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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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말을 한다. 요즘은 1인 방송이 보편화되어 일반인들 누구나 원한다면 카메라 앞에서 말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정치인들은 거친 언사나 막말을 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대통령의 실언 논란이 여러차례 기사화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옆에서 듣기 거북할 정도로 친구들끼리 욕설로 시작해서 욕설로 마무리 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폭언과 차별 발언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모인 나부터도 어른답지 않게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거친 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듣고 말하며 살고 있지만 모두가 "잘" 말하거나 " 잘" 듣는 것은 아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떻게 말을 해야 "잘" 말하는 것일까?
베스트셀러인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의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의 후속작,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를 읽으며 잘 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이 책은 화법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고, 말을 잘 하려면 자기 말을 의식하고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말도 글처럼 문제점을 없애고 장점을 발전시키면 나날이 성장할 수 있으며 나아가 '말 같은 글'을 씀으로써 글쓰기의 어려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며 글은 자연스럽게 자주 내뱉고, 말은 신중하게 꾹꾹 눌러 쓰자고 말한다.
그의 글은 편안하게 쉬이 읽힌다. 책 한 권을 이렇게 말하는 듯이 간결하게 써내려 갈 수 있음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은 1장에서는 경청에 대해, 2장에서는 말하기의 기술, 3장에서는 관계를 다루는 말하기 연습을 그리고 4장에서는 견고하게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목차에서 보듯이 다양한 상황에 따른 말하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세세히 풀어나가지만 기억하고 싶은 부분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말을 잘 듣는 수준 6단계>
1단계. 말귀를 알아먹는 단계-> 이해력이 좋은 수준
2단계. 알아먹은 내용을 요리할 줄 아는 단계 -> 분석력이 좋은 수준
3단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말을 이끌어내는 단계 -> 비판력이 좋은 수준
4단계. 말하는 사람의 처지와 심정을 헤아리고, 숨은 의도와 욕구, 목적 등을 파악하는 단계 -> 공감력이 좋은 수준.
5단계. 들은 내용과 다르거나, 그보다 높은 수준의 생각을 떠올리는 단계 -> 창의력이 좋은 수준
6단계. 들은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글로 쓰거나 행동에 옮겨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단계 ->실행력이 좋은 수준
p.32

<말을 잘하기 위한 6단계>
1단계. 계기; '나도 저 사람처럼 말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 그 순간이 변화의 계기가 된다. 2단계. 동기; 동기는 내가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무수히 많은 계기 가운데 붙잡은 그 무엇이 동기가 된다.
3단계. 목적; 말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4단계. 자존감; 자신이 잘할수 있는 말의 비중을 넓혀가며 집중하자.
5단계. 기회;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말을 자주 해보는 것이다.
6단계. 즐거움; 말하기를 즐기고 말하면서 느끼는 성장의 기쁨을 즐겨야 한다.
p.42~53

<말의 매너 3가지>
"좋은 태도와 매너에서 피어나는 말의 향기는 그 어떤 향수보다 향기롭다."

1.예의
2.배려
3.존중
p.66~67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잘해야 한다.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연결하고 결합하고 융합해서 하는 게 우리의 말이다. 기억하지 못하면 좋은 생각도, 영감도, 통찰도 떠오르지 않는다. 재료가 없는데 무슨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며, 퍼즐 조각 없이 어떤 퍼즐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단 말인가.
p.112

"경험은 나이만큼 있다"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그것이다.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할 이야기, 자신의 스토리가 쌓인다. 경험을 말하는 것은 개인의 경험을 사회 자산으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개인의 경험은 삶의 자본이다. 경험은 드러내고 말할수록 불어나 모두의 자산이 된다.
나의 경험을 음미하고 반추하며 성찰하는 삶, 그런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 그리고 그 열매를 공유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p.124~127

"질문 역량이 말하기 실력이다"

질문하면 답을 얻고 정보를 얻고 지식을 얻는다. 질문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신을 성장시킨다. 뿐만 아니라 질문을 받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질문하면 상대가 마음을 열고 내 말에 귀 기울인다. 질문은 상대의 생각을 촉발시키기도 한다. 질문으로 관심을 보여주면 관계도 돈독해진다.
질문한다는 것은 단지 알고 싶다는 것 이상이다. 대충 살고 싶지 않다. 더 나아지고 싶다. 숙고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p.140~145

"필요한 말은 반복해야 한다"

반복은 믿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사람은 같은 얘기를 여러번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게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반복해서 말하는 자신에게도 최면 효과를 일으킨다. 사람은 누구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가 한 말에 책임감을 느낀다. 말이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고 추동한다.
마음속에 있는 목표를 꺼내보자. 되고 싶은 모습대로 말해보자.
말 뿐만이 아니다. 어떤 일이든 거듭하다보면 머리가 아닌 몸이 체득하게 된다. 좋은 습관이 만들어지고, 습관의 반복은 기적도 만들어낸다.
p.161~164

