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부자 할머니
박지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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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부자 할머니>>는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하고 뉴스레터 '래빗노트'를 발행하며 '신문읽기특훈'을 진행중인 박지수 작가의 책이다.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워킹맘 캐릭터인 지윤이 동네의 부자 할머니 정여사를 만나서 재태크와 부자의 애티튜트를 배우며 돈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위한 성장의 계단을 오르는 내용을 담은 경제 소설이다.

절약이 중요하다는 뻔한 내용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는데 나도 모르게 마치 내가 지윤인양 감정이입이 돼서 푹 빠져버렸다. 특히 워킹맘이라면 '마약같은 월급'이라는 찰떡같은 표현에 폭풍공감을 할 것 같기도 하다.^^

대기업을 다니며 열심히 일해온 지윤은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진급에서 미끄러진 이후로는 건드리면 톡하고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날들을 참아가며 출근을 이어간다. 하지만 지윤의 딸 별이가 네 살에 접어들던 때 별이를 봐주시던 친정어머니의 몸이 안 좋아지시면서 육아휴직을 낸 지 한 달째 되는 어느 날 약국에서 우연히 부자 할머니인 정여사를 만나게 된다. 지윤은 정여사처럼 여유있고 평안한 노후를 꿈꾸게 되고 정여사를 만날 때마다 부자의 애티튜트까지 유심히 관찰하며 그녀를 롤모델로 삼게 된다. 정여사는 예의바르고 열심히 사는 지윤에게 재테크의 본질을 설파하며 실전 투자를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통 경제관련 책 중에서 초급 입문자용 책들은 "절약"과 "종잣돈 마련"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 부자 할머니 정여사의 철학은 다르다. 정여사는 돈은 낭비없이 모아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데 써야한다고 말한다. 돈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고 잘 써야한다는 말이다.

사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투자를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투자'라는 것에 아예 관심이 없던 나도 20대 중반 첫 직장에서 급여를 받기 시작하면서 급여 통장을 만들고 은행 직원의 추천으로 그때 한창 붐이 일던 몇 가지 적립식 펀드를 추천받아서 가입했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추천해주는 대로 가입한 것이다. -50%라는 손해를 봤고, 결혼 초에는 주식으로 큰 돈을 완전히 날리기도 했다.
이렇게 몇 번의 투자 실패로 더이상 투자 상품은 눈길도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적금 통장에 성실히 모으기만 했다.
무로료 주식을 알려준다거나, 부동산 컨설팅 해주겠다는 사람들은 100% 사기꾼이라며 나같은 쌩초보자를 위해 정여사는 이렇게 말한다.
"살아가면서 한두 번의 실수는 하기 마련이야.
중요한 건 그걸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나느냐지.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마. 지나간 일을 자책하고 곱씹는 시간에 앞으로 돈을 얼마나 잘 벌고 불릴까를 고민하는 게 좋아. 그리고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100% 믿지마.
그 사람도 잘 몰라. 스스로 이해가 안 되는 투자에는
돈을 넣는 게 아니야. " p.63

"겁이 나서 멈췄을 때 그게 가장 나빴던 거야.
그때 멈추지 말고 어떻게든 더 공부를 하고 더 회복했으면
지금 내공이 더 쌓였겠지. 투자는 평생 공부해야 해."

투자란 자신의 돈과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안의 철학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투자란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오를 것을 사는 것이라며 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는 게 위험한 거지, 투자 자체는 위험한 게 아니란다. 근데 몇 번의 실패를 겪은 나는 그동안 '투자란 위험한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만들어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투자를 하지 않고 지나온 긴긴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달라졌을까?

자동차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는 '저축에 있어서 자가용은 최대의 적'이라는 소비의 관점으로 접근하기에 늘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데 내가 꼭 차가 있을 필요가 있을까? 이런게 낭비가 아닐까?'라는 죄책감을 마음 한구석에 가지고 있었는데 워킹맘의 현실을 잘 아는 정여사는 아이가 아침마다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도록 운전을 배워서 학교에 대려다 줬다며 여자들한테 운전은 필수라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운전이 무섭다면 장거리 운전은 잘 못해도 돼.
시내에서 도어 투 도어로 움직여.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해. 그렇게 시간을 밀도감 있게 알차게 써봐.
운전만 해도 다른 사람들 2~3일에 할 일을 하루에 모두 압축해서 할 수 있어." p.69-70

"재테크를 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주식책부터 사볼 것이 아니라 철학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 "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건 사람들이니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시작의 움직임도 꿰뚫어볼 수 있다." "음식은 비쌀수록 좋은 재료를 쓰니 좋은 걸 적게 먹자." "자기보다 낮은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부자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기에 비용을 지불해 타인의 시간을 이용하고 자신의 시간은 압축적으로 활용한다." 이것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 어른으로서의 자세를 두루 갖춘 정여사의 철학이자 애티튜드이다.

​그외에도 정여사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배당주, 공모주 청약이나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 달러 투자에 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긴 어려워. 그래서 나는 예측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 투자한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편이니까.
그냥 흐름을 봐. 금리와 환율이 움직이는 걸 보면 대강 경제가 흘러가는 방향이 보여. 그리고 그걸 좇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관찰할 수 있어." p.159

나도 책을 읽을 땐 밑줄 긋거나 인덱스를 붙이고, 다 읽고 나면 노트에 정리를 해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마치 지윤이 노트한 듯 <책 속의 명언>이 정리되어 있어서 왠지 더 현실감이 느껴졌다.

정여사의 조언들은 모두 나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이것도 저것도 다 괜찮다는 지윤의 남편 성철조차 어쩜 그렇게 내 남편과 닮았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30-40대 여자들은 소설속 지윤에 공감하며 위로도 받고 미래도 설계하며 즐거운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재테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재테크는 특별한 게 아니야.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어야 해. 그래야 일상도 투자도 잡을 수 있거든." p.21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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