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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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듯 써내려간 글이 이렇게 사람을 끌어들일 줄이야. 한번 잡으면 그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소설이다.
스토너라는 사람때문에 가슴에 돌하나 얹은것 처럼 답답하고 슬픈건 그의 삶을 이해하기때문일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까, 그의 인내와 침착함과 무관심함에 숨겨진 아픔을 보면서 내 아픔의 비슷함을 보아서일까?
스토너의 마지막 물음처럼 우린 무엇을 기대하고 사는 걸까?
읽은 후 여운이 오래가는 작품이다.

- 어머니는 삶을 인내했다. 마치 생애 전체가 반드시 참아
내야 하는 긴 한 순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p.9)

- 이제 나이를 먹은 그는 압도적일 정도로 단순해서 대처할 수단이 전혀 없는 문제가 점점 강렬해지는 순간에 도달했다. 자신의 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과연 그랬던 적이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떠오르곤 했다. 모든 사람이 어느 시기에 직면하게 되는 의문인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의문이 이토록 비정하게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이 의문은 슬픔도 함께 가져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신이나 그의 운명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반적인 슬픔이었다(그의 생각에는 그런 것 같았다). 문제의 의문이 지금 자신이 직면한 가장 뻔한 원인, 즉 자신의 삶에서 튀어나온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나이를 먹은 탓에, 그가 우연히 겪은 일들과 주변 상황이 강렬한 탓에, 자신이 그 일들을 나름대로 이해하게 된 탓에 그런 의문이 생겨난 것 같았다. 그는 보잘것없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배운 것들 덕분에 이런 지식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우울하고 역설적인 기쁨을 느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심지어 그에게 이런 지식을 알려준 배움까지도 무익하고 공허하며, 궁극적으로는 배움으로도 변하지 않는 무(無)
로 졸아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였다.(p.251~252)

- ˝나는 자네가 내게 ‘줄‘ 수 있는 것이나 내게 ‘할‘수 있는 행동에 대해 조금도 신경을 써본 적이 없어. 전혀˝(p.359)

- 넌 무엇을 기대했나?그는 자신에게 물었다.(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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