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는 멋진 왕자 레너드와 결혼하여 멋진 성에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고 사는 아름다운 공주다. 그러나 어느날 성에 못된 용이 처들어와 성과 옷을 불태우고 테니스 라켓을 든 왕자를 잡아간다. 아무 것도 걸칠 것이 없던 엘리자베스는 길가에 뒹굴는 종이 봉지를 대충 걸치고 왕자를 구하러 간다. 공주의 결연한 의지 때문에 이 장면이 참 귀여웠다. 공주는 용을 적당히 칭찬하고 구슬려 완전히 다운시키고 왕자를 구하지만 외모 지상주의 왕자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공주의 행색만 나무란다. 은혜도 모르는 뻔뻔한 놈이다. 그 다음이 아주 통쾌한 장면이다. 엘리자베스:'너는 겉만 번지지리한 껍데기야. 너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하며 넓은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간다. 난 이런 공주가 좋다. 용기와 지혜로 당당하게 자기 앞에 놓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공주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의 모습! 그런 의미에서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잘 쓰는 말이 '씩씩 공주'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직 어려서이다. 그저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처음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첫째 아이는 첫 장면의 엘리자베스가 입은 드레스때문인 것 같고 둘째는 용이 나오는 것이 신기해서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생소하지 않게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체화했으면 한다.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고 유쾌하다. 엘리자베스는 아름답다. 그리고, 용과 왕자 사건을 기회로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녀의 외모는 그녀의 내면속에 있었던 당당함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용기와 지혜로 자기 앞에 놓인 어떠한 어려움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이 그녀의 겉모습에 그대로 투사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진짜 공주다.우리 아이들이 내면과 외면이 진짜로 아름다운 씩씩 공주로 자라나길 바라며 이 책을 유쾌하게 읽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