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닐 :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
마이크 에번스 지음, 박희원 옮김 / 안그라픽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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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닐의 역사와 뒷이야기, 풍부한사진자료, 본문의 단정한 번역이 돋보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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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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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자신을 성찰하고 영화로 상처를 추스르고 영화에서 삶을 모색하는 작가의 시간들은 표현처럼 금쪽같이 순수하고 보석처럼 영롱하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리고 덮어 두고 다음 장을 상상하다 보면 우리는 많은 삶의 순간들을 스치고 말았다는 회한에 사로잡힌다. 아프지만 그만큼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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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시경 - 배혜경의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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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 버린 시간들이 아쉽다고들 하지만 그 순간들에 대한 회한일 뿐 갈무리된 기억속의 시간들은 훨씬 소담하고 따스하며 때론 쓰라리다. 꽃그림자가 영롱하기도 하지만 때론 처연하듯이...

한 편 한 편 책속의 글들을 올려다 보고 내려다 보며 따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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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를 찾아라
배혜경 지음 / 수필세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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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필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문학작품에 대한 관심이 적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유독 수필은 경원하게 여기고 살았다. 꾸미지 않고 무지를 드러내 놓고 말하면 먼저 근래 쏟아지는 수필의 제재에 대해 공감은커녕 관심도 생기지 않은 때문이었다 개인사 얽힌 과거 인연에 대한 것이거나, 고향이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 시사나 세속에 대한 표박하는 정서의 표현이거나 뻔한 교훈적 언사로 마무리 되고 마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 때문에 글을 쓰고 있는지 적어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동기에 대한 자각은 있기나 한 것인지 과연 자신의 글이 다른 이에게 어떤 울림이라도 줄 것인지에 대한 성찰은 해보기나 한 것인지. 


 내용이 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에서 헐뜯은 내용에 대해 신기주의에 파묻힐 일도 아니고 보면 어디 문학작품의 제재로 언급되지 않은 것이 또 어디 있으며 그리 새로운 제재는 늘 어디서 찾을 것이냐고 충분히 핀잔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개성이 묻어나는 문체라도 돋보인다면 그로써 감동할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근원수필까지 가지 않고 수필의 한 장르인 기행 수필만 놓고 보더라도 최남선의 ‘심춘순례’, 교과서에서 익히고 감동했던 정비석의 ‘산정무한’, 곽재구의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김 훈의 ‘자전거여행 1,2’까지 몇 문장만 떼어 놓고 읽어도 어느 작가의 표현인지를 대충 가늠할 수 있는 경지까지를 바라는 것이 과욕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무취무미의 문장들을 나열하면서 자신의 표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조탁은 있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거나 수필 한 편을 읽고 나서 단 한두 문장도 가슴에 남지 않는 수필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점도 한 범부의 수필에 대한 몰이해를 부채질해왔다고 생각한다.

 

 배혜경의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는 최근 끝까지 읽은 몇 안되는 수필집 중 한 권이다. 먼저 질박한 소재들이 눈길을 끌었다. 쇄사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꾸미지 않고 보여주는  성장기 기억에 대한 채색(‘블랙’, ‘봄은 오지 않는다’, ‘달리기를 위한 변명’, ‘브라보 유어 라이프’), 상처와 치유(‘두 번째 사진’, ‘옷깃’, ‘그 남자의 방문’, ‘빚꾸러기’), 잔잔한 일상의 시선(‘막장’, ‘책장을 넘겨주는 여자’, ‘청포도’, ‘앵두를 찾아라’, ‘얼룩’, ‘사실은’ 등)들이 적어도 억지로 짜내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유년 시절도 되돌아 보며 웃음을 머금기도 하고 감추기에 급급했던 내 삶의,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체’하거나 ‘있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뻔한 되풀이가 아니어서 울림이 있는 것이었다. 


 “누구든 마음에 빗장 하나쯤 걸고 산다.”(비녀 중 15P), “세상 모든 색을 품고도 침묵으로 눈부신 블랙의 진수를 체화하기에 나의 블랙은 너무 찬란한, 욕망 너머의 무엇이기에.”(블랙 중 20P), “겨울이 가야 봄이 오는 게 아니라 봄은 겨울 안에 늘 둥지 하나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봄은 오지 않는다 중 24-25P), “’엄마, 달이 자꾸 쫓아와.‘ 야릇한 공포와 희열로 달뜬 목소리가 어깨 위 저만치에 달을 달고 들어 왔다. 그건 미지의 땅을 디딜 말랑말랑한 내 발끝에 안내등일 수도 있지만 등짝을 짓누르며 달리기를 종용하는 빛덩이였는지도 모른다.”(달리기를 위한 변명 중 43P), ’자만과 자책으로 착각과 권태가 불쑥불쑥 고개를 쳐들고 하수구의 비누거품처럼 싸구려 욕망이 들끓을 때면 청포도 한 알을 굴려서 깨물어 볼 일이다. 우리의 시절,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에.“(청포도 중 46P), ”오늘도 우리는 인연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간다. 옷깃이 스치며 부르는 바람의 노래다.“(옷깃 중 57P)... 내가 그녀의 수필집에 그어가는 밑줄친 표현들의 일부분, 작가의 개성이 그려내는 촘촘한 직조의 흔적들, 소소한 공감과 감동의 표현들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수수하면서도 누르스름한, 그러면서도 짜임새 고운 안동포로 지어 낸 여인의 저고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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