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공주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5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5
안너마리 반 해링언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난한 나라의 공주로 태어나 긴머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나 머리때문에 제약을 받았던 공주 이야기는 참 우울하다. 특히 그 머리는 마치 가난한 집의 장녀로 태어나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과 가정을 책임져야했기 때문에 결혼도 제맘대로 못했던 우리 언니들과 이모들의 모습처럼 생각되어 짠하다. 긴머리 공주도 그 머리때문에 답답하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거짓 소문을 흘린 아버지가 여러가지 선물을 받고 부자가 되자 자기 의지대로 서커스 남자와 함께 도망을 가 버린다. 서커스 남자가 머리를 잘라주어 서커스 공연을 하며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는 공주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나는 이 공주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왜 스스로 머리를 자르지 않았을까? 서커스 남자에게 머리 자르는 것을 의지했어야 할까? 그리고 서커스 남자는 공주의 머리를 왜 단발로 자르지 않았을까? 나는 그 머리가 마치 굴레처럼 느껴저 공중 그네를 타고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조차 그녀가 책임져야할 의무의 길이로 생각이 되어 우울한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단지 머리가 긴 공주가 신기해서 이 책을 좋아한다. 난 이 책을 읽어줄 때마다 약간의 짠한 느낌을 받아서 이 책을 종종 숨겨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