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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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한 그림체와 간결하지만 가볍진 않은 문장이 어우러진 요시타케 신스케의 스케치 에세이.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요시타케가 일상에서 느끼는 '욕심'을 그리고 있다. 욕심이라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에세이가 담아낸 욕심은 생각이 많은 어른의 귀엽고 소소한 욕심이다. '감사를 촉구하는 담당자'가 있어 적절한 때에 적절한 감사의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든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욕심이 이렇게 많다니 싶다.

 

귀여운 만듦새처럼 귀엽고 일상적인 에세이지만, 마냥 귀엽기만 한 책은 아니다. 읽다보면 작가가 동화책 작가답게 일상에서 많은 순간을 캐치해내고 거기서 뻗어가는 생각도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가지는 다양한 욕심 혹은 욕구를 관찰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해 잠시 고찰해볼 수 있는 독서였다.

 

책이 얇고 글자 크기도 큰 편이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두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꺼내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씩 꺼내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아도 좋을 책이기도 하다. 생각이 정리되면서 동시에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요시타케의 신기한 능력이 돋보이는 에세이였다. 

 

-실제로 좋은 일이 없더라도 '행복 예감'만 있다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p45)

-중요한 날과 아무 생각 없이 잠이나 자고 싶어서 자버린 날, 드라마틱한 날과 아무런 드라마도 없던 날, 양쪽을 같은 무게로 바라보고 싶습니다.(p139)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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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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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 유작을 엮은 책. 모든 종류의 사랑의 근본이자 핵심인 '삶에 대한 사랑'을 다룬다. 아무래도 철학서이다보니 추상적인 단어들에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찬찬히 내용을 소화하면 책장을 덮을 때쯤엔 꽤나 뿌듯한 기분이 든다.


전통적인 믿음이나 유명 철학자들에 반박하며 '현대인'이 어떻게 삶을 대하고 있는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재정립한다. 프롬이 생각하는 현대인은 자연의 창조라기보단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삶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제목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곧 대부분의 현대인은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을 내포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정치, 경제, 사회, 노동 등과 연관지어 정신분석학적으로 설명한다. 심리학과 정신분석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끝까지 읽으면 사랑의 철학자가 말하는 삶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현대인의 삶에 대한 장황한 분석을 모두 읽고 프롬의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인은 만성적인 무력감, 불안, 소비, 공허한 분주함의 악순환에 갇혀있다.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선 이러한 수동성의 상태를 인식하고 활동성을 키워야 한다. 프롬이 말하는 활동성이 무엇인지 이 짧은 서평을 통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이 수동성을 인지하고 활동성으로 나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아가 불안하고 나약하면 자기 안에 뿌리를 내릴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다.(p109)
-갈등은 감탄의 원천이며, 자신의 힘과 흔히 '성격'이라 부르는 것을 키우는 원천이다.(p139)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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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
김성수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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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글을 쓰며 살아간다. 매일 일기 한 줄조차 쓰지 않는 사람도 말이다. <글쓰기명상>의 저자는 우리 모두 매일 스마트폰이라는 여섯번째 손가락으로 타인과 소통하며 짧은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 일상의 글쓰기라는 활동을 다소 낯설고 어려운 명상과 접목시킴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행복을 쟁취하길 바란다.

 

쉽게 말하면 글쓰기명상은 생각을 끊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면으로 알아차리고자 하는 것이다. 명상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생각을 비우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글쓰기명상은 갖가지 생각을 끊기 위해 오히려 이를 알아차리고 문자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글쓰기명상을 위한 워밍업 활동부터 본격적인 글쓰기명상 토픽 3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시간이 많다면 저자가 안내하는대로 직접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휴식 시간이 될 것이다.

 

글쓰기명상의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쓴 글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원칙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내면의 목소리와 나의 입말을 온전히 문자화할 수 있다. 마음 속에 막연히 떠다니던 생각과 감정들에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은 그 자체로 치유가 된다. 정리된 글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째 매일 쓰고 있는 일기의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일기를 하루의 매듭짓기로 규정한다. 우리는 일기를 통해 내가 내 삶의 리더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습관처럼 생각 없이 쓰던 일기가 조금은 소중해진 느낌이다. 하루 끝을 좀더 정성스럽게 매듭짓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아마 이 책을 완독하면 일기든, 편지든 조금이라도 끄적여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결코 어렵지 않은 글쓰기라는 명상을 통해 올해는 행복을 더 적극적으로 채집하고 쟁취하길 바란다.