실언, 폭언과 막말, 차별발언, 망언등을 조심해야 한다. 말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말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글쓰기처럼 말하는 것이다. 말하기의 즉흥성을 뒤로 하고, 글쓰기의 신중함을 앞세우면 말이 단정해진다.
p.206~211

"비판을 잘하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체와 부분을 함께, 과거와 미래까지 연결해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인격을 공격하는 것은 금물이다. 상대의 장점과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비판은 끝까지, 꾸준히 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시작과 완성은 비판으로 이루어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 p.235~6

순차적으로 읽으면서 '경청'과 '잘 말한다는 것'의 의미와 방법를 정리해보고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이 책을 가까이 두고 그때 그때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가며 읽고, 의식하며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말을 바꾸려는 노력만으로도 삶이 바뀔 수 있다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들 노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말 닮은 글, 글 닮은 말을 하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책을 지원받았지만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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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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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는 독일의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프리랜서 작가로 전향한 조피 크라머의 첫 번째 소설이다. 출간과 동시에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16년에 영화로 제작되어 독일 영화 흥행순위 9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소니 픽처스가 리메이크 해서 2023년에 전 세계에서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도시 자체가 야외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독일 뤼네부르크가 배경이다. 함부르크에서 동남쪽으로 50Km 떨어진 이곳 뤼네부르크에서 살고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클라라의 사랑하는 남자친구 벤이 1월의 어느 날 클라라와 다툰 후 발코니에서 추락사 하고, 남겨진 클라라는 상실감으로 슬픔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를 보낸다. 뭔가가 바뀌어야 다시 삶의 활기를 느낄 수 있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벤과 그의 죽음에 얽힌 생각에 잠기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에 짓눌리는 날들이 흐르고,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위로와 걱정과 격려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유리벽을 만들어 외로운 날들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라라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으로 벤에게 문자를 보내며 차츰 마음을 안정시키기 시작하는데 그 문자는 통신 장애로 함부르크에 사는 스벤에게 도착한다.
스벤은 유능한 경제부 기자지만 연인인 피오나의 배신으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클라라의 문자 메시지에 점점 마음을 쓰게 된다. 처음에는 어떤 낯선 이의 삶을 들여다 보는 상상 여행이었다면 점점 클라라의 로맨틱한 감수성에 반하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그녀를 찾아나서게 되고 결국 둘은 과거의 상처를 잊고 사랑에 빠진다.

오랜만에 봄에 딱 어울리는 로맨틱 소설을 읽으며 설레이는 시간을 보냈다. 사랑을 시작하기 전 사샤를 상상하는 스벤의 마음이 잘 묘사된 장면을 읽을 때 특히 유쾌하고 즐거웠다.
시작은 한겨울의 메마르고 갈라진 땅처럼 약간의 쓸쓸함과 우울감이 느껴지지만, 겨우내 꽁꽁 얼어있다가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봄 새싹처럼 점점 푸릇푸릇한 초록을 내보이더니 이내 싱그러워지고 화사한 사랑이야기를 마음껏 꽃피울 수 있는 결말이라 더 좋다. 방송작가의 소설이라 그런지 책을 읽는 것이 아닌 편하게 누워 한 편의 드라마를 관람한 느낌이다. 올해 개봉한다는 영화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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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4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똥벌레 여행 파브르 곤충기 4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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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는 프랑스의 교사이기도 했으나 수학, 물리, 생물학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의학사 자격과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그는 위대한 [파브르 곤충기]의 저자이며 노벨문학상의 후보에까지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문학성을 갖춘 곤충학자다. 그가 곤충의 생태를 연구하며 쓴 이 대작을 재미있는 동화로 엮어 새롭게 탄생시킨 책이 열림원어린이의 <<파브르곤충기>>시리즈다.
그 중 <<파브르 곤충기 4: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똥벌레 여행>>은 왕쇠똥구리 신기한손이 똥덩이로 공을 만들고 집으로 운반해 가는 여정을 그리는 동화다. 그 과정에서 왕쇠똥구리가 어떻게 공을 만드는지,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 집 만들기뿐만 아니라 똥을 좋아하는 다양한 딱정벌레목의 곤충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파브르 곤충기 4: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똥벌레 여행>>은 160페이지 가량 되는데 a5용지보다 살짝 작은 귀여운 사이즈인데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화사한 색감의 그림이 있고, 중간중간 리듬감있는 노랫말도 나와서 어린아이들도 부담감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
📖 짝짓기를 한 긴다리쇠똥구리는 함께 일을 한다. 똥을 도려내고 단단하게 다듬고 완두콩 크기의 공을 만든다. 운반할 때도 역시 함께하는데 암컷이 몸이 크기 때문에 앞장을 서서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공을 굴리고, 수컷은 뒤에서 밀어준다. 그렇게 하면 공이 구르는 사이에 더욱 단단하게 뭉쳐지고 겉에 흙이 묻어서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알 집을 만들때도 암컷이 땅을 파는 사이에 수컷이 공을 꽉 잡아주고 공이 들어갈 정도로 구멍을 내면 암컷이 공을 끌어당기면서 구멍을 점점 깊게 파고 수컷은 흙이 무너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위에서 공을 살짝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서로 도와서 구멍속으로 들어가고 집이 작기 때문에 암컷이 알 집을 만들기 시작하면 수컷은 밖으로 나간다.
여름에는 똥 더미 속에서 더위를 피하고, 겨울에는 땅속에서 겨울을 난다.
📖 왕쇠똥구리는 애벌레를 키우기 위한 알집을 만들 때는 가축의 똥 중 가장 영양분이 많은 양의 똥으로 고르고 수분을 조금 포함하여 찰기가 있는 것을 선택한다. 꼼꼼히 공을 만들고 공 안에 다른 놈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핀다. (귀한 똥을 풍뎅이붙이나 작은 똥풍뎅이들이 안에 들어있다면 다 먹어 버릴 테니까. )깨끗하다고 생각되면 정성껏 알 집을 만든다. 공 표면을 잘 다듬고 알집이 집 속에 옆으로 놓인채 움직이지 않도록 만든다. 알 집은 나중에 겉은 말라서 딱딱해져 눌러도 흠이 생기지 않고 속은 애벌레가 먹어야 하니 부드럽다. 알 집은 전체적으로 매끈한 서양배 모양인데 목 부분에는 섬유질 같은 것이 까칠하게 붙어있어서 공기가 흘러 들게 한다.

