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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학년 2반 전설의 애벌레 ㅣ 첫 읽기책 19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25년 10월
평점 :
4월 말, 교실에 배추흰나비 알이 왔던 날이 떠올랐다.
교실에 ‘반려 애벌레’가 생겼다며 아이들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노란 알에서 노란 애벌레가 태어나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고 환호했고, 돋보기를 들고 애벌레가 알을 파먹은 흔적을 발견하며 신기해했다. 케일 잎을 먹으며 점점 초록빛을 띠는 모습에는 모두가 응원을 보냈다.
그러다 5월 초, 때와 맞지 않는 추위로 잘 자라던 애벌레들이 갑자기 많이 생명을 잃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몇몇 애벌레를 아이들이 얼마나 애타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는지 모른다. 스무 마리 가까이 있던 애벌레가 다섯 마리만 남았던 그때의 기억은 교실에 오래 남아 있다. 우리의 정성과 응원에도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는 번데기까지는 되었지만 끝내 나비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알게 되었다. 애벌레가 그냥 나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설의 애벌레』를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 역시 신기하게도 그날을 함께 떠올렸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전설의 애벌레를 걱정하고 조마조마해하면서도 끝까지 응원한다. 그리고 마침내 나비가 되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한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번 애벌레가 모험을 떠나는 장면에서 재미와 긴장을 함께 느끼고, 알에서 애벌레가 되어 나비가 되는 과정이 결코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애벌레가 수많은 사건을 거쳐 간신히 나비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생명의 신비를 이전보다 더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조용히 키워 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