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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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목울대로 확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사막에서 만난 폭우처럼 난데없는 감정이었다. 곧이어 내가 살아 있어. 혹은 사는 동안 누군가가 많이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아는, 혹은 모르는 누군가가 나 때문에 많이 아팠을 거라는 느낌이. 그렇게 쉬운 생각을 그동안 왜 한 번도 하지 못한 건지 당혹스러웠다. 별안간 뺨위로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p.44)

- ˝힘든 건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기다리는 게 지겨운 거였어˝(p.277)

- 요즘 저는 하얗게 된 얼굴로 새벽부터 밤까지 학원가를 오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해요.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p.297)

김애란의 소설은 참 아프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헤어나올 수 없는 불행의 굴레에 갖혀 있다. 이러한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들이 현실에서도 존재한다는것이 무섭다. 나와는 멀게만 느껴지는 불행들이 지금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도서관 제일 구석 자리에 1년 넘게 앉아 공부하고 있는 청년의 현실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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