📖 왕쇠똥구리 애벌레는 알 집 방의 벽을 갉아 먹으며 자란다. 알 집 목 부분의 얇은 벽을 먹으면 구멍이 날 수도 있기에 태어난 방의 구석부터 갉아 먹고 중앙인 둥근 부분을 먹는다. 구멍이 나면 바깥의 공기가 들어와 알 집이 건조해지고 부서질 수도 있기 때문.

📖알을 낳고 바로 떠나버린 왕쇠똥구리와는 달리 스페인뿔쇠똥구리 엄마는 네 달 정도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 집 옆에서 기다려준다. 알 집에 금이가면 왕쇠똥구리는 스스로 수리해야하지만 스페인뿔쇠똥구리는 엄마가 옆에서 수리해주며 보살핀다.

🪲곤충의 생김새를 상세히 묘사하고 있어서 스토리에 빠져서 읽다보면 스스로 쇠똥구리가 되어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자연스레 긴다리쇠똥구리나 목대장왕쇠똥구리, 넓적뿔쇠똥구리, 금풍뎅이등등의 딱정벌레목 곤충들에 관련된 지식도 저절로 습득하게 되고. 곤충에 더 깊은 애정의 싹이 자라 주변에서 늘상 보던 곤충들도 이제는 하찮게 보지 못할 것 같다.
왕쇠똥구리 신기한손은 여정에서 친구와의 다툼이나 배신같은 고난도 겪지만 용기있게 맞서고, 늘 즐겁게 일하고, 모든 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궁금한 것은 질문하며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다. 우리가 가져야하는 삶의 태도를 신기한손 이렇게 몸소 보여주니 그 여정을 함께한 아이들의 삶에 분명 그들 나름의 씨앗이 심어질 것이다. 그 싹이 잘 움트게 돕는 건 스페인뿔쇠똥구리처럼 부모의 역할일 수도 있고, 왕쇠똥구리 신기한손의 알 요술손처럼 안전한 장소만 제공받는다면 스스로 싹을 틔우고 자라날 수도 있다.
동화책이지만 아이와 함께 읽는 부모도 곤충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철학적으로 사유하게 하는 책이다. 어린아이에겐 읽어주고, 초등아이와는 함께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으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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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읽혔다 -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는 행동의 심리학, 개정판
앨런 피즈 지음, 황혜숙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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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는 행동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당신은 이미 읽혔다>는 약간은 섬뜩한? 제목과 함께 샛노란 책 표지에 또렷한 눈 모양이 인상적인 책이다. 처음엔 제목에 관심이 갔다. 행동의 속 뜻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거니, 정도로 생각했지만 저자들은 말보다 바디랭귀지가 더 정직하고 영향력이 크다고 말해서 처음엔 조금 의아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과연 음성언어보다도 더 영향력이 클까? 근데 생각해보니 전화상이 아닌, 상대를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말'보다 표정이나 태도에 더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내가 아이들과 겪는 상황만 보더라도 뚱한 표정으로 "예~" 할 때와 "예~"라고 말하기 전에 이미 표정이나 행동에서 기분좋은 긍정의 모습이 비춰질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기고 마음이 놓이니까.
이렇게 영향력이 큰 몸짓에도 '말'처럼 단어와 문장, 마침표가 있다며 몸짓의 조합을 읽어내야 한다니 새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저자들은 90%의 사람들이 4분 안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4분 안에, 최대한 긍정적인 몸짓 언어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대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로 화상의 생활이 시작되어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도 제대로 드러내야 하니 몸짓언어는 더욱 필요하다고.
<당신은 이미 읽혔다>의 저자는 앨런 파즈와 바바라 피즈로 인간행동 전문가 부부라고 한다. 2006년에 이미 출간되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몸짓 언어의 바이블이라는데 나는 이제서야 개정판으로 접하게 됐다.
<차례>
1장. 몸짓
2장. 손
3장. 미소와 웃음
4장. 팔
5장. 손짓
6장. 거짓말
7장. 시선
8장. 영역
9장. 다리
10장. 일상의 몸짓
11장. 흉내내기
12장. 담배,안경,화장
13장. 방향
14장. 구애와 유혹
15장. 자리
16장. 직장

