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픈 삶의 자국

 

파친코, 이민진

 

파친코역사가 우리를 망쳐놓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것은 곧 어려운 시기에 문제가 많은 나라에 태어났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p.392) 저자가 30년에 걸쳐 쓴 책으로 재일교포의 아픈 삶을 표현 해 놓았다. 재미가 있어 가독성이 좋은 책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가 오늘과 미래의 열쇠이기에 과거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유성룡은 징비록을 써서 임진왜란의 아픔을 기록했다.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마음에 새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일본에 지배받은 우리 민족은 다시 약소국으로서 설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우리 선조들은 목숨을 바치며 독립운동을 하고 죽어갔다. 강제징용, 위안부문제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재일교포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아픔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없이 현재가 없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집착해서도 안되지만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살았던 저자가 이러한 책을 썼다는 것은 놀랍다. 이 책과 함께 드라마도 함께 보면 좋다. 파친코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역사를 알아간다는 반증이다.

 

파친코는 운명을 알 수 없는 도박이라는 점에서 재일교포들의 삶을 상징하는 좋은 은유라고 할 수 있다. 뜻밖의 횡재를 할 수도 있지만 일시에 모든 것을 잃고 파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친코 운영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줄 수는 있으나 야쿠자와의 연관성 때문에 폭력적 이미지가 강했다. 당연히 지역 사회에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없었지만 재일교포들은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없기에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들에게 파친코는 돈과 권력과 신분의 상승을 가져다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p.390)

 

파친코에 등장하는 재일교포들은 모두가 정체성의 혼란을 겪거나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교포 3세조차 일본인이 될 수 없고 영원히 조선인 취급을 받지만, 조국에서는 또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고국으로 돌아간 조선인들도 달라진 게 없어. 서울에서는 나 같은 사람들을 일본인 새끼라고 불러. 일본에서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근사하게 차려입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대체 우리 보고 어떡하라는 거야?“(p.392)

 

현대에 와서 재일외국인들의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일본 사회에는 아직도 재일외국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남아 있다. 어디 일본뿐이겠는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차별이 존재하는 게 맞는걸까? 차별 없이 누구나 공정한 대우를 받는 세상은 이상에 불과한 걸까?(p.3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