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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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천장. 모서리에 달린 스피커에서 끊임없이 댄스가요가 흘러나왔다. 누군가 양동이에 소음을 담아 우리 머리 위로 쏟아붓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옆자리의 학생들이 몇십 분째 누군가를 맹렬히 헐뜯는지라 나는 그만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개가? 그 교수랑? 어머, 어떻게 그래? 타인이 아닌 자신의 도덕성에 상처 입은 얼굴로 놀란 듯 즐거워하고 있었다. 나도 잘 아는 즐거움이었다.- p.153

- 그러니까 이선생도 앞으로 ‘눈 흘기는 척 침 흘리는‘ 인간들을 조심하라고.
공정한 척 우아하게 비판하지만 실은....
곽교수가 비정하게 혼잣말하듯 중얼 댔다.
몸살이 날 정도로 부러운 거지.- p.163

- 익숙한 것과 헤어지는 건 어른들도 잘 못하는 일 중 하나이니까. 긴 시간이 지난 뒤, 자식에게 애정을 베푸는 일 못지않게 거절과 상실의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의무란 걸 배웠다. 앞으로 아이가 맞이할 세상은 이곳과. 비교도 안 되게 냉혹할 테니까. 이 세계가 그 차가움을 견디려 누군가를 뜨겁게 미워하는 방식을 택하는 곳이 되리라는 것 역시 아직 알지 못할 테니까.- p.190

-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가진 도덕이, 가져본 도덕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 p.199

-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 자리에 누울 땐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돼 있거든.-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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