이처럼 16장에 걸쳐 우리 몸을 세분화해서 우리 몸짓의 숨은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얼마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악수의 종류나 미소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도 몰랐고, 자리에 착석할 때 앉을 자리 선정부터 내 손동작 하나하나, 내 발의 모습이나 향하는 방향 그 하나하나에 숨은 뜻이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 해봤다.
개인적으로 9장의 구애와 유혹 부분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없다. 읽으면서 '좀 너무 간 거 아닌가' '와~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고 느꼈지만 그 외 팔짱이나 미소, 시선 등은 이미 우리가 자주 들었던 내용도 있고, 새로 알게 되는 사실도 많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은지까지 알려주니 심리학 책이지만 자기계발서의 느낌도 강하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는 일반적인 만남이나 부부관계나 직장생활에서도 활용하면 좋은 몸짓 표현을 담고 있어서 타인의 태도를 보고 그의 생각을 짐작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면서 일일이 상대에게 보여질 나의 모든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의식하고 통제하려고 애쓴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바디랭귀지 관찰자들처럼 몸짓 표현 방법을 제대로 익히고 활용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반인들이 타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굳이 그렇게까지 공들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손가락질이나 팔짱끼기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은 기억하고 삼가하는 게 좋겠지만 이 정도는 '예의'에 벗어나는 태도와 비슷해서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 어쨌거나 상대의 바디랭귀지를 주의깊게 의식하고 해석하되 항상 그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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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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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리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라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누군가와 반드시 '관계'를 맺게 된다. 그 무리의 관계속에서 울고 웃으며 행복함을 느끼고 슬픔과 외로움도 느끼게 된다. 좌절과 성공을 맛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의 생은 죽음이라는 끝이 있다. 언제부턴가 주변 사람들때문에 상처받지 말고 자신을 더 생각하고 먼저 챙기기 위해 인간관계를 어느정도 끊어내는 것에 관한 조언들이 쏟아지지만, 그에 앞서 관계를 원활하게 잘 만들어가도록 애쓰는 게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서로 믿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진심으로 위해주는 마음을 모든 관계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한 발짝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면 조금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고 언젠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정이 깊은 친구가 옆에 한 명만 있으면 힘들 때 위로와 용기를 얻고 힘을 낼 수 있다. 반대로 우정을 나눌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면 인생은 참으로 쓸쓸하고 외로울 것이다.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씨를 만나 봐>는 우정에 관해서, 시간의 흐름에 관해서, 배려에 관해서, 실패에 관해서, 긍정적인 표현의 효과에 관해서, 용기에 관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다보면 어느새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마법같은 책이다. 친절한 상어씨의 배려하는 마음이 바닷속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낸다.
자, 이제 음악을 들으며 친절한 상어씨를 만나러 바닷속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책 뒤쪽에 큐알을 찍으면 음악이 나온다 ♬ 음악을 켜고 깜찍한 일러스트로 표현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면 영어 표현도 같이 볼 수 있음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우정과 사랑,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종의 바다 생물들이 귀엽고 익살맞게 풀어내며 감동을 주는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씨를 만나 봐>는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와 함께 아무 쪽이나 펼쳐서 한 페이지만 읽고 그 주제를 매개로 이런저런 생각만 나누어도 풍성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기분 좋아지는 책>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 읽고나서 보니 옮긴이가 같았다.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씨를 만나봐>의 작가는 처음 접해서 그런지, 아이들과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 언급되서 그런지 특이하게도 작가보다 번역가가 더 친숙하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친절한 상어이야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면 <기분 좋아지는 책>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지만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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