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자유로운 삶을 위한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장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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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우리의 상식을 늘 파괴하는 사유의 소유자이다.
그의 책은 우리가 그동안 걸어온 삶의 길목에서 한 번쯤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얽매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p38 <해제>중에서

동양 철학에 관한 고전을 읽고 싶었는데 이번에 장자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논어와 장자 등의 내용을 추리고 편집한 책도 많지만, 김원중 작가가 옮긴 <자유로운 삶을 위한 고전 장자>는 원문을 그대로 완역한 책이라고 한다. 해설과 한자를 그대로 실은 점이 마음에 든다. 한글 번역본이 막힐 때 원문의 한자와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자의 책은 우화가 많아 유가, 법가, 묵가 보다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택하기도 했다.

장자는 기원전 369년 출생, 기원전 296년 사망(기원전 372년 출생, 기원전 289년 사망이라는 설도 있음)한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학자이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많은 학자와 학파가 태어나 제자백가(諸子百家) 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의 유명한 사상으로는 공자, 맹자, 순자의 유가(인의예지 중시), 묵자의 묵가(평등한 사랑을 중시), 한비자의 법가(법치주의를 중시_진나라 시황제가 국가를 다스리는 학문으로 채택) 그리고 노자와 장자의 도가(무위자연 주장) 등이 있다. 장자는 맹자와 동시대 사람이었다. 그러나 서로 도가와 유가라는 다른 식의 학문을 하였다.

기원전에 태어난 학자라, 장자에 대한 기록은 백 프로 정확하지 않다. 책에서도 연구자에 따라 장자의 기록이 조금씩 다르다고 나온다. 장자는 송나라 몽지역의 말단 관리였다고 한다. 당시 몽이라는 곳은 송나라, 초나라, 위나라가 국경을 맞댄 곳으로 송나라, 초나라, 위나라가 전쟁을 치르며 번갈아 지배했고 한다. 장자도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부상당하고 죽어나가는 걸 보며 무위도식을 주장하지 않았을까 보다. 자연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보면 인간 또한 하나의 자연일 뿐인데 이렇게 싸우며 영토를 차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자유로운 삶을 위한 고전 장자>는 곽상(郭象)이 주석하여 분류한 판본을 따라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 총 33편으로 구성했다. 내편이 장자가 직접 쓴 것이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의 제자들과 후세의 사람들이 쓴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편의 구문에는 장주라는 이름이 나오고, 외편과 잡편에는 장주를 높인 장자라는 호칭이 나온다. 이 책은 내편 소요유부터 앞에서 순서대로 읽거나, 잡편의 마지막 편을 먼저 읽고 내편 소요유부터 순서대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자는 우화를 통해 깨달음을 준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라, 직접 발언을 할 경우 위험부담이 있어 우화형식을 빌어 간접적으로 이야기 했다는 말도 있다. 장자에 나온 우화와 이야기로는 우리가 익히 하는 장주와 나비의 이야기(내편 제물론 편), 백정 포정의 이야기(양생주편), 혼돈의 이야기, 큰 물고기 곤과 큰 새 봉의 이야기 등이 있다. 내편에 나온 내용이 뒤의 외편과 잡편에도 반복되어 사고를 확장시킨다. 장자의 우화는 이야기만으로도 재미있고 읽고 난 후 생각할 거리를 준다. 곤과 봉만이 훌륭한 것일까, 하루살이와 작은 메추라기는 무시당해도 되는 것일까? 내가 사람이고 나비가 아니라고 어떻게 장담할 것인가. 자유롭게 살던 소는 부잣집에 들어가 온갖 행복을 누렸지만 결국 제물로 생을 마무리한다. 소가 조용히 밭에 있었다면 주어진 수명대로 살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권세를 누리다 살 것인가 조용히 천수를 누를 것인가, 쓸모가 있는 것이 좋은가 쓸모가 없는 것이 좋은가, 그리고 그 쓸모는 누구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 등......

장자를 읽을 때 서문을 읽고 편마다 있는 해설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는다면 장자를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물론 기원전 중국의 인물들과 정치 사정들, 한자들이 얽혀져 있어 마냥 쉽지 많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분들의 강의를 함께 들으면 장자, 그가 말한 자유로운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기존 유가에서 배운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이 있어 즐겁게 읽었다.

(휴머니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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