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여행은 어릴 적 보석상자같이 반짝이는 느낌입니다. 맞벌이로 바쁘셨던 부모님, 그중에 기동력을 갖추셨지만, 가족보다는 친구가 우선이셨던 아빠로 여행은커녕 가족나들이도 변변히 가본 적이 없었어요.
어릴 때 친구들이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이야기 할 때의 부러움, 나도 크면 꼭 여행 가야지 했던 다짐, 여행을 준비하고 떠났을 때의 설렘과 기대감이 담겨있는 보석상자.
그 보석상자를 올해는 열어보질 못하고 있어요.
언제부터인가 여행이란 말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기 전까진 주말마다 또는 남편의 휴가마다 우리 가족은 떠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이번엔 어디 갈까? 국내로 해외로 돈과 시간만 주어지면 여행 다니던 우리 가족이 올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외출을 했던 나날들. 심지어 지금은 다른 도시에 있는 친척을 만나기도 어렵게 되자 여행이 그립다 못해 일상이 갑갑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