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당장 스크래치 기법을 흉내내보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는 아마 없을 듯 하다. 덕분에 방바닥이랑 아이 옷이랑 꺼멓게 되고 고 까만 손바닥 벽지에 닿을까봐 빨리 목욕탕까지 갔는데 막판에 둘째가 떠억하니 손바닥 도장을 찍고 말았다. 우하하! 모두 따돌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크레용들처럼 까만 크레용도 자기 색깔에 주눅들지 않고 자기의 역할을 찾아서 서로 잘난척 우기는 크레용들과 화합하여 멋진 불꽃 놀이를 연출해내는 장면이 생생하다. 아주 귀여운 크레용들이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다. 외로운 크레파스에게 적절한 자기 역할을 코치해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준 샤프 형의 지도와 조언이 자칫 상처받을 뻔한 까만 크레파스에게 힘이 되었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또 내가 만난 아이들에게 샤프 형같은 필요 적절한 조언과 충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족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스크래치 기법에 도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