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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ㅣ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평점 :
2030 필독서 리스트에 꼭 등장하는 <사피엔스>를 만화로 읽을 수 있는 책. 때로는 줄글만 가득한 책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대화가 내용을 더욱 잘 전달한다. <사피엔스>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거나, 읽다가 포기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설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그래픽노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설명이 갖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Vol.2는 문명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농업혁명과 사회의 질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뉘고, 1부에서 농업혁명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인류에게 안정과 풍족만을 가져다 줬을 것 같은 농업혁명이 실은 덫이었다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즉 인간의 개체수만 늘렸을 뿐 기근, 질병, 폭력 등 많은 부작용이 뒤따랐다. 밀을 길들이기 시작한 것을 악마와의 계약으로 표현할 정도. 진화적 성공을 DNA 사본 수로 평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 <사피엔스>를 처음 읽어보는 나에겐 굉장히 새로웠다.
사실 1부보다는 문명을 떠받치는 허구의 질서에 대해 다루는 2부, 3부가 더 흥미로웠다. 흔히 전통적이고, 생물학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의 가치와 질서가 사실은 모두 허구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 민주주의, 기독교 등 모든 것이 상상의 질서일 뿐이며 이것이 어떻게 실제 질서로 작동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 신화, 가부장제 등 2021년의 인류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오래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는 부분도 특히 관심 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작가가 가축의 동물권에 많은 관심이 있어 보였다는 점과 그래픽노블의 등장인물의 다양성이다. 최대한 성별, 인종, 출신, 외모가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고자 한 노력이 보였다. 수만 년 전의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책에 적합한 선택인 것 같다.
-복잡한 감각과 감정을 지닌 소, 닭, 사피엔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진화적 성공을 개체가 어떻게 경험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익은 숫자가 아니라, 행복으로 표현돼야 해요.
- 인간은 조상들의 신화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태어나고, 누구도 여기서 도망칠 수 없어요.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