공하고 국문학을 마쳤다. 그래도 자신이 어리석다는 판단에 공부하면 현명해질 줄 알고 신학석사 종교학박사학위까지 받았으나 여전히 현명과 지혜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는 종교학자다.
종교와 신학을 공부해도 세상이 어렵고 인간의 어려움은 떨쳐지지 않았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 이라는 판단 하에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나누고 싶은 동기에서 이 책이 출간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신은 없는 것이 아니고 죽은 것이다. 이 말은 무신론자들을 연대시키는 촉매재가 아니고 유신론자들의 자각을 촉구하는 각성제라고 방영미 작가는 강조한다.
신도들은 왜 목사들에게 맹목적이며 헌금을 거부하지 못하는가? 반드시 십일조를 내야 하는지? 성금의 과다에 신심이 비례한다는 근거가 합리적이라 보는지?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부? 종교지도자들의 속세인보다 더 세속적인 타락과 위선의 불편한 진실을 가감없이 직설화법으로 토해내고 있다. 아울러 평범한 신자(도)들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믈 자각하지 않으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경고한다.
종교문제뿐 아니라 2018년을 강타한 미투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병리현상, 정의, 휴머니즘과 페미니즘의 올바른 이해가 전제되어야 올바른 사회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종교지도자들에게는 뼈아픈 성찰을, 신도들에게는 자성과 각성을 촉구하는 저자의 외침은 합리적 근거와 반론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 내포되어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종교인과 신도를 자처하는 분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끝으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몇 군데 발췌문을 옮겨본다.
『세월호 사건에 우리가 분노하고 절망하는 건 우리한테 일어난 일이기에 그럴 뿐, 되려 먼 거리의 비극은 나의 삶을 견디는 위로마저 되는 게 잔인한 진실이다.』 p28
『신심이 강하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가 잘 안 된다.그들의 언어가 자족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옥은 멀리 있지 않다. 상대가 내말을 오해하고 나 역시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현실, 이곳이 유황불 활활 타는 지옥이다.』 p77
『권력자들 편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종교지도자는 예언자가 아니라 종교 사업가입니다. 종교 사업가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종교업체를 위해 영업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이 예언자행세를 한다면 그것은 죄악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죄를 짓도록 방조하거나 일조하는 신자들도 그 죄악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 p152
『언제 어디서 만나도 특별하지 않은 익숙한 존재, 가끔은 빨리 만나고 싶은 그런 자연스런 존재, 그런 게 죽음이라면, 죽음을 일부러 찾아다닐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피해 다닐 필요도 없는 딱 그런 존재가 죽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P170
『그간 저주받고 협박받은 것 때문에 두렵고 억울해서 종교를 외면하고 싶다면 이제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신앙을 찾아보라. 그간 세뇌 받은 교리와 설교가 한심하고 괘씸해서 종교를 증오하게 됐다면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자기 목소리를 들어보라. 내가 종교에서 무엇을 기대했는지, 나는 자신에게 변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떳떳한지.』 P196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