 

-행복이라는 감성은 전쟁과 질병, 대량 학살의 인류사를 비집고 20세기를 어렵사리 넘어온 감로수 같은 정서다. 그러므로 당신이 애써 채집하지 않으면 허공에 흩어지고 마는, 아직은 조금 낯설고 궁색한 감성이기도 하다.

-매듭은 예외 없이 가두고, 담고, 정리하고, 풀어내어 다시 살펴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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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마이크 둘리 지음, 권경희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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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 저자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딸에게 전하는 잠언집. 딸이 처음 사는 인생에서 알아두면 좋을 아버지의 따뜻한 조언들이다. 아버지가 딸을 위해 쓴 잠언집이라 하면 시트콤 <모던 패밀리>의 필이 대학 기숙사로 떠나는 헤일리에게 건네주었던 잠언집이 떠오른다. 에피소드 후반부에 헤일리는 그 책을 펼쳐보고 미소 짓는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도 이 책을 펼칠 때면 언제든 환한 미소를 지을 것 같다.

 

한 사람을 아끼는 마음에 쓴 책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다. 자신이 지금껏 배우고 느꼈던 바를 아낌없이 알려주기 위해 말들을 골랐을 생각을 하니 애틋하기도 하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깨달음은 많지만, 주로 불확실성을 즐기고 침체기를 겁내지 말며 너는 사랑받는 존재임을 항상 떠올리라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들은 저자의 딸에게뿐만 아니라 입시와 취준 등의 흔히 어두운 시기라고 생각되는 삶의 한 단계를 겪고 있는 한국의 청춘들에게도 많은 위로가 될 것이다. 특히 3장과 4장이 나를 포함해서 조급함을 느끼는 많은 청춘들에게 뭉클하게 다가올 것 같다.

 

저자의 말을 좀더 완벽히 이해하려면 저자의 이전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은 고민이 있을 때, 사랑할 때, 지칠 때, 행복할 때, 정체가 느껴질 때 등 삶의 어떤 시기에 어떤 페이지를 펼쳐 보아도 위로와 격려가 될 만한 책이다. 2022년 한국의 한 독자인 나에게는 막연한 용기를 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모두 다른 감상을 가지겠지만, 분명 많은 독자들이 기분 좋게 책장을 덮을 것이다.

 

- 부모님과 신의 사랑은 내가 나이기 때문에 존재한다. (p275)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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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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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필독서 리스트에 꼭 등장하는 <사피엔스>를 만화로 읽을 수 있는 책. 때로는 줄글만 가득한 책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대화가 내용을 더욱 잘 전달한다. <사피엔스>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거나, 읽다가 포기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설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그래픽노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설명이 갖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Vol.2는 문명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농업혁명과 사회의 질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뉘고, 1부에서 농업혁명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인류에게 안정과 풍족만을 가져다 줬을 것 같은 농업혁명이 실은 덫이었다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즉 인간의 개체수만 늘렸을 뿐 기근, 질병, 폭력 등 많은 부작용이 뒤따랐다. 밀을 길들이기 시작한 것을 악마와의 계약으로 표현할 정도. 진화적 성공을 DNA 사본 수로 평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 <사피엔스>를 처음 읽어보는 나에겐 굉장히 새로웠다.

 

사실 1부보다는 문명을 떠받치는 허구의 질서에 대해 다루는 2부, 3부가 더 흥미로웠다. 흔히 전통적이고, 생물학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의 가치와 질서가 사실은 모두 허구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 민주주의, 기독교 등 모든 것이 상상의 질서일 뿐이며 이것이 어떻게 실제 질서로 작동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 신화, 가부장제 등 2021년의 인류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오래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는 부분도 특히 관심 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작가가 가축의 동물권에 많은 관심이 있어 보였다는 점과 그래픽노블의 등장인물의 다양성이다. 최대한 성별, 인종, 출신, 외모가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고자 한 노력이 보였다. 수만 년 전의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책에 적합한 선택인 것 같다. 

 

-복잡한 감각과 감정을 지닌 소, 닭, 사피엔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진화적 성공을 개체가 어떻게 경험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익은 숫자가 아니라, 행복으로 표현돼야 해요.

- 인간은 조상들의 신화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태어나고, 누구도 여기서 도망칠 수 없어요